황 대표는 “일본은 판매 파트너와 신용을 통해 시장 가격, 제품 공급 조건 등을 조정하고 단기간에 이익을 내기보다는 오랜 시간을 두고 거래하고자 한다. 그만큼 자기 제품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고, 이 때문에 일본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시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소호 무역의 첫걸음은 어떤 제품을 판매할지 정하는 일이다. 그런데 황 대표는 “사업에 망하는 첫걸음은 아이템에 집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누가 속옷 장사로 돈을 벌었다더라”라는 얘기를 듣고 ‘속옷’이라는 아이템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문이 나는 시점엔 이미 상위 10% 사람들이 벌 만큼 번 이후라는 것.
그가 최근 집중하는 아이템은 중고 명품, 그리고 레저 시장이다. 일본에서 10여 년 전 고가 명품 바람이 불었지만 장기 경기 침체로 최근 시장에 품질 좋은 중고 명품이 쏟아지고 있다.
황 대표는 한국의 명품 열풍에 힘입어 질 좋은 일본 중고 명품을 수입해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한 스크린 골프, 요트, 캠핑, 제트스키 등 한때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레저스포츠가 곧 한국에서도 대중화될 것으로 보고 관련 제품 수입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황 대표는 “한 달에 최소 한 번 이상 일본을 방문해 사회 흐름을 살피다 보면 3~5년 후 한국에 어떤 바람이 불 것인지 예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선정한 물품을 어떻게 판매할지도 고민거리다. 황 대표는 “남과 똑같은 생각으로 창업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예를 들어 브랜드 운동화 전문 쇼핑몰의 경우 10, 20대가 주 고객이라는 이유로 명동, 신촌 등 ‘젊음의 거리’에 점포를 내서는 승산이 없다. 커플룩, 패밀리룩을 전문으로 다루는 등 전 연령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특색을 가져야 한다. 또한 커피숍도 주 고객층이 20, 30대 여성인 만큼 머그잔과 그릇, 인테리어 소품을 함께 판매하는 것 역시 그만의 아이디어다.
그는 “요즘 드립 커피 만들기를 가르치는 커피숍처럼, 제품과 서비스를 동시에 파는 곳이 늘어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간의 경험을 두 권의 책, ‘나는 최고의 일본 무역상이다’(2011)와 ‘사업의 성공을 발견한 사람들’(2012)에 담아냈다. 한 달에 두세 번씩 소상공인진흥원, 중소기업청, 대학 등에서 강연을 한다. 그가 노하우를 공개하는 인터넷 카페(‘일본 소무역 정보마당’)의 회원은 1만8000명 이상이다.
2011년 7월부터는 매달 20~30명씩 ‘일본 오사카 시장 탐방단’을 꾸려 ‘실습강의’까지 한다. 이들과 함께 5박 6일 동안 일본 도매시장을 탐방하고 시장조사를 하는 것. 탐방단 구성원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학생부터 50, 60대 주부까지 다양하다.

“어차피 정보는 인터넷에 다 있기 때문에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꽁꽁 숨기는 건 소용없어요. 노하우를 숨겨봤자 실력자들은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그들에게 정보를 주는 대신 ‘사람’을 얻으면 저에게도 이익이죠. 저 역시 맨주먹으로 사업을 하면서 평생 잊지 못할 은인을 많이 만났습니다. 이렇게 제 경험을 나누다, 언젠가 실무 경험을 갖춘 무역 전문 교수가 되는 게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