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제대로 알고 최대한 활용하라
퇴직연금 방치하지 말고 적극 운용하라
개인연금 세액공제 한도 최대한 채워라
50대 특화 투자 시간 없다면 더 전략적으로
금융 문해력을 높이고 사기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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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근 은퇴 후 예상 수입을 계산해 보고 충격을 받았다.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예상 수령액은 월 160만 원, 퇴직금은 약 2억5000만 원이었다. 하지만 은퇴 후 25년간 부부가 살아가려면 월 최소 350만 원, 총 1억500만 원이 더 필요했다. 정년(2033년까지 단계별로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법안이 발의될 예정)까지 12년밖에 남지 않았다. 아니, 명예퇴직을 권유받으면 그것도 장담할 수 없다. 김 씨는 그제야 깨달았다. 지금까지는 벌어들이는 능력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관리하고 불리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50대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정말 늦는다.
국민연금 제대로 알고 최대한 활용하라
2025년 기준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은 월 67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가입 기간과 소득수준에 따라 수령액은 크게 달라진다. 국민연금 수령액은 기본연금액에 지급률을 곱한 값으로 계산되며, 가입 기간 10년 기준 50%에서 시작해 1년 초과마다 5%씩 가산된다.53세 팀장이라면 이미 가입 기간이 25년에서 30년 정도 됐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국민연금을 최적화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첫째는 가입 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다. 임의가입이나 추후납부 제도를 활용하면 가입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가입 기간 1년 증가는 평생 월 5만 원 이상의 차이를 만든다. 수령 기간이 25년이라면 1500만 원 더 받게 된다.
둘째는 수령 시기를 전략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조기 수령(60세)하면 월 수령액이 30% 감소하지만, 연기 수령(70세)하면 36% 증가한다. 53세 팀장이라면 65세 정년 이후에도 일을 계속할 계획이 있는지를 고려해 수령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65세 이후에도 컨설팅이나 강의로 월 200만 원 정도 벌 수 있다면 70세까지 연기하는 것이 유리하다. 예상 수명이 85세라면 연기 수령으로 총 2700만 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셋째는 부양가족연금액을 챙기는 것이다. 배우자가 있으면 연 30만330원, 자녀나 부모 1인당 연 20만160원의 부양가족연금액이 가산된다.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본인의 예상 수령액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공동인증서나 간편 인증으로 로그인하면 실제 가입 이력을 기초로 한 상세한 예상 연금액을 조회할 수 있다. 정부24에서도 간편하게 예상 연금액을 계산해 볼 수 있으니 지금 당장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퇴직연금 방치하지 말고 적극 운용하라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으로 나뉜다. DB형은 퇴직 직전 평균임금에 근무연수를 곱해 퇴직급여를 계산하므로 임금상승률이 높은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에게 유리하다. DC형은 매년 발생한 퇴직금을 근로자의 계좌에 넣어주므로 근로자가 이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퇴직급여가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문제는 대부분의 DC형 가입자가 운용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1년 기준 DC형 적립금의 83.3%인 58조 원이 특정 투자가 아닌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투자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초저금리 시대에 금리연동상품에만 맡겨놓으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53세 팀장이 25년간 근무했다면 2억 원 정도가 쌓여 있을 수 있다. 예금에만 넣어뒀다면 10년이 지났어도 2억20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연 5% 수익률로 운용하면 3억6000만 원이 된다. 1억4000만 원의 차이다.
DC형 퇴직연금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통합연금포털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통합연금포털에 접속하면 현재 투자 상품을 확인하고 변경할 수도 있다. 53세라면 은퇴까지 12년 남았으므로 아직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자산의 50%는 주식형 펀드나 ETF에, 50%는 안정형 자산에 배분한다. 60세가 되면 40대 60으로, 63세가 되면 30대 70으로 점차 안정화한다(퇴직연금에서 위험자산을 최대 70%까지 편입할 수 있으므로, 원하는 상품이 위험자산일 경우 해당 상품에 70%만 매수 가능하며 나머지 금액은 안정형 자산으로 구성해야 한다).
퇴직연금은 절대 중도 인출하지 않는다. 주택 구입이나 자녀 결혼 자금으로 인출하는 순간, 노후 자산은 무너진다. 퇴직금 2억 원을 10년 일찍 쓰면 노후에는 3억 원의 손실로 다가온다. 퇴직할 때도 DC형으로 운용하던 상품을 중도해지 없이 IRP 계좌에 그대로 이전해 운용할 수 있는 실물 이전 제도를 활용하면 좋다.
개인연금저축과 IRP를 합산한 세액공제 한도는 연 900만 원이며, 개인연금저축의 세액공제 한도는 연 600만 원이다. 총급여액 5500만 원 이하인 경우 세액공제율이 16.5%이고, 이를 초과하면 13.2%가 적용된다. 연봉 1억1000만 원인 팀장이라면 13.2%가 적용돼 연금저축 600만 원과 IRP 300만 원을 납입하면 최대 118만8000원의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53세부터 매월 100만 원씩 12년간 납입하고 연 5% 수익률을 가정하면 65세에 약 2억 원이 모인다. 이를 25년간 연금으로 받으면 월 80만 원의 추가 수입이 생긴다. 국민연금 160만 원과 합치면 월 240만 원이다. 여기에 퇴직연금 IRP에서 월 100만 원을 더하면 월 340만 원, 최소 생활비를 충족할 수 있다. 문제는 53세에 시작하면 늦은 감이 있다는 점이다. 만약 43세에 시작했다면 같은 조건으로 3억3000만 원이 모였을 것이다. 10년의 차이가 1억3000만 원의 차이를 만든다.
DC형 퇴직연금의 회사 부담액은 본인이 납입한 금액이 아니므로 공제대상에 해당하지 않지만, DC형 퇴직연금계좌에 근로자가 추가 납입한 금액은 연금계좌 세액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팀장 연봉이라면 여유가 있을 때 IRP에 추가 납입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만약 이미 연금저축에 매년 600만 원을 넣고 있다면 IRP에 추가로 300만 원을 넣어 세제 혜택을 최대로 받을 수 있다.
50대 특화 투자 시간이 없다면 더 전략적으로

2017년 4월 ‘근로자퇴직 급여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자영업자를 포함한 취업자가 개인형 퇴직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한 자영업자 고객이 개인형 퇴직연금 IRP에 가입하는 모습. 뉴스1
배당주는 꾸준한 소득 흐름과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성장과 소득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펩시코, 셰브론, 존슨앤존슨 같은 배당 챔피언 종목들은 각각 52년, 37년, 53년간 배당금이 꾸준히 중가해 왔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G 같은 우량 배당주에 1억 원을 투자하면 연 4%, 즉 400만 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월 33만 원의 안정적 현금흐름이다.
배당주의 장점은 주가가 떨어져도 배당금은 계속 들어온다는 점이다. 배당금은 재투자해 복리 효과를 누린다. 12년 후에는 원금이 1.6배로 늘어난다. 현재 국내 고배당 포트폴리오의 배당 수익률은 4%에 근접해 코스피 배당 수익률인 2.8%보다 크게 앞선 상황이다. 2025년 국내 배당주 순위를 보면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가 배당수익률 8%에서 9%대로 고배당주 강자로 꼽힌다. 맥쿼리인프라는 인프라 투자 특성상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자랑해 변동성이 적은 편이라 초보 투자자도 접근하기 쉬운 종목이다.
배당주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당금에 적용되는 배당소득세인데, 국내 주식과 국내시장에 상장한 국내 주식형 ETF에 모두 동일하게 15.4%가 적용된다. ISA에서는 비과세 한도가 200만 원까지 있어 세금 혜택을 받으면서 배당주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 한도를 초과한 금액에는 9.9%의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추가로 배당ETF를 투자할 때 과세 이연이 되는 퇴직연금 및 연금저축 계좌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개별 종목 투자는 리스크가 크다. 50대라면 ETF로 분산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 S&P500 ETF는 미국 상위 500개 기업에 자동 분산 투자한다. 나스닥100 ETF는 테크 기업 중심이다. 한국은 KODEX200 같은 코스피200 ETF가 있다. 53세라면 국내 주식 25%, 해외 주식 25%, 채권 40%, 현금 10%로 시작한다. 나이가 들수록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과 현금 비중을 늘린다. 60세가 되면 주식 40%, 채권 50%, 현금 10%로 조정한다.
부동산 투자도 50대에는 신중해야 한다. 수도권 중소형 아파트나 지방 광역시 신축 아파트는 안정적 임대수익을 낸다. 2억 원 투자로 월 60만 원에서 80만 원 임대료를 받으면 연 수익률 4~5%다. 단, 공실 리스크와 관리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50대에게 중요한 것은 유동성이다.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부동산은 현금화하기 어렵다. 부동산은 전체 자산의 50%를 넘지 않도록 하고, 대출은 최소화한다. 새로운 부동산 투자보다는 기존에 보유한 부동산을 정리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소비 습관 바꾸고, 일곱 개 수입줄 만들어야
연봉이 1억 원이어도 쓰는 돈이 9000만 원이면 가난하다. 연봉 6000만 원이어도 쓰는 돈이 4000만 원이면 부유하다. 은퇴 준비의 핵심은 수입 늘리기가 아니라 지출 줄이기다. 53세 팀장이라면 지출 패턴이 이미 굳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바꿔야 한다.월수입의 30%는 생활비, 30%는 저축, 30%는 투자, 10%는 비상금으로 배분하는 3대 3대 3대 1 법칙을 실천한다. 월급 900만 원이라면 생활비 270만 원, 저축 270만 원, 투자 270만 원, 비상금 90만 원이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6개월만 지나면 익숙해진다. 53세 팀장이라면 자녀가 이제 독립할 시기다. 자녀에게 드는 비용을 줄이고 노후 준비에 집중해야 한다.
고정비를 먼저 줄인다. 보험을 재점검해 중복 보장을 없앤다. 50대라면 보험료가 상당할 것이다. 불필요한 보험을 정리하면 월 30만 원에서 50만 원이 절약된다. 통신 요금제를 최적화하고 구독 서비스도 정리한다. 자동차 보험도 재검토한다. 골프나 헬스클럽 비용같은 고정비도 점검한다. 이것만으로도 월 50만 원에서 70만 원이 절약된다.
매일 5000원짜리 커피 2잔이면 월 30만 원이다. 12년이면 4320만 원이다. 이를 연 5% 수익률로 투자하면 5700만 원이 된다. 작은 소비를 줄이면 큰 자산이 된다. 충동구매를 막는 72시간 법칙을 실천한다. 10만 원 이상 물건은 72시간 뒤에 다시 생각해 본다. 대부분은 필요 없다는 걸 깨닫는다.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나 현금을 쓰는 것도 방법이다.
은퇴 후에도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월급에만 의존하던 삶에서 벗어나 여러 수입원을 확보한다. 53세 팀장이라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65세 이후에 실행할 수 있다. 첫째는 국민연금이다. 가입 기간을 늘리고 수령 시기를 최적화하면 월 16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둘째는 개인연금이다. 연금저축과 IRP에 꾸준히 납입하면 월 80만 원이다. 셋째는 배당수익이다. 1억5000만 원을 배당주에 투자해 연 4% 배당을 받으면 월 50만 원이다.
넷째는 부동산 임대다. 소형 아파트 하나를 보유해 월세를 받으면 월 70만 원이다. 다섯째는 지적재산권 수익이다. 온라인 강의, 전자책, 유튜브 같은, 한번 만들면 계속 수익이 나는 콘텐츠를 제작하면 월 40만 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53세 팀장이라면 25년 이상의 업무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경험을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부터 블로그나 유튜브를 시작해 팔로어를 모으면 은퇴 후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여섯째는 파트타임 근무다. 주 2일에서 3일, 하루 4시간에서 5시간 근무로 컨설팅이나 강의를 하면 월 150만 원이다. 팀장급이라면 관련 기업에 조언할 것이 많다. 지금부터 외부 강의나 자문 경험을 쌓아두면 은퇴 후 귀한 수입원이 된다. 일곱째는 취미 수익화다. 사진, 요리, 공예 같은 취미를 활용해 월 30만 원 정도의 수입을 만든다.
일곱 개를 합치면 월 580만 원이다. 모든 수입줄을 다 만들 필요는 없다. 자신에게 맞는 4개에서 5개만 확보해도 월 400만 원은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다. 은퇴 후에 갑자기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기는 어렵다. 53세라면 더욱 시급하다. 지금부터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준비해야 한다.
금융 문해력 높이고 사기 조심하라
금융 지식이 없으면 사기를 당하거나 잘못된 투자로 자산을 잃는다. 특히 50대는 사기꾼들의 주요 타깃이다. 퇴직금과 목돈이 있고, 은퇴 불안이 크기 때문이다. 1000만 원을 연 5%로 12년간 투자하면 1796만 원이 된다. 연 10%면 3138만 원이 된다. 단 1%의 차이도 장기적으로는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가능한 한 일찍, 꾸준히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같은 수익이라도 세금을 얼마나 내느냐에 따라 실제 수익은 달라진다. 연금저축과 IRP는 세액공제 혜택이 있고, 배당소득세는 15.4%다. ISA는 200만 원까지 비과세다. 세테크를 잘하면 연간 100만 원 이상 절약할 수 있다. 12년이면 1200만 원이다.
원금 보장에 월 10% 수익 같은 말은 100% 사기다. 금융감독원에 등록되지 않은 업체는 절대 믿지 말하야 한다. 지인이 소개하는 투자도 신중해야 한다. 특히 골프장이나 동호회에서 만난 사람이 소개하는 투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해하지 못하는 상품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복잡하고 어려운 상품일수록 위험하다.
총부채는 연소득의 6배를 넘지 않아야 한다. 연봉 1억1000만 원이라면 총부채는 6억6000만 원 이하로 유지한다. 하지만 53세라면 부채를 줄여가야 한다. 은퇴 전까지 대출을 최대한 갚아야 한다. 고금리 대출은 최대한 빨리 갚는다. 금리 1%라도 낮은 대출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53세가 65세까지 12년간 매월 100만 원을 저축하고 연 5% 수익률을 올리면 2억 원이 모인다. 하지만 48세에 시작했다면 2억7000만 원, 43세에 시작했다면 3억4000만 원이었을 것이다. 10년의 차이가 1억4000만 원의 차이를 만든다. 하지만 후회해도 소용없다.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58세에 시작하면 1억4000만 원밖에 못 모은다. 지금이 가장 빠른 시간이다.
은퇴는 돈이 끊기는 날이 아니라 돈이 나가기 시작하는 날이다. 지금까지는 물을 채우는 시기였다면, 은퇴 후는 물을 쓰는 시기다. 중요한 것은 물통에 얼마나 채워두었느냐, 그리고 물이 새지 않게 관리하는 능력이다. 53세 팀장이라면 시간이 많지 않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지금부터라도 집중적으로 준비하면 괜찮은 노후를 맞이할 수 있다.
현명한 은퇴자들은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아니라 돈을 잘 관리하는 사람이다. 연금을 최적화하고, 투자로 불리고, 소비를 절제하고, 여러 수입줄을 만들고, 금융 지식을 쌓는다. 이 다섯 가지를 지금부터 실천하면 은퇴는 두렵지 않다. 53세는 늦은 나이가 아니다.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하면 된다. 은퇴 후 삶의 질은 지금 이 순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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