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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집게 공습’으로 바그다드부터 초토화!

미 국방부 기밀자료로 본 이라크전쟁 시나리오

‘족집게 공습’으로 바그다드부터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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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하늘에 전쟁의 먹구름이 뒤덮이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이미 10만명 이상의 병력을 배치했다. 페르시아만 연안 일대는 중무장 군인들로 득실댄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작전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수도 바그다드를 지켜낼 사담 후세인의 비책은 무엇인가.
‘족집게 공습’으로 바그다드부터 초토화!
이라크 침공을 위한 미국 부시행정부의 준비가 한창이다. 그 규모는 5개 기갑사단과 기계화보병사단, 공수·해병·특수부대를 망라해 10만명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아프간전쟁이 2001년 12월의 토라 보라 전투를 끝으로 일단 소강국면으로 접어든 2002년 초부터 미 펜타곤(국방부)은 ‘폴로 스텝(Polo Step)’이란 이름의 군사동원 계획 아래 이라크전쟁을 준비해왔다.

이에 따라 2002년 여름부터 중동 쿠웨이트와 카타르의 미 군사기지 안 대형창고는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M-1A1 아브라함스 탱크, M-2A2 전투차량, 곡사포와 박격포, 헬리콥터들로 채워졌다. 미 공군도 항공기 엔진을 포함한 무기 부품과 탄약, 그리고 아프간전쟁에서 엄청난 위력을 보여줬던 정밀 유도(precision-guided) 무기들을 페르시아만 지역으로 옮겼다.

유엔무기사찰단의 보고서 제출이 예정된 1월27일을 앞두고 미군의 전력증강작업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군 최정예 부대인 제1기갑사단, 제1기계화 보병사단, 제1헬기 기동부대, 제101공수사단, 제3보병사단 등이 이라크전쟁에 참전할 부대들로 꼽힌다. 영국군도 걸프지역으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항공모함 아크 로열호가 이끄는 항모전단이 걸프지역으로 옮겨왔다. 영국 정부는 2만명 이상의 병력을 걸프지역에 파견할 참이다.

어찌 보면, 이라크전쟁은 이미 시작된 양상이다. 최근 한달 사이 미국과 영국의 전투기들은 1991년 걸프전 이후 이라크 남부와 북부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을 순찰하면서 이라크 방공포대를 겨냥해 공습을 펴곤 했다.

‘폴로 스텝’ 계획 아래 단계별 파병



부시행정부가 내세우는 이라크전쟁의 명분은 사담 후세인의 테러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는 것이다. 나아가 후세인이 갖고 있을 것으로 믿어지는 생화학무기 등 대량파괴무기(MDW)를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주장대로라면) “공습만으로는 모두 파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라크를 침공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라크전쟁이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은 없을까.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올해 초 이라크전쟁 확률을 50% 아래로 전망했다. 1월27일 제출될 유엔무기사찰단 보고서에도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개발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쓰여질 가능성이 크다. 이라크전쟁의 구실이 될 만한 내용이 없다면, 부시행정부의 매파들은 난감한 처지에 놓일 것이다. 그러나 군사전문가 미첼 플러노이(전략국제문제연구소)를 비롯한 일부 분석가들은 “유엔사찰단의 활동 결과가 부시행정부의 정책결정(이라크전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의 이라크전쟁 의지가 그만큼 확고하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적법하게 이라크전쟁을 벌이기 위해선 유엔 안보리의 추가 결의가 있어야 한다. 러시아가 적극 반대하는 상황에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라크공습은 적법성을 잃고 만다. 그러나 미국으로선 석유 이권이라는 국가이익이 걸린 문제다. 형식적인 적법성보다는 실리가 훨씬 중요하다. 코소보에 대한 공습(1999년)도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거치지 않아 국제법상으로는 불법이었다. 그러나 미국 정치학계는 그것을 적법한 것으로 해석, 코소보 개입을 정당화시켰다.

이라크전쟁의 경우도 코소보와 같은 과정을 밟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21세기 유일 패권국가인 미국의 일방주의 정책에 제동을 걸어 멈추게 할 국가나 국제기구는 현실적으로 없다. 미 의회는 유엔의 동의 없이도 미국 단독의 군사행동을 이미 승인했다. 따라서 부시 입장에선 대(對) 이라크전쟁에 유엔의 동의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제프리 삭스(미 컬럼비아대 교수·지구연구소장)의 전망대로 “유엔의 지지가 있건 없건, 미국은 이라크와 반드시 전쟁을 벌인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라크전쟁의 본질은 석유다. 미국의 해외 석유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후세인정권이 있는 한 미국의 석유수급은 늘 불안하다.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석유가 많이 묻혀 있는 곳이 이라크이기 때문이다. 이라크가 ‘석유 무기화’를 주창하고 다른 산유국들(이를테면 이란·베네수엘라 등)과 함께 미국경제를 흔들기로 마음먹으면 골치 아픈 일이다.

“미 대통령의 경제수석으론 함량 미달”이란 평가를 받고 지난 연말 물러난 로렌스 린지 전 백악관 경제보좌관은 지난해 11월 “이라크에 새 정권이 들어서면 300만∼500만배럴의 원유가 증산될 것이므로 전쟁은 경제에 유익하다”고 주장했다. 비정치적 발언이었지만 미국의 속내를 잘 드러낸 발언이었다. 이라크전쟁은 후세인 정권을 전복시키고 친미 정부를 세워 사우디와 더불어 이라크에 안정적인 석유 공급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에 다름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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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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