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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에너지 버킷 리스트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하라”

내 삶의 에너지 버킷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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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 살아가는 동안 꼭 하고 싶은 것,
  • 이루고 싶은 것을 적어보세요.
  • 눈앞의 현실을 즐기지 못하고 ‘견디듯’ 살아가는
  • 사람에게 그것은 사치일 뿐이라고요?
  • 자신만의 꿈을 적은 ‘버킷 리스트’를 갖고
  •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이들이 조언합니다.
  • 어서 빨리 버킷 리스트를 만들라고,
  •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내 삶의 에너지 버킷 리스트
“00씨의 버킷 리스트를 독자들께 소개하고 싶은데, 인터뷰가 가능할까요?”

새 작품 준비에 돌입했다는 여배우 Y. 평소 털털한 성격으로 유명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간결했다.

“지금 복잡한 걸 생각할 틈이 없어요. 작품 준비에만 집중하고 싶거든요.”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꿈의 목록인 ‘버킷 리스트’를 듣기 위해 접촉한 많은 사람의 답은 비슷했다.

“지금 당장 그걸 대답하라고요?”



이는 결국 ‘버킷 리스트’를 갖고 있는 이가 그만큼 많지 않다는 증거다. 대부분은 사실 단 한 번도 이를 작성해본 적이 없고,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만큼 팍팍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꿈’은 하나의 에너지다. 이루고 싶은 크고 작은 꿈을 적어보는 것만으로도 삶을 추스르고 다시 힘차게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신동아’4월호가 별책부록 ‘명사의 버킷 리스트’를 펴내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명사의 진솔한 꿈들을 소개하면서 독자 여러분께 따뜻한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제시하려는 것이다.

삶의 동기가 필요하다

내 삶의 에너지 버킷 리스트

영화 ‘버킷 리스트’에서 카터(모건 프리먼·오른쪽)와 사업가 에드워드(잭 니콜슨)은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 떠난다.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의 마지막 소원, 버킷 리스트(bucket list)의 어원은 꽤나 잔인하다. 중세 혹은 미국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서부 개척기 시대, 사람의 목을 밧줄로 걸고 서까래에 매단 뒤 발을 받쳤던 ‘버킷’(양동이)을 차버리면 그대로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에서 ‘kick the bucket’이란 말이 ‘죽음에 이르다’는 뜻으로 쓰였다. 이후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들을 기록한 목록’이란 뜻의 ‘버킷 리스트’란 말이 쓰였고, 2007년 잭 니콜슨, 모건 프리먼 주연의 동명 영화가 출시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쓰이는 말이 됐다.

지금 한국에선 ‘버킷 리스트’란 말이 단순히 유행어의 수준을 넘어 삶을 재정비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연세 휴 클리닉 노규식 원장(정신과 전문의)은 “현대 사회의 버킷 리스트가 삶에 대한 강렬한 동기를 부여하고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갖게 한다”고 설명했다.

“버킷 리스트는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이 죽기 전 기록한 마지막 소원 목록만은 아닙니다. 영화 ‘버킷 리스트’에선 황혼의 노인들이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고 실행에 옮기지만, 오히려 이것이 절실히 필요한 것은 젊고 건강한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은 스스로 꿈을 찾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기보다는 아무런 고민 없이 시키는 대로 공부만 잘하는 게 최선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자아 상실’의 위험에 빠지기 쉽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조차 모르겠다고 말하는 청소년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버킷 리스트를 만드는 것은 무기력이 만연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그것을 이루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노 원장은 상담을 통해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를 자기 삶의 목표로 삼아 성격과 생활 방식을 바꿔나간 사례를 소개했다. 유난히 물고기를 좋아하는 한 아이가 있었는데, 사회 적응력이 떨어져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 그 아이에게 내려진 처방은 체험학습 등을 통해 아이가 좋아하는 물고기를 많이 볼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처음엔 ‘물고기를 보고 싶다’던 아이가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수족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적극적 의지를 갖게 됐다. 이후 그 아이는 자신의 희망사항을 실현하기 위해 수족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그러면서 물고기에 대한 많은 지식을 쌓았다. 그 다음 그는 희귀 물고기를 직접 키워보는 것으로 버킷 리스트를 수정했다. 그 다음에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하고 큰 수족관을 설립하는 꿈을 가졌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대학에서 어경관리학을 전공하고 있다.

“실제로 오랜 세월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까지 받았던 여학생이 버킷 리스트를 통해 정서적인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 자신감을 되찾아 지금은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선생님으로 성장한 사례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버킷 리스트를 단순히 혼자만의 ‘희망사항’으로 묶어두지 않고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죽음에 관한 영화를 심리치료의 한 방법으로 이용하는 ‘웰다잉 영화치료 워크숍’을 운영하는 비커밍연구소 김준형 소장은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 대부분이 ‘죽음’이라는 현실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자신의 가치, 삶의 가치를 깨닫는 통찰을 경험하게 되었음을 고백한다고 말했다. 그 역시 이러한 심리치료의 과정을 통해 수많은 청소년이 자신의 미래를 꿈꾸게 되고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죽음이라는 거울을 눈앞에 두고 자신의 삶을 반추해보면 살아 있음이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은 까맣게 잊고 있었던 삶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과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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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신동아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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