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5월호

국립중앙박물관장 지건길

  •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입력2006-10-16 13: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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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중앙박물관장 지건길

    서울 인사동의 한 화랑에서.

    ‘시간의 벽을 허물며 살아 숨쉬는 박물관’. 지건길(池健吉·57)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유물 전시공간에 머물러온 ‘죽은 박물관’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분주하게 지혜를 모으고 있다. 정적인 전시와 교육에 치중하던 박물관 운영에서 벗어나 관람객이 언제라도 찾아와 즐기면서 배우고 갈 수 있도록 박물관과 국민의 거리를 좁히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 외국 박물관 소장품 대여 전시, 국내외 특별전을 비롯한 다양한 이벤트와 적극적인 홍보 프로그램 등을 구상하고 있다. 지관장은 공직 개방형 임용제에 따라 지난 3월 공채 1호로 제7대 국립중앙박물관장에 선출됐다.

    국립중앙박물관장 지건길

    용산 새 박물관 설계도면을 검토하면서.

    “이젠 박물관도 전통문화에만 연연해선 안 돼요. 요즘 외국 박물관들은 클래식 콘서트와 현대미술 전시회, 심지어 패션쇼를 열어 사람들을 끌어 모읍니다. 우리도 이런 추세를 받아들여 박물관을 문화 전반에 걸친 활동무대로 확장해야 해요. 이를 위해서는 박물관 운영예산을 전액 국고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벗어나 자체 수익사업과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사업 등을 통한 경영마인드 구축에 나서야 합니다.” 2003년 말 완공 예정인 서울 용산의 새 국립중앙박물관 밑그림을 그리는 일도 그의 손에 달려 있다. 지관장은 “용산박물관은 면적이 현 중앙박물관의 5배에 이르고 전시공간 배치도 판이해 단순한 확장 이전이 아닌 신축 개관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새 박물관 시대를 준비하면서 가장 시급한 일은 운영인력, 특히 연구인력의 확보. 용산박물관과 면적이 비슷한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는 1800명의 직원이 있지만, 우리는 전국 10개 국립박물관 직원을 다 합쳐도 300여 명에 불과하다. 1943년 광주에서 태어난 지관장은 서울대 고고인류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렌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청동기시대 지석묘 연구. 국립부여·광주·경주박물관장과 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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