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호

美 웨슬리대 동문상 받은 명지대 석좌교수 이인호

  • 글·구미화 기자mhkoo@donga.com / 사진·동아일보

    입력2007-04-12 14: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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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웨슬리대 동문상 받은 명지대 석좌교수 이인호
    “반세기 전, 미국과 한국의 문화적, 경제적 거리는 엄청났어요. 프로펠러기(機)를 타고 사나흘 걸려 미국에 도착해 5년 뒤에야 고국에 전화를 걸 수 있었습니다.”

    1956년,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도 안 되는 가난한 나라에서 1년치 등록금이 2000달러인 미국 명문 웨슬리대에 전액 장학금을 약속받고 유학온 여대생은 50여 년 만에 백발이 성성해져 다시 모교 강단에 섰다. 800여 재학생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맺힌 작은 체구의 이 여성은 ‘웨슬리대 자랑스러운 동문상(Wellesley College Alumni Achievement Award)’ 수락 연설을 이렇게 이어 나갔다. 한국 최초의 여성 대사를 지낸 이인호(李仁浩·71) 명지대 석좌교수다.

    웨슬리대는 1970년대부터 해마다 이 상을 수여하고 있는데, 올해의 수상자로 이 교수(1960년 사학과 졸업)와 다른 두 명의 동문이 선정됐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매들린 울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등 쟁쟁한 졸업생을 자랑하는 웨슬리대가, 이 교수의 개척자적 면모와 국제평화에 대한 학문적 기여를 평가해 재학생에게 귀감과 자극이 될 것으로 보고 선정한 것이다.

    이 교수는 “웨슬리대에서 세상을 보는 안목을 기르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수련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해외 송금 한도액이 140달러에 불과하던 시절에 유학은 결코 가능할 것 같지 않은, 그야말로 꿈 같은 목표였다. 그러나 지레 포기하지 않고 문을 두드렸기에 장학금의 행운이 따랐고, 그는 냉전시대에 러시아사(史)를 전공하는 것으로 자신의 앞날을 개척했다. 그가 한국에서 줄곧 ‘최초’의 길을 걸어온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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