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호

남시욱 ‘한국 진보세력 연구’펴낸 전 문화일보 사장

  • 글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사진 / 장승윤 기자

    입력2009-07-28 1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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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시욱 ‘한국 진보세력 연구’펴낸 전 문화일보 사장
    “한국의 진보세력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입체적인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전통적인 의미의 진보세력이라 할 수 있는 마르크스주의자들뿐 아니라 복지와 분배를 강조하는 여러 갈래의 진보 표방 개혁세력들에 대해서도 분석했습니다. 한국적 ‘제3의 길’을 추구한 김대중 정부, ‘유연한 진보’ 노선을 내건 노무현 정부도 분석 대상에 포함됐죠.”

    남시욱(71) 전 문화일보 사장이 한국의 진보세력을 입체적으로 분석한 연구서 ‘한국 진보세력 연구’(청미디어)를 펴냈다. 광복 후 60여 년 동안 한국 진보세력이 걸어온 발자취를 시대별로 추적한 이 책에는 진보세력의 인맥, 사상, 이념 그리고 활동상과 상호간 차이점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남 전 사장은 한국의 진보세력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분석 대상을 진보좌파 정당과 정치인뿐 아니라 좌파급진단체들과 각종 비밀서클 및 지하조직, 그리고 여러 갈래의 진보적 지식인들까지 확장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1980년대라는 특이한 시대적 상황 때문이다. 이 시기의 운동권 출신들이 학생조직을 장악해 급진적 운동을 벌이고 또 성장해서는 진보좌파 정치인이 되고 급진적 사회단체와 노동조합, 특히 전교조에 참여하거나 진보파 지식인이 되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남시욱 ‘한국 진보세력 연구’펴낸 전 문화일보 사장

    ‘한국 진보세력 연구’에는 저널리스트로서 활동해온 필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총체적 파악 위해 비밀 지하조직까지 분석…등장인물만 2000명 넘어

    이 책에 등장하는 진보좌파 인사는 2000여 명에 달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진보인맥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이자 진보인사 인명사전이기도 하다. 남 전 사장은 3년여간 이 책을 집필하면서 문헌 연구와 함께 관련자 면담 등 직접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집했다. 또한 1950년대 말부터 저널리스트로서 활동해온 자신의 경험을 책 속에 고스란히 녹였다.



    이 책은 연구서로 만들어졌지만 읽기 쉬운 기사식 문장으로 씌어져 일반 독자가 읽기에 편하다. 내용도 흥미로워 한번 읽기 시작하면 책을 놓기가 힘들 정도다. 스스로 진보세력이라고 생각하는 당사자를 포함한 정치인, 시민단체 인사, 반대편에 선 보수계 인사, 통일 및 안보문제 전문가와 정책입안자, 관련 연구자나 언론인에게는 필독서가 아닐 수 없다. 남 전 사장은 책의 결론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진보세력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 진보세력의 과제는 더 이상 사회주의 사회의 도래를 꿈꾸는 낡은 진보사관이나 어떤 통일도 좋다는 식의 맹목적 민족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적 조류에 적응할 수 있는 진보적 대안, 특히 성장과 분배, 세계화와 개방에 대한 전략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의 진보세력은 그들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보다 좋은 사회 건설이라는 진보적 가치를 실현할 수 없음은 물론 정치의 주류에 끼지 못할 것입니다.”

    서울대 문리대 정치학과(대학원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동아일보 수습기자 1기생으로 언론계에 첫 발을 디뎠던 남 전 사장은 동아일보 정치부장 편집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세종대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촌상, 서울시문화상, 위암 장지연상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으며 저서로는 ‘항변의 계절’‘인터넷 시대의 취재와 보도’‘한국 보수세력 연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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