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지역어조사추진위원회 위원장인 목포대 국문과 이기갑(55) 교수는 우리 문화를 지키기 위해 방학 기간 15~20일 정도 시골의 어르신을 찾아다니며 방언을 모으고 있다. 터줏대감 어른을 찾아가 질문지를 놓고 서너 시간 얘기를 나누며 자료를 수집한다. 치아 좋고, 발음 좋고, 말수 많은 70대 노인과 얘기하다 보면 무형의 유산을 찾을 수 있다.
특히나 전라도 출신인 그는 전라도 방언에 집중한다. 언어를 연구하는 데 있어 ‘토박이의 감각’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남 곡성지역의 언어와 생활’ ‘국어 방언 문법’과 같은 책은 그 노력의 결실이다.
“방언이 사라지면 말에 담긴 문화도 자연히 사라지지요. 말이라는 것은 생기는 만큼 또 없어지고, 표준어로 통일이 된다고 해도 또 다른 방언이 생겨나긴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옛사람들이 쓰던 단어와 문화가 점차 사라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말을 찾아 기록해두는 작업이 필요한 겁니다. 다양한 문화가 있어야 다채로운 사회가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