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 피의자 김길태의 행방이 묘연하던 3월9일, 경찰은 프로파일러인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권일용(45) 경위를 급파했다. 프로파일러는 범죄현장을 분석해 범인의 나이와 성격·직업·범행 수법 등을 추론하고, 이를 바탕으로 범인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해 범인을 찾아낸다. 2000년 2월 서울경찰청에 관련 팀이 생긴 이후, 2004년 한 명이 합류했고 2005년부터 3년간 특채를 실시해 현재 39명의 프로파일러가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권 경위는 김길태가 극단적 심리 불안감과 대인기피 등 공황증세를 보이고, 휴대전화와 운전면허가 없으며,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범행 장소 근처에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의 판단은 맞아떨어졌다. 김길태는 범행 현장에서 300여m 떨어진 부산 사상구 삼락동의 한 빌라 앞에서 도주하다 근처에서 정밀수색을 벌이던 경찰관 4명에게 붙잡혔다.
국내 1호 프로파일러인 권 경위는 베테랑으로 꼽힌다. 2006년 4월 연쇄살인범 정남규 사건 당시에도 각기 다른 4건의 사건을 하나의 연쇄사건으로 판단해 정씨의 자백을 끌어냈다. 2006년 11월엔 경찰청에 신설된 범죄행동분석팀에서 주요 강력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활약했다. 2007년 제주 양지승양 살해사건, 강호순 사건 등에서도 공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