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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게이트’ 등 대형사건 수사 유린한 DJ정부 검찰 커넥션

“총장이 내사(內査) 그만 두라 카는데 낸들 우짜겠노?”

‘이용호 게이트’ 등 대형사건 수사 유린한 DJ정부 검찰 커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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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어회 먹는 모임’에서 어울린 신승남 김대웅 이수동
  • ●“형님은 걱정되는 것 없소? 옆에 총장님도 계십니다”
  • ● 신승남, DJ에게 줄 선물 이수동과 상의
  • ● 김홍업 김성환 류진걸과 신승남의 술자리 친분
  • ●“김성환이 신승남 통해 문제 해결했으니 귀국해도 좋다”
  • ● 울산지검 특수부를 뒤흔든 신승남의 전화 한 통
‘이용호 게이트’ 등 대형사건 수사 유린한  DJ정부 검찰 커넥션
지난 8월20일 서울고법 형사7부(노영보 부장판사)는 이용호 게이트, 새한그룹 무역금융 사기사건 및 평창종합건설(이하 평창종건) 비리 수사과정에 수사기밀 유출과 수사중단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신승남 전 검찰총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신 전 총장과 더불어 이용호 게이트 수사 때 수사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김대웅 전 광주고검장에게는 원심대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두 사람의 혐의는 2002년 1월 이용호 게이트 특검수사과정에 포착된 것으로, 당시 신 전 총장은 이용호씨에게 로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동생 승환씨가 구속되자 사표를 제출했다. 또 김 전 고검장은 그해 7월 신 전 총장과 함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가 지난해 3월 참여정부의 첫 검찰인사 때 사표를 냈다.

이번 항소심 판결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재판부가 ‘국민의 정부’ 검찰의 대명사인 이른바 호남검찰의 정치적 행태를 매우 구체적으로 지적했다는 점이다. 적어도 이 사건만으로 보면 DJ 정부의 검찰은 대통령의 아들 및 핵심측근과 긴밀한 유대를 맺은 검찰 고위층에 의해 사조직화됐다는 혐의를 벗기 힘들다.

재판기록에 따르면 대통령의 아들 및 그 친구들과 술자리 등에서 스스럼없이 어울렸던 신승남 전 검찰총장은 그들로부터 특정사건과 관련해 청탁을 받고 수사정보를 알려주는가 하면 수사팀에 내사중단 압력을 넣었다. 또 대통령의 집사로서 정권의 뒤안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이수동 전 아태평화재단(이하 아태재단) 상임이사와도 각별한 친분을 유지하면서 그에게 수사기밀을 유출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신 전 총장과 함께 이수동씨에게 수사정보를 알려준 김대웅 전 고검장의 공인답지 못한 처신도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이 세 사람의 사적인 친분이 공적인 영역에서 어떻게 작용했는지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도 관심을 끈다.

‘신동아’는 세 사건에 대한 항소심 판결문을 바탕으로 DJ 정부 검찰의 타락상을 고발한다.

◇ 신승남, 김대웅의 이용호 게이트 관련 공무상비밀누설죄

2002년 7월 이용호 게이트 특검팀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대검 중수부는 신 전 총장을 공무상비밀누설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김 전 고검장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신 전 총장은 이용호 게이트와 새한그룹 무역금융 사기사건 수사 당시 수사정보를 누설하는 한편, 정현준 게이트로 널리 알려진 평창종건의 뇌물공여사건 수사 때 내사중단 압력을 넣은 혐의를 받았다. 김 전 고검장의 혐의는 이용호 게이트 수사과정에 수사정보를 유출한 것이다.

2003년 2월 1심 재판부는 신 전 총장에게는 무죄를, 김 전 고검장에게는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받아들여 두 사람에게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대통령 아들, 그 친구들과 술자리

먼저 두 사람의 이용호 게이트 관련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살펴보자. 대검 중수부가 (주)G&G 대표이사 이용호씨를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구속한 것은 2001년 9월이다. 수사과정에서 아태재단 상임이사인 이수동씨가 이 사건에 연루된 흔적이 발견됐다. 이용호씨에게 이수동씨를 소개해준 인터피온(G&G의 계열사) 사외이사 도승희씨가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조사 무마 명목으로 이용호씨에게 5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포착한 것.

공소장에 따르면 그해 11월 검찰이 도씨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자 김대웅 당시 서울지검장과 신승남 당시 검찰총장이 이수동씨와 여러 차례 통화하면서 내사정보를 알려주고 조사에 대비케 했다는 것이다.

항소심 판결문에 담긴 신승남·김대웅 두 사람의 범죄사실은 검찰의 공소사실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또한 두 사람과 이수동씨의 관계도 흥미롭다. 먼저 이수동씨가 이용호 게이트에 개입하게 된 과정을 살펴보자.

누가 왜 이용호를 풀어줬나

호남 출신인 이수동씨는 1967년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개인비서 노릇을 해왔다. 1994년 아태재단이 설립되자 김 전 대통령의 제의로 1995년부터 1998년 2월까지 행정실장을 지냈다. 이어 2002년 2월까지 상임이사로 재직하면서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군인 공무원 등의 인사문제에 수차례 개입하거나 청탁을 받고 검찰 내 지인을 통해 형사사건 처리를 주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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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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