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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서민 의원 없는데 어떻게 서민 정책 나오겠나”

12월 사퇴 밝힌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

“한나라당? 서민 의원 없는데 어떻게 서민 정책 나오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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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의원은 부자, 판·검사, 기업인…체화된 서민 안 보여
  • ● 한국 정치는 붕당정치… “공천 계층할당제, 자동법안상정제 도입해야”
  • ● “출마 기자회견 날에 정무수석 제의받고 기분 나빴다”
  • ● MB 정부 실패는 인사 실패… CEO 대통령은 이제 그만
  • ● “상임위 활성화, 의장 권한 강화해야 선진 국회”
  • ● 소장파가 대통령 사과 요구? “공공책임 있는데 ‘서방질’하면 안 돼”


“한나라당? 서민 의원 없는데 어떻게 서민 정책 나오겠나”
그의 말에는 군더더기가 없었다. 에둘러 말하거나 남의 말을 인용하지도 않았다. 정치하는 사람에게 솔직함은 때론 자충수가 되지만, 듣는 이에게는 신뢰감을 준다. 그래서일까. 그와의 인터뷰는 학사주점에서 편한 사람과 마주 앉아 정치를 논하는 느낌이었다.기자는 11월10일 오후 9시 서울 충정로 동아일보 사옥 6층 회의실에서 권오을(54) 국회사무총장과 마주앉았다.

권 사무총장은 1991년 34세의 나이로 경북 안동에서 도의원에 당선된 뒤 1996년부터 15~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유세지원단장을 맡았지만, 18대 총선에서 낙천했다. 지난해 6월 임기 2년의 국회사무총장에 선출됐다. 도시적인 외모와 흰 머리카락의 세련미가 그의 트레이드마크이지만, 주먹을 쥐면 툭 튀어나오는 정권(正拳)은 그가 농부의 아들임을 잘 말해주고 있었다. 9시를 조금 지나 시작한 인터뷰는 쉬는 시간 없이 다음날 새벽 허리춤에야 끝이 났다.

▼ 1년 반이 지났는데, 의원을 하다가 사무총장을 해보니 어떻던가요?“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기분이 묘했어요.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자리가 아니었거든요. 공직에 불러준 것 자체로 감사했어요. 국회의원만 하다보니 한 번쯤은 행정 영역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엄밀히 따지면 행정부는 아니지만 국회 살림과 업무를 책임지고 총괄하는 사무총장 자리가 행정을 경험하는 데는 제격인 거 같아요.”

▼ 취임 당시 ‘열린 국회, 현장 국회’를 내걸었는데요. 국회 주차장 시스템을 바꿔 욕을 먹지 않았나요(권 총장은 국회 직원 차량은 한강 둔치에 주차하게 하고 국회 내에는 방문객이 주차하도록 주차장 시스템을 바꿨다).



“처음엔 욕 많이 먹었죠. 그런데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어요? 저도 당해보니까 알겠더라고요. 18대 총선 낙천 뒤 ‘백수’ 시절 운전을 하고 국회를 방문할 때 국회 내 주차장은 항상 ‘만차’였어요. 운전기사라도 있으면 내려서 걸으면 되지만, 자가 운전을 하다보니 그럴 수도 없었어요. 국회 주변을 몇 차례 맴돌다가 문득 ‘국회 주인은 국민’이라는 기본명제가 떠올랐어요. 생각해보세요. 모처럼 국회를 방문한 국민은 국회 주변 주차장 찾느라고 얼마나 불편했겠어요. 겪어보니 알겠더군요.”

▼ 입법지원간담회도 시작했죠?

“국회사무처와 법제실 직원들이 그 지역 국회의원과 함께 현장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취지에서 시작했어요. 전문가들의 입법제안을 직접 듣고 그 자리에서 법률 검토보고를 하는 ‘찾아가는 입법지원 서비스’인 셈이죠. 2010년 8월부터 지금까지 충남 천안, 전남 여수 등 전국 20곳을 찾아갔어요.”

상임위 파행… 정치 불신 큰 요인

▼ 현장입법지원간담회를 만든 이유는, 역설적으로 국회의원들이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하기 때문으로 들리는데요.

“본연의 임무를 하라는 충고이자 격려죠. 의원 시절의 경험도 작용했고요. 현장에 가면 답이 있어요.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신뢰를 잃는 결정적 이유도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권 사무총장은 앞에 놓인 주스를 반쯤 마시더니 대뜸 기자에게 질문을 했다.

“기자는 바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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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강 기자│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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