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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의원이 자랑하는 볼리비아 리튬 지금처럼 해선 한국이 못 가져온다”

정기태 켐볼(KEMBOL) 사장의 MB정부 자원외교 비판

“이상득 의원이 자랑하는 볼리비아 리튬 지금처럼 해선 한국이 못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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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특사(이상득 의원)가 5번이나 갔는데 왜 사업은 안 될까
  • ● “어렵게 구한 리튬 탐사자료, 정부 믿고 넘겼는데…”
  • ● “볼리비아 바보 아니다, 한국에 사업권 몰아주지 않아”
  • ● “소리만 요란한 한국, 조용히 돈 쏟아 붓는 일본과 중국”
“이상득 의원이 자랑하는 볼리비아 리튬 지금처럼 해선 한국이 못 가져온다”

정기태 KEMBOL 사장

정기태(55)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켐볼(KEMBOL)은 볼리비아의 꼬로꼬로 동광산 프로젝트(이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컨소시엄(KCC)과 볼리비아 광업공사인 꼬미볼(COMIBOL)이 각각 45%와 55%의 지분을 가진 사업이다. KCC는 광물자원공사(23%), LS니꼬(7%), 대우인터내셔널·LG상사·켐볼(각 5%)로 구성돼 있다. 한국과 볼리비아가 합작계약을 체결한 직후인 2008년 6월20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국 측은 이 프로젝트에 탐사비용과 개발비용으로 2억1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대신 30년간 이 광산의 운영권과 생산물 처분권을 보유하고, 이익은 한국과 볼리비아가 45대 55로 분배한다. 2012~2013년부터 매년 3만~5만t의 구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17년째 볼리비아에서 자원관련 사업을 해온 정 사장은 꼬로꼬로 동광산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추진해 성사시킨 인물이다.

최근 정 사장은 ‘신동아’ 인터뷰를 통해 볼리비아에서 진행 중인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에 대해 쓴 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우리나라가 공을 들이고 있는 리튬 개발 사업을 비판하고 나섰다. 정 사장은 2009년 볼리비아 정부로부터 입수한 우유니 소금호수에 매장된 리튬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지식경제부, 광물자원공사에 전달하고 우리나라가 처음 이 사업에 참여토록 한 사람이다. 2009년 4월30일 볼리비아 정부와 우리나라 광물자원공사가 처음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때도 깊이 관여했다.

참고로, 볼리비아 리튬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가장 공을 들인 자원외교 사업 중 하나다.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직접 나서 일을 챙겼고 크고 작은 성과가 날 때마다 광물자원공사, 지식경제부 등 정부부처가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 의원은 올해 7월 발간된 자신의 저서 ‘자원을 경영하라’에서도 볼리비아 리튬 사업을 꽤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 볼리비아 리튬 사업은 처음에 어떻게 진행됐나요.

“제가 볼리비아 정부에 처음 리튬 사업을 제안한 게 2008년입니다. 한국이 주도해서 리튬을 개발해 상품화하겠다는 거였어요. 그때는 리튬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을 때입니다. 일본의 조그맥(JOGMAC·일본 석유 천연가스금속광물지원기구)이라는 공기업에서 볼리비아 광업부 장관과 꼬미볼 사장을 일본으로 초청해서 리튬 사업을 제안하는 정도였어요. 도쿄의 한 특급호텔에서 엄청난 로비가 있었죠. 당시 제가 이 정보를 듣고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를 데리고 일본에 들어가서 우리도 리튬 개발 사업을 하겠다고 협상을 벌였어요. 시작은 분명 일본보다 늦었지만 진척 속도는 우리가 빨랐습니다. 그리고 1년 후인 2009년 3월15일 지식경제부에서 리튬 사업 프로젝트 개발팀이 구성돼 볼리비아로 들어온 겁니다. 그때까지는 아주 순조로웠어요.”



▼ 막후협상부터 약 1년이 걸린 셈이네요.

“그렇죠. 그 1년간 저는 본격적으로 리튬에 대한 자료를 모았습니다. 제가 확보한 자료 중에는 미국 버지니아텍에서 우유니 호수의 리튬을 탐사한 자료, 프랑스에서 탐사한 자료 등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모두 볼리비아 정부의 대외비 자료였어요. 경제성 분석까지 다 되어 있는 완전한 형태의 탐사자료였죠. 더 확인할 게 없었습니다.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저는 이 자료를 지식경제부 리튬 프로젝트팀에 다 줬습니다.”

▼ 왜 사업을 직접 챙기지 않고 자료를 넘겨주셨어요?

“당시는 볼리비아에 한국대사관도 없을 땝니다. 꼬로꼬로 동광산 사업에 집중하려다보니 제가 독자적으로 진행하기가 어려웠어요. 게다가 2008년경 볼리비아 정부에서 은·아연 광산 사업을 제게 제안해 놓은 게 있었거든요. 고려아연이라는 한국 기업을 볼리비아 은·아연 광산에 참여시켜달라는 것이었어요. 그런 사정 때문에 리튬 사업은 한국 정부와 광물자원공사에 넘기게 된 겁니다.”

▼ 그 후에 사업은 어떻게 진척됐죠?

“이상득 의원이 특사 자격으로 볼리비아에 처음 온 게 그해(2009년) 8월의 일입니다. 그때도 제가 가이드를 했어요. 이 의원은 2009년 10월에도 왔고 2010년 초에도 특사 자격으로 왔어요. 모랄레스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지난해 10월에도 왔죠. 또 올해에도 왔어요. 지난해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모랄레스 대통령이 만났습니다. 그게 다 볼리비아의 리튬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리튬 때문에 볼리비아와 맺은 MOU도 5건이나 되는 걸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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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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