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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은 박근혜 그림자와 싸운다”

‘박근혜 腹心’ 김재원 대통령정무특보

“김무성은 박근혜 그림자와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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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민주주의 사고 투철한지 의문이고 디테일 약해
  • ● ‘우리가 계속 해먹겠다’는 제도가 온당한가
  • ● 공천 컷오프 유효하다
  • ● 대구·경북 ‘의원 교체’ 여론 높아
“김무성은 박근혜 그림자와 싸운다”
새누리당은 6개월 뒤 총선을 치른다. 선거에 낼 후보자를 뽑는 방식(공천 룰)을 놓고 내부에서 파열음이 난다. 청와대·친박계와 김무성 당 대표 측은 격렬한 충돌과 격렬한 후퇴를 반복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박근혜 대통령 해외순방 중 김 대표는 야당과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전격 합의한다. 청와대가 이를 비난한다. 김 대표가 “이렇게 모욕하느냐. 오늘까지만 참겠다. 앞으로 안 참겠다”며 버럭 화를 낸다. 그런 다음 태도를 바꿔 “더 이상 공방으로 가지 말자”며 참는다. 이어 공천특별기구 선임을 놓고 새 전선(戰線)을 만든다.

관전자들은 ‘참 재미있게 싸우네’라고 느낀다. 앞으로도 룰 문제로 국지전,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에 따라 내년 총선 판세, 차기 대선 구도가 요동칠 게 뻔하다.

‘야당 대표와 왜 붙냐’ 반감

박 대통령의 측근이자 현행 공천 룰의 기틀을 세운 김재원 대통령정무특보를 최근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현역 국회의원인 그는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자주 회의하며, 청와대와 국회 친박계를 잇는 희소성 있는 역할을 한다. 나무로 만든 널찍한 평상에서 고풍스러운 탁자를 사이에 두고 그와 마주 앉았다. 양반다리를 한 채 초록색이 진하게 배어 나오는 전통차를 함께 마셨다. 그는 한시(漢詩)의 한 구절이 연상되는 이런 목가적 분위기에서, 특유의 겸손한 말투로, 김무성안(案)을 맹렬히 폭격하기 시작했다.



▼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김무성 대표가 “당 특별기구에서 논의하고…”라며 여지를 뒀는데요.

“김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같은 날 여야 함께 완전국민참여경선 실시)를 주장했다가 야당 반대로 안 되니 대안으로 불쑥 낸 것이죠. 그러니 기술적 검토가 안 된 것 같아요. 이 제도는 이름만 거창하지 투표 대신 휴대전화 여론조사로 결정하자는 거예요. 당헌당규에 규정된 공천 방식을 변경해야 하는데, 김 대표는 당원이나 국회의원과는 토론하지 않고 어느 날 야당 대표와 협의해 와요. 그러니 일부는 반감을 갖고….”

▼ ‘반감’이라 함은….

“‘야당 대표하고 왜 붙느냐’ 이런 거. 이 제도는 더는 논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봐요.”

▼ 김 대표 측은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일 때도 전화 여론조사를 했지 않나, 이번에 잘 보완했다”라고 말합니다.

“전화 여론조사를 했다는 건 맞아요. 지금도 당헌당규에 당원 50%, 일반 국민 50% 투표…그러니까 일반 국민을 선거인단으로 구성해 투표를 하든지, 편의적으로 여론조사를 하든지 할 수 있거든요. 그러나 안심번호 같은 100% 전화 여론조사 경선은 해본 적 없어요.”

▼ 김 대표 측은 ‘여론 반영의 정확도가 높다’고 합니다.

“잘못된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어요.”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마다 투표 결과와 여론조사 결과가 크게 엇갈리지 않았느냐는 이야기다. 김 특보는 “(김무성 룰은) 이동통신사로부터 고객정보를 강제로 받겠다는 건데, 통신사가 보유한 주소와 인적사항이 실제와 다른 경우가 많다. 민의를 왜곡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전부 이리 가자’면 가야 하나”

▼ 김 대표 측은 여론조사 100%를 목표로 하되, 실제로는 100%까진 아니더라도 여론조사 비율을 50%보다 훨씬 높이는 방향으로 룰을 바꾸려는 것 같은데요.

“그 50대 50을 만들기 위해 십수 년간 피맺힌 투쟁을 해왔어요. 어느 날 갑자기 누가 ‘야, 이거 전부 이리 가자’ 하면 그리 가야 하나요?”

▼ 50대 50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봅니까.

“지난해 지방선거 때 어떤 경선 후보는 다른 후보보다 여론조사에서 0.017%포인트 뒤져 탈락했어요. 이런 지역이 부지기수죠. 이 방식이 합리적이고 정확하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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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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