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영 전 의원(왼쪽). 이언주 전 의원. [동아DB]
민주당 혁신 바로미터 김‧해‧영
김해영 전 의원은 2024년 4월 10일 치러질 22대 총선에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에서 ‘어게인 2016’을 구현하느냐 아니냐를 가늠할 바로미터다. 민주당은 20대 총선에 부산에서 5석을 확보하며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위한 기틀을 다졌다. 김 전 의원은 당시 부산 연제구에서 최연소로 당선해 PK를 대표할 차세대 주자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21대 총선 때 재선에 도전했다 실패하고, 2021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2022년 3‧9 대선과 6‧1 지방선거 연거푸 패하자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지역위원장을 내려놓았다.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재보선 출마와 당 대표에 연거푸 도전한 이재명 대표를 향해 그는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오시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그 때문에 민주당 내 강성 지지그룹인 ‘개딸’(개혁의 딸)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김 전 의원은 “정치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하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물음에는 “정치를 다시 하겠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고민해 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 내부에서 줄기차게 ‘개혁’과 ‘혁신’을 주문해 온 그가 내년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다시 출마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민주당 혁신 여부를 판단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총선 공천 풍향계 이‧언‧주
이언주 전 의원도 내년 부산 총선 풍향계 구실을 할 인물 중 하나다. 민주당 공천을 받아 19‧20대 재선 의원을 지낸 그는 2017년 탈당 후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부산 남구을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현재 소속정당은 국민의힘이다.2021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때는 홍준표 후보를 지원했다. 그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여당 속 야당’ 구실을 자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자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논란 때에는 ‘국민의힘은 어느 나라 정당이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그가 내년 총선에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다시 부산에서 출마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전 의원은 “지금 우리 정치에 필요한 변화와 혁신이 무엇인지 고민 중”이라며 “(총선 출마 등) 거취 문제는 혁신 방향이 정해진 뒤 판단할 문제”라고 유보했다.
부산 시민 관심 집중된 E‧X‧P‧O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활동 지원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6월 20일(현지시간) 파리 이시레몰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재임 중 치러진 21대 총선 때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180석 가까이 얻었다. 그런데 부산에서는 20대 총선 때 얻은 5석에도 미치지 못하는 3석을 얻는데 그쳤다. 내년 총선은 민주당이 그보다 더 고전할 것이다. 많아야 2석, 지금 분위기대로라면 겨우 1석을 얻을까 말까한 상황이다. 3‧9 대선 이후 부산 민심은 일찌감치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
과거 민주당에서 활동한 한 인사도 내년 부산 총선 결과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 재임 때 부산 민심을 좀 더 파고들었어야 했다. 그런데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 같은 명분에 너무 집착해서 민심을 많이 잃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반감도 상당하다. 왜 하필 문제 많은 이재명이냐고 얘기하는 분이 많다. 내년 총선까지 시간은 좀 남아 있지만 얼마나 민심이 바뀔지 회의적이다.”
한국갤럽이 7월 넷째 주 실시한 주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부산울산경남(PK)에서 23%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전국 평균 29%보다 6%포인트 낮은 수치다. 그에 비해 국민의힘은 PK에서 42% 지지율을 기록, 전국 평균 35%를 7%포인트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030 세계EXPO 유치전에 뛰어든 우리나라가 내세운 슬로건은 ‘Busan is Ready!’다. ‘부산은 준비됐다’는 말의 부산式 표현은 ‘됐나? 됐다!’이다. EXPO 유치 외에도 부산은 또 다른 준비를 마쳐가고 있는 모습이다. 8개월 뒤 치러질 총선이 그것이다. 정권 심판론과 거대야당 심판론 사이에서 부산 시민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Busan is Ready? Busan is Ready!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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