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새누리당 당권주자 출사표

“비박계 역할분담 끝 ‘천막당사 정신’ 살린다”

비박(非朴) 정·병·국

  • 정현상 기자 | doppelg@donga.com

“비박계 역할분담 끝 ‘천막당사 정신’ 살린다”

1/2
  • ● 특출한 개인보다 ‘공감 리더’ 필요
  • ● 차기 대선 시대정신은 ‘개헌’
  • ● 양극화, 오만한 갑질 없는 세상 만들겠다
  • ● 친박계 계파 정치는 害黨 행위
“정치를 잘못해서 민망해요, 민망해….”

새누리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정병국(5선, 경기 여주·양평) 의원은 7월 7일 기자와 만나자마자 답답함을 토로했다. 국민이 열심히 일해도 보람을 제대로 못 느끼고 양극화는 심해지는 상황에서 정치가 아무런 답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 민망하다고 했다. 결국 자신이 이 답답한 정치판을 바꿔보겠다며 나섰다.

“국민이 여러모로 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청년은 청년대로 실업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같은 문제로 몸살을 앓습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끊임없이 갑질만 한다고 비판받습니다. 지난 4·13총선에서 새누리당은 국민의 심판을 혹독하게 받았습니다. 그간 누적된, 국정 운영에 대한 불만과 잘못된 공천파동, 그리고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집권여당을 심판한 겁니다.

그럼에도 선거가 끝나자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고 지도부는 바로 보따리를 쌌습니다. 당 지도부는 단순히 사퇴할 게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잘못을 철저히 분석했어야 했어요. 이렇게 무책임하게 가서는 새누리당이 망가질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건전한 보수의 새 가치를 들고 새로운 당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 당 대표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나요.



“저는 당 대표라는 자리 때문에 출마한 건 아닙니다. 대표가 돼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당을 바꾸는 일은 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 그룹들을 꾸준히 만나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분들의 요청에 따라 7월 초 당 대표 출마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막중한 책임감이 부담도 되고, 경선 과정에서 입을 상처를 생각해서 나서지 말라는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 이 잔을 피한다면 비겁한 사람이 될 것 같았고, 또 그동안 추진해온 개혁에 대한 소망을 이루기 위해 모든 능력을 쏟아부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 새누리당 내 지지율이 어느 정도라고 봅니까.

“수치화하기는 힘들 듯하고요. 당내에 계파라고 하면 친박이 있지요. 비박은 계파라고 할 수는 없는데, 친박 아닌 사람들 대부분이 저를 지지한다고 생각합니다.”



“당과 대통령을 가두지 말라”

▼ 나경원 의원은 서청원 의원이 나온다면 출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 의원과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같은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으로서 역할분담에 대해서도 얘기했고, 이번에는 제가 대표로 나서는 것으로 정리했습니다.”

▼ 친박 쪽은 당 대표 후보로 누구를 내세우냐를 두고 드라마틱하게 바뀌고 있는 듯한데요.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서청원 의원을 찾아가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우리 당이고 대통령은 우리 대통령이지, 어느 계파의 당이나 대통령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당을 중심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국민의 요구에 대한 답이라고 봅니다. 당과 대통령을 자꾸만 협의(狹義)의 당과 대통령으로 가둬놓으려는 것은 국민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국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선 안 됩니다.

대통령을 만든 계파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정권을 창출하는 겁니다. 그러나 일단 정권을 창출하고 나면 계파는 흩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당이 추구하는 공통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전력투구해야지, 끊임없이 계파 중심으로 가는 것은 당을 해치는 행위입니다. 그렇게 끼리끼리 나눠 먹는 방식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해요.”

▼ 뒤집어 생각해보면, 정권을 창출한 계파는 한번 1등을 해봤으니 또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근데 몇몇 사람끼리 하려니 당내에서도 저항을 받는 거잖아요. 정권을 창출하는 ‘우리’의 범위를 왜 자꾸 좁히려 하는지 모르겠어요. 제 목표는 오직 정권 재창출입니다. 그것을 위해 당이 근본적으로 개조돼야 한다는 겁니다. 국민은 지금 새누리당이 비겁하고 탐욕스럽다고 봅니다. 무엇을 위해 정권을 재창출하려 하는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그런 인식을 바꿀 수 없습니다. 정의롭지 않은 보수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스크린도어 사고로 희생당한 젊은이를 왜 우리는 보지 못했는가, 비정규직의 힘든 삶을 왜 대변하지 못했는가, 취업하지 못하고 ‘헬조선’을 부르짖는 젊은이들에게 왜 다가가지 못했는가…그런 인식이 왜 야당의 전유물이 돼야 합니까. 그들의 아픔을 껴안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라고 봅니다.”

▼ 당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정치권 전반이 왜 이렇게 국민에게 비판받는지 생각해보면, 국민과 정치권의 인식 차이 탓이 아닌가 합니다. 국민은 스마트 시대를 살고 있는데, 정치권은 아직 아날로그 시대에 있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갑질은 갑질대로 합니다. 그러니 국민이 정치를 이해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는 거지요.



“교체 명분 확실”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려면 정치인의 리더십이 바뀌어야 합니다. 스마트 시대, 전문화 시대, 다원화 시대입니다. 어느 누구 한 사람이 아무리 특출 나다 해도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따라오라고 하면 안 따라가요. 다양한 눈높이에 맞춰서 공감을 이뤄내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정치인이 탁상에만 있어선 안 되고 현장으로 가야 합니다. 국민을 중심에 놓고 현장에서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 대표가 된다면 당을 이끌고 갈 로드맵이 있는지요.

“지금까지 새누리당은 국회의원 중심으로 움직였어요. 이제는 당원이 중심이 되는 당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일선 조직인 당협위원장의 활동 공간을 만들려고 합니다. 당직도 원외 인사들에게 많이 줄 겁니다. 일주일에 세 차례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는데, 그중 한 번은 최고위원과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지역에서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지역 현안에 대해 현장에서 당정협의를 통해 수렴하고 해결책을 논의하는 겁니다. 그것이 국민의 피부에 가닿는 눈높이 정치 행보가 될 겁니다. 이건 제가 평소 지역구 관리할 때 쓰는 방법인데, 상당히 효과가 있습니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공감을 만들어가는 공감 리더십, 수평적 리더십을 이용해서 당을 바꿔나가려 합니다.”

▼ 차기 당 대표 적합도나 지지도 측면에서 그렇게 앞서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출마 선언도 하기 전에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저도 봤지만, 저보다 앞서 있다고 하는 분은 한 사람인데, 최고위원을 하면서 새누리당을 이렇게 만들어놓은 장본인 아닙니까. 당의 리더십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새누리당이 4·13총선에서 그런 결과를 맞았겠습니까. 그러니 교체 명분이 확실한 거지요.”

▼ 새누리당 원조 소장파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의 일원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초선이던 2000년부터 늘 혁신을 부르짖었습니다. 그럼에도 정치는 아직 혁신의 대상입니다. 이 점이 부끄럽고,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이 반성합니다. 저는 초선 때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을 살리기 위해 천막당사를 직접 친 사람입니다. 삼고초려 끝에 박근혜 대통령을 당 대표로 옹립했고요. 잃어버린 정권을 그 ‘천막당사 정신’으로 10년 동안 두 번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8년 반이 지났습니다. 새누리당은 다시 옛날과 같은 위기에 처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무너져가는 당을 재건해야 하는 의무가 우리에게 있는 거지요. 천막당사 정신이 필요합니다.”



大選 3전 2승

▼ 차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요.

“1987년 체제가 내년이면 30년이 됩니다. 한 세대가 지나갑니다. 당시 체제는 군사독재 정권이라는 트라우마에 대한 반작용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두 번 다시 장기 집권은 없게 하자는 차원에서 단임제를 만들었지요. 그런데 이제 다원화·스마트 시대가 됐습니다. 이 시대에 맞는 체제는 권력 분산입니다. 대통령 한 사람이 모든 권력을 움켜쥐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틀을 바꾸는 개헌 작업이 우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적으로는 올해 안에 개헌특위가 만들어지고, 내년에 개헌이 이뤄져서 개헌된 헌법을 가지고 선거를 치르는 게 좋겠습니다. 그게 여의치 않으면 차기 대선주자들이 토론을 거쳐 개헌 로드맵을 제시해야 합니다. 토론을 통해 국민의 심판을 받으면 정당성이 확보됩니다.”

▼ 새누리당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거론되는데요. 차기 후보를 뽑는 과정은 어떠해야 한다고 봅니까.


“가장 훌륭한 대선주자가 부각될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주는 게 당 대표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반기문 총장도 훌륭한 자원이지만, 새누리당에는 김무성, 김문수, 오세훈, 남경필, 원희룡, 김기현, 유승민, 유정복, 김관용 등 그 못지않은 분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그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당당한 승리를 거머쥘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저는 대통령선거에 세 번 참여해서 두 번 대통령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습니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2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록 닫기

“비박계 역할분담 끝 ‘천막당사 정신’ 살린다”

댓글 창 닫기

2021/08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