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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먹여 살린다더니 MB정권 신성장동력 ‘낙제점’

나라 먹여 살린다더니 MB정권 신성장동력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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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먹여 살린다더니 MB정권 신성장동력 ‘낙제점’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는 ‘미래 먹을거리’로 알려져왔다.

탄소 저감 에너지 분야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없애는 에너지 기술을 말한다. 정부가 이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때 주로 염두에 둔 것은 원자력발전 분야였다. 원자력발전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가장 편리한 방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수출에 공을 들이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 원전 사고로 세계는 더 이상 원자력에 매력을 못 느끼는 듯하다. 원전에 포커스를 맞춘 탄소 저감 에너지 분야도 자연히 진척이 더디다.

고도 물 처리 분야는 여과 기술로 안전한 물을 얻고 해수 담수화를 통해 대체용수를 확보하며 지속 가능한 물이용 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좋은 수질에 대한 욕구는 강해지고 그에 따라 물 관련 산업도 커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수를 제외한 물 산업은 정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정부가 물 분야에 얼마나 투자하느냐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달라진다. 그러나 지금 정부의 의욕 부족과 민간의 외면에 직면해 있다. 이 분야의 대표 사례로 널리 선전되던 해양 심층수 사업은 이미 관련 기업이 사업을 접은 상태다. 정부의 지원 미흡이 한몫을 했다고 한다.

물 분야의 주된 수출 품목은 담수화 설비인데 주로 물 값이 비싼 중동 지역에 주로 설치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사막의 확대와 지나친 지하수 사용으로 세계에서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정화 설비나 해수 담수화 사업이 유망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물 부족 지역은 대부분 가난한 나라여서 이런 설비를 구매할 여력이 없다. 즉 이 분야는 현재까지 사업성이 불투명한 상태다.

그린 수송 시스템 분야는 기존 교통수단보다 효율이 높고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수단들을 이용하는 기술이다. 전기 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고속 열차, IT를 결합한 친환경 선박이 대표적 사례다. 이 분야도 성과로 내세울 만한 게 빈약하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경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 산업이지만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비중은 여전히 낮다. 하이브리드차는 과도기적 차량이며 결국 미래엔 전기차가 그린카의 주종을 이룰 것이다. 그러나 국내 전기차 보급은 미미한 수준이다.

전기차 개발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한 기업은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 정부의 뜨뜻미지근한 태도로 인해 충전 시설 같은 기반 시설이 불충분한 탓이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이차전지 제조 기술은 우리나라가 앞서 가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적어도 이 분야가 명실상부한 신성장 동력으로 도약하려면 정부가 전기차 구매를 더 촉진하고 전국에 충전 기반 시설을 마련하는 등 더 과감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U시티 한참 멀었다”

첨단 그린 도시는 U시티, 생태 도시, 지능형 교통 서비스 등 도시에 관한 여러 비전을 다 융합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정보통신 기술을 가정부터 도로, 공공시설에 이르기까지 적용한다. 에너지를 적게 쓰는 환경 친화적 도시를 지향한다. 이론상 거의 모든 산업 분야가 관여된다. 그러나 한 정보통신 전문가는 “실제로 U시티 사업은 성과가 나오려면 한참 멀었다”고 말한다. 국토해양부가 7개 지자체를 U시티 시범도시로 선정한 것이 지난 6월이므로 지지부진하기 그지없다는 것이다.

지열 이용 등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은 개별 건설사 차원에서 다각도로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건축비 상승 없이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주택을 설계하고 건설하기란 현재로선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두 번째 첨단 융합 영역에는 방송 통신 융합, IT 융합 시스템, 로봇 응용, 신소재 나노 융합,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고부가가치 식품 등 6개 분야가 있다. 이 중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돼온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위주로 살펴봤다.

바이오라는 말은 생명과학뿐 아니라 의료, 농업, 신소재, 에너지, 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두루 쓰인다. 정부가 바이오제약 의료기기를 신성장 동력으로 정할 땐 이들 분야를 다 총괄한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바이오산업은 해마다 큰 폭으로 성장하니 말이다. 그러나 정작 제약과 의료기기 업계는 “정부가 세계 수준과 큰 격차를 보이는 국내 실정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이상론에 집착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약회사가 임상시험을 통과해 신약을 시판한 사례는 전무하다는 것이다. 메디슨의 몰락 이후 세계에 견줄 만한 의료기기 회사도 없다고 한다.

상황은 업계의 예상대로 비관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 분야의 대다수 업종은 뒤편으로 사라지고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정도가 주축으로 부상한 모양새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약물의 복제약이다. 아스피린처럼 화학 합성한 약물은 어느 회사가 만들어도 순도만 다를 뿐 똑같다. 화학 구조식이 같기 때문이다. 생물을 이용해 만드는 바이오약물은 약간 다르다. 이런 약물은 여러 분자로 구성된 복잡한 물질이라서 똑같이 복제할 수 없다. 단지 비슷하게 제조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바이오시밀러라고 하는데 원래 약물과 똑같지 않으므로 임상시험도 다시 해야 한다. 다만 시험에 걸리는 기간이 훨씬 짧아진다. 원본을 보고 비슷하게 만들어내니 성공 확률이 높고 개발비와 기간도 적게 들기 때문에 기회를 노리는 기업이 많다. 특히 앞으로 10년 사이에 특허가 만료되는 바이오약물이 수십 종류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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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음|과학칼럼니스트 lmglh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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