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업이든 고객 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소중하게 여긴다. 고객관계관리(CRM· consumer relation management)라는 고객의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경영기법을 연구하는 학문까지 있을 정도다.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고객 DB는 더 중요해졌고, CRM 역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의 다양한 센서가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자동 취합하고 모니터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확보된 데이터는 기업의 고객 마케팅, 상품 전략 수립에 다양하게 적용된다.

나도 모르게 저장되는 내 정보

10년 전만 해도 과거의 추억을 회상할 때 필요한 것은 기억력과 오래된 일기장, 그리고 앨범에 보관된 사진들이었다. 우리는 하루의 일상을 일기와 사진으로 기록했다. 먼지가 쌓여가는 일기장과 앨범은 가끔 꺼내 추억을 회상하는 데 사용될 뿐이었다. 물론 이 같은 사색은 그나마 꼼꼼히 과거를 기록하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않은 사람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 일상은 사용자의 사소한 노력 없이도 쉽게 기록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마치 제2의 신체처럼 항상 우리 손에 있다. 그간 사진이 여름 피서 가서 찍는 것이었다면, 요즘 우리는 사소한 일상을 연신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고 있다. 게다가 이렇게 촬영한 기록에는 촬영 시간뿐 아니라 촬영한 장소에 대한 정보도 함께 남는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내 하루의 족적(足跡)을 자동으로 기록할 수 있다. 내가 어디에서 오래 머물렀고, 어디를 자주 갔는지를 속속들이 알 수 있다. 스마트폰에 있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내가 움직인 동선이 스마트폰에 고스란히 저장되기 때문이다. 물론 주고받은 메시지와 통화 내역을 통해 내가 누구와,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도 알 수 있다. 이렇게 나의 하루가 고스란히 기록되고 있는 것.



PC는 사용자의 속내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 반면 스마트폰에 있는 GPS, 카메라, 마이크, 자이로스코프, 조도센서 등의 다양한 센서는 사용자의 주변 환경을 쉽게 인식한다. 게다가 24시간 항상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데다 전화번호와 함께 로그인이 되다보니, 스마트폰에 사용자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기록된다.

물론 너무 자세한 정보를 기록하다보니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야기되기도 한다. 안드로이드폰으로 모비유케어(mobiucare)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이용하면 폰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것은 물론 폰이 있는 장소의 주변 소리를 원격 녹음해서 들을 수 있다. 심지어 휴대전화 전·후면에 있는 카메라를 제어해서 주변 사진을 촬영한 것을 인터넷으로 전송한다.

고객 맞춤형 광고로 수입 극대화

스마트폰은 고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다각도로 수집하고 저장할 수 있다. 이 덕분에 사업자는 고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다. 미국의 판도라라는 인터넷 음악 서비스는 고객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게 제공하는 인터넷 라디오다. 판도라는 2010년 매출 1000억달러를 달성하면서 FM/AM 라디오를 위협하는 ‘스마트폰 시대의 새로운 라디오’로 주목받고 있다.

판도라는 음악 저작권업자들에게 음원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공짜 음악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면서도 2009년 4분기 흑자 돌입에 성공한 비결은 광고다. 판도라 광고는 기존의 온라인 광고에 비해 목표 고객층이 정교하고 반응이 높다. 그래서 판도라의 광고 단가는 비싼 편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