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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방송 융합, ‘부정 출발’ 눈총

신문사는 뉴미디어 진출 원천봉쇄, 방송·인터넷 언론엔 ‘빅브라더’ 길 열어

통신·방송 융합, ‘부정 출발’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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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성DMB에 제동 건 KBS, ‘언론 제왕’ 노린다
  • ●방송3사에 휴대전화, 인터넷 등 첨단 뉴미디어 몰아주기
  • ●‘오마이뉴스’에도 문 활짝… “영향력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
  • ●신문사는 DMB 등 진출 차단돼 쇠퇴 불가피
  • ●미디어의 권력이동 시작, 정치권에도 큰 파장 예고
통신·방송 융합, ‘부정 출발’ 눈총

위성DMB가 본격 시행되면 TV 방송을 볼 수 있는 휴대전화가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 언론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통·방융합은 5~6년 전부터 기술 세미나의 주된 이슈였다. 이 문제가 2004년 가을 새삼스럽게 쟁점으로 부각된 것은 통·방융합이 구체적인 상용 서비스 형태로 실현되기 직전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융합서비스의 헤게모니를 누가 쥐느냐에 따라 통신과 방송을 아우르는 통합미디어 산업의 지형이 달라진다.

무선과 유선을 불문하고 숨가쁘게 진행중인 통·방융합은 통신시장과 방송시장의 총체적 변혁을 예고한다. 방송법이 규정한 방송사업자의 방송시장, 그리고 전기통신사업법이 규정한 통신사업자의 통신시장은 이제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양 사업자는 기득권이 허물어지는 위기와 새로운 거대시장으로 진출할 기회를 동시에 갖게 된 셈이다. 통신사업자도, 방송사업자도 아닌 ‘종합 통신방송사업자’의 출현도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은 통·방융합을 둘러싼 여러 논란을 대변한다. DMB는 통·방융합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데, 그 이유는 DMB가 서비스의 융합(TV+전화)이자 단말기의 융합(휴대전화+TV수상기)이며, 사업자 융합(통신사업자+방송사업자)이자 네트워크 융합(방송망+이동통신망)이란 점에 있다.

‘손바닥 위의 TV혁명’

DMB사업은 인공위성을 이용할 경우 위성DMB(주로 휴대전화 형태), 지상파를 이용할 경우 지상파DMB(주로 TV수상기 형태)로 구분된다.



위성DMB의 경우 휴대전화 겸용 DMB 단말기는 사용용도에 따라 ‘DMB모드’와 ‘전화모드’로 바뀌도록 설계돼 있다. 소비자는 이 단말기를 때론 방송수신기로, 때론 전화단말기로 사용한다. 하나의 단말기로 TV를 시청하거나 라디오를 듣거나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이동통신망으로 연결되는 ‘리턴패스 전용 버튼’을 눌러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고, 프로그램 진행자가 찬반을 묻는 질문에 키패드의 ‘1번’(찬성)과 ‘2번’(반대)을 눌러 생방송에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도 있다.

위성DMB 서비스의 가장 큰 의미는 TV시청 패턴이 바뀐다는 점. 현재의 TV방송은 일정한 시간대에 일정한 장소(거실 또는 방)에 머물러 있어야 볼 수 있다. 그러나 DMB 서비스가 실시되면 거실 한쪽을 차지하던 큼지막한 TV수상기가 불과 2인치 안팎의 휴대전화 액정화면 속으로 들어가 집 밖으로도 나갈 수 있게 된다.

DMB는 ‘손바닥 위의 TV혁명’을 예고한다. 이는 방송의 ‘사적 소비’이며, 동시에 방송의 소비자가 공간적·시간적 굴레에서 벗어나는 ‘마이 TV’의 개막을 의미한다.

지난 8월말 기준으로 정보통신부가 집계한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3612만명. 이는 전국 1700만 가구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향후 어떤 기술방식이 이동휴대방송의 주류를 이룰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TV·라디오 방송이 휴대전화 안으로 흡수되는 것이 통·방융합의 주된 흐름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역방향의 흡수는 상정하기 어렵다. 흔히 TV가 인간과 가장 친숙한 매체라고 하지만, 사실 개인이 하루에 TV를 시청하는 시간은 일반적으로 3시간 미만이다. 이에 비해 휴대전화는 잠 잘 때조차 몸에서 떼어놓지 않고 이용하는 ‘TV보다 더 친숙한 개인미디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방송위원회는 2004년 10월6일 위성DMB를 통해 KBS·MBC·SBS 등 지상파TV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지상파 재송신을 일단 불허하기로 결정했다. 방송위의 이 같은 결정은 위성DMB사업을 추진하는 주체인 TU미디어(SK텔레콤과 특수관계의 회사)에겐 치명적이다. 향후 재검토 과정에서 지상파 재송신이 허용될 수도 있겠지만, 당장 사업성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면서 은행권으로부터의 자금 차입과 유상 증자 일정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통·방갈등 둘러싼 음모론

위성DMB 지상파 재송신을 반대한 진영은 지역방송사 노동조합 간부들이 이끄는 ‘지역방송협의회’와 방송노조의 상급단체인 ‘언론노동조합’이다. 이들은 이른바 ‘통신재벌’의 공세적 방송시장 진출에 따른 방송의 위기, 지상파 재송신에 의한 지역방송의 고사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재송신이 허용될 경우 ‘방송위 해체’ 투쟁에 나설 것임을 경고했다. 이에 방송위는 ‘재송신 유보’ 결정을 내렸으며, TU미디어의 사업계획은 중대한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이번 갈등을 방송 진영과 이동통신 진영 간의 이른바 ‘통·방충돌’로 보는 관점도 있다. 방송사 노조와 TU미디어가 거대한 양 세력의 대리인일 뿐이라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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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창신 디지털타임스 기자, 한국외국어대 박사과정(신문방송학) parkchangsh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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