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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소식선교회 박옥수 목사와 ‘또별’

암, 에이즈 치료제로 ‘또별’ 홍보한 박옥수 목사 … 식품인 ‘또별’만 믿고 암 치료 포기한 사람들

기쁜소식선교회 박옥수 목사와 ‘또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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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기쁜소식선교회, 전세계 330여 개 교회, 교인 20만명
  • ● ‘또별’만 먹던 암환자 여성, 피해 증언 동영상 남기고 사망
  • ● 박 목사, “또별이 암세포를 삥 둘러싸서 다 죽인다”
  • ● 의약품으로 과장광고 하다 행정처분 받은 ‘또별’
  • ● “교인들은 ‘또별’이 암, 에이즈 치료약인 줄 안다”(교회 탈퇴자)
  • ● 박 목사 “또별, 암·에이즈 치료효과 진짜 있다”
  • ● 제조사 측, “의약품 아니다. 과장광고 있었다면 문제 삼아야 할 일”
기쁜소식선교회  박옥수 목사와 ‘또별’

㈜운화에서 판매하는 식품 ‘또별’(왼쪽) 박옥수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기쁜소식강남교회.

고(故) 김영희(52)씨는 지난 5월16일 사망했다. 사인은 난소암이었다. 김씨는 죽기 일주일여 전인 5월8일 11분짜리 동영상을 남겼다. 동영상에서 김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지금 여기 녹화를 하는 단 한 가지 이유는, ‘또별’을 통해서 나와 같은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겁니다. 그것이 가장 큰 목적이고 또 맹목적으로 교회를 믿는 마음뿐이어서 거기에 대해서 상세히 알아보지 않고 그대로 믿음 하나 가지고 여태까지 맹목적으로 교회 말만 믿고 따랐던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를 모든 사람에게 이렇게 나누고 싶고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김씨가 말한 ‘또별’은 2005년 설립된 ㈜운화라는 회사에서 만들어 파는 식품이다. ㈜운화는 이 제품이 “자연 상태의 산삼 속에 미량 함유된 줄기세포를 그대로 분리해 배양한 산삼 줄기세포로 만든 제품, 산삼 줄기세포를 배양해 동결 건조시킨 것”이라고 밝힌다. 또별의 등록관청인 전주시 덕진구청도 이 제품의 성분이 조직배양삼과 녹차분말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김씨는 왜 유해물질도 아닌 산삼으로 만든 식품 때문에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걸까.

김씨의 말을 더 들어보면 그 이유가 명확해진다.(괄호는 문맥 연결을 위해 기자가 적어 넣은 것)

“제가 2009년 7월 달에 갑자기 병원에서 난소암 3기라는 진단을 받고 그때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교회에 나가자마자 제 상황을 상세히 이제 말씀드렸을 때, 그 교회에 있는 전도사님이…기도가 끝나자 그분이 ‘또별’을 먹으시죠, 그러시는 거예요. 아, 예. 그러죠. 그럼 주세요. 그때 값이 (10g짜리) 한 병에 2000불이었는데 저는 그것이 2000불이라고는 처음에 생각도 안했지만, 나중에 받아 보니 2000불인 거예요. 그래서 2000불짜리 한 병을 2009년 7월 중순부터 먹기 시작했어요.…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기로 하고 제 상황을 말씀드렸을 때 류OO 전도사는 따로 저를 부르시더니 항암(치료를) 받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받는 방법이다. 그것을 하는 것은 믿음이 아니다.…(저는) 그곳에서 권하는 ‘또별’을 먹으면서 항암(치료)을 안 받기로 했습니다.”



동영상에 남긴 것처럼 김씨는 이 ‘또별’을 암 치료제로 알고 먹었다. 항암치료를 포기한 채 또별에만 의존해 병을 고치려다 치료시기를 놓쳤다는 주장이다. 지난 7월5일,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교육위원장 이덕술 목사, 이하 연맹)은 서울 송파구의 한 교회에서 김영희씨 문제를 다루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식품인 ‘또별’로 인해 발생했다는 피해사례를 폭로하는 자리였다. 주최 측은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총 8명의 암환자가 ‘또별’을 암, 에이즈 특효약으로 알고 복용하다가 사망했다. 이들 대부분은 병원에서 시행하는 수술, 항암치료 등을 거부하다 치료시기를 놓쳤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기자회견문에 사망자 명단도 공개했다. 김영희씨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연맹’에서 주장하는 사망자 중에는 케냐 전 경찰청장도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암 치료제로 팔리는 ‘또별’

그럼 왜 사람들은 일반식품인 ‘또별’을 암 치료제로 알고 먹었을까.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쁜소식선교회(선교회)와 ㈜운화의 관계자들이 ‘또별’을 암 치료제로 선전해왔다고 주장한다. 특히 선교회를 이끄는 박옥수(67) 목사의 설교를 듣고 이 제품을 암 치료제로 믿었다는 사람이 많았다. 위에서 소개한 김영희씨가 말하는 교회도 바로 선교회였다. 실제로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피해 당시 선교회의 신자였거나 가족 중에 신자가 있었다. 앞서 언급한 기자회견에서 연맹 측이 주장한 8명의 사망 피해자도 모두 선교회의 교인이거나 관계자였다. 선교회 측에 따르면 ‘또별’이라는 이름도 박 목사가 지어준 것인데, ‘생명을 구원하는 또 다른 별’이란 뜻을 담고 있다.

박 목사는 ㈜운화가 설립된 2005년경부터 현재까지 설교 등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또별을 홍보하고 사 먹을 것을 권유했다. 박 목사가 그동안 설교 등에서 ‘또별’에 대해 언급한 사례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그는 일반식품에 불과한 ‘또별’을 여러 차례에 걸쳐 의약품인 것처럼 얘기해 논란을 빚고 있다. 참고로, ㈜운화의 간부와 직원들은 대부분 기쁜소식선교회 교인들로 알려져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대표를 지낸 도기권(54) 대표와 진영우(41) 대표는 선교회에서 장로를 맡고 있다. 도 대표 등은 박 목사와 함께 아프리카 등을 찾아다니며 복음을 전해왔다. ‘또별’에 대한 취재가 진행 중인 2011년 8월13일 현재에도 도 대표는 박 목사와 함께 아프리카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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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기자│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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