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호

보건복지부 용역 보고서에 드러난 친족 성폭력 실태

“가해자 절반은 친아버지, 무기력한 어머니가 2차 피해 키워”

  • 송화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

    입력2010-06-01 14: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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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해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친족 성폭력 실태와 피해자 보호지원체계를 조사·분석했다. 지금껏 가려져 있던 가정 내 성폭력 피해 양상이 낱낱이 드러났다. 가해자 대부분은 아버지였고, 피해는 1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반복됐으며, 피해자는 그 과정에서 2차, 3차 피해에 노출됐다.
    보건복지부 용역 보고서에 드러난 친족 성폭력 실태
    A양(14)은 2008년부터 매주 1~3차례씩 지속적인 성 학대를 당했다. 네 살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온 그는 늘 아버지와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부터 추행이 시작됐고, ‘따로 자고 싶다’는 요구는 묵살당했다. 1년여를 견디다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한 가해자는 이튿날 집에 돌아와 음독자살했다. A양은 현재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보호 시설에서 생활 중이다.

    4촌 이내의 혈족과 2촌 이내의 인척, 즉 아주 가까운 친족 사이에서 발생하는 강간 및 강제추행을 친족 성폭력이라고 한다. 친족 성폭력은 존재 자체가 터부시되는 범죄다. 가부장제 사회의 작동 원리인 ‘혈연 중심의 가족주의’ 신화에 정면으로 위배되기 때문이다. 친족 성폭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내심 이것이 극소수 가정에서 일어나는 정신병리적 현상이기를 바란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검찰청 범죄분석 통계에 따르면 2005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아동 성폭력 785건 중 18.6%(146건)가 친족 성폭력 사건이었다. 2006년의 경우에도 이 비율은 16.9%에 달한다.

    친족 내의 성폭력 사건은 최근 증가 양상을 보이기까지 한다. 이정선 한나라당 의원이 여성부와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07~09년 가정폭력 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관련 범죄는 2007년 120건에서 2009년 352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한인영 교수는 “이제는 친족 성폭력을 둘러싼 ‘침묵의 공모’를 깨야 할 때”라고 말한다. “엄연히 존재하는 사실을 모른 척하는 것은 또 다른 친족 성폭력을 만들고, 기존의 피해를 장기화·심각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불편할지라도 이 범죄에 대해 드러내놓고 논의해야 하는 이유다.

    ‘신동아’는 지난해 당시 보건복지가족부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우리나라 친족 성폭력 실태와 피해자 보호지원체계를 조사·분석한 자료를 단독 입수했다. 지금껏 성폭력상담소 등 민간단체에서 자체적으로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은 있지만, 국가 기관의 공식 통계를 이용해 체계적인 분석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어진 활동가는 현장에서 접한 친족 성폭력 사건의 특징으로 “가해자의 대다수가 아버지이고, 피해가 지속적이며, 사건이 외부로 노출되기 어렵고, 고소율이 낮다”는 점을 들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는 이러한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가해자 중 절반은 친아버지



    연구진은 2007~08년 당시 보건복지가족부가 실시한 12~14차 청소년대상 성범죄자 신상공개 심사 자료를 분석의 기초로 삼았다. 이 기간 신상공개 대상자 951명 중 친족 성폭력 가해자는 136명이었으며, 그 가운데 절대 다수(79.6%)가 피해자의 아버지였다.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친아버지(44.9%)에 의해 일어나는 성폭력이 의붓아버지(34.7%)에 의한 것보다 10%포인트 이상 많았다. 친척(19.0%), 친오빠(1.4%)에 의한 성폭력이 뒤를 이었다.

    연구책임자인 강은영 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친부가 성폭력 가해자가 될 경우 피해자는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신뢰와 친밀감 때문에 양가감정을 갖게 되고, 더욱 큰 고통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A양처럼 장기간 지속적으로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친족 성폭력 피해자 가운데 성폭력을 1회만 경험한 경우가 30%에 불과한 것은 이 때문이다. 가장 많은 35%의 피해자가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당했고, ‘1~5개월’(18.2%), ‘6개월~1년’(9.1%), ‘1개월 이하’(7.7%)가 뒤를 이었다.

    친족 성폭력의 경우 가해자가 대외적으로 피해자의 보호자 구실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신고한 뒤 오히려 피해자에게 비난이 집중되는 사례도 발생한다. A양의 경우 평소 큰아버지 가정과 교류를 가져왔지만, 아버지의 자살 뒤 이 사건의 실질적인 가해자 취급을 받으며 심리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지난 4월 서울고법 형사8부는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B씨의 형을 징역 4년으로 감경했다. B씨는 14세 딸을 두 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고 세 차례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그의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녀를 비롯한 가족이 이씨를 용서해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이씨가 장기간 구금돼 있는 것보다 생업에 종사하며 피해 자녀를 비롯한 가족의 생계를 지원하는 것이 상처회복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친족 성폭력 범죄의 가해자들은 어느 정도의 처벌을 받을까. 1심 선고를 분석한 결과 73.5%가 ‘유기징역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형기는 ‘4년 초과~5년 이하’가 33.6%로 가장 많았고, ‘1년 초과~2년 이하’(26.9%), ‘2년 초과~3년 이하’(23.1%)의 순이었다. 선고 당시 친족 성폭력 범죄의 법정형이 강간은 5년 이상, 강제추행은 3년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법원이 친족 성폭력의 경우에도 감경 사유를 적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4월15일 제정된 현행 성폭력특별법은 형량을 늘려 친족 간 강간은 7년 이상, 강제추행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게 했다). 징역형을 받지 않은 가해자들은 ‘집행유예’(12.5%), ‘집행유예와 보호관찰, 수강명령, 사회봉사’(10.3%), 벌금(1.5%) 등을 선고받았다.

    김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는 가족 보호, 피해자 양육 등을 이유로 가해자의 형기를 줄여주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한 가해자와 다시 한집에서 살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피해자 보호인지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아버지가 가해자인 경우, 경제 자립 능력이 없는 어머니나 다른 가족들이 피해자를 원망하고 탄원서 제출을 강요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 때문에 김 연구위원은 “가해자가 구속돼도 남은 식구들이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주거 공간 마련, 직업 훈련 기회 제공, 생활비 보조 등의 제도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숨어 있는 남매 간 성폭력

    이번 보고서에서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부분은 친족에게 성폭력을 당한 뒤 보호시설에 입소한 69명에 대한 심층 조사 결과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30.1%)는 가해자를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거 불충분’(27.6%), ‘가족이나 친척의 만류’(20.7%), ‘가해자에 대한 애정’(17.2%) 때문이었다. 범죄기관의 공식 통계에 나타나지 않은 피해자들이 있는 만큼, 성폭력의 양상도 전자와 다소 다르다. 가해자의 절대 다수가 아버지(70.3%)인 것은 동일하지만, 친부(54.1%)와 의붓아버지(16.2%)의 비율 차이가 40%포인트 가까이 났다. 오빠(13.5%)가 가해자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주목된다.

    강 부연구위원은 “친족 성폭력 중에서도 친부와 친오빠에 의한 사건은 드러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특히 오빠가 가해자인 경우 가족 내에서 더 철저히 은폐하고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은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설에 보호된 친족 성폭력 피해자들은 신상공개대상 사건의 피해자에 비해 피해 지속 기간이 더 길었다. ‘1개월 이상 1년 이하’동안 피해가 이어진 경우가 37.3%로 가장 많았지만, ‘3년 이상 4년 이하’라고 답한 응답자가 19.4%에 달했고, ‘4년 이상’ 지속적으로 피해를 당한 경우도 16.4%였다. 신상공개대상자의 경우 전체 피해자 가운데 65%가 ‘1년 미만’의 기간에 성폭력을 당했다.

    C양(11)은 어머니가 자주 집을 비워 어릴 때부터 방임 상태로 자랐다. 집안일을 도맡아 했고, 8세 때 처음 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피해를 당했으며, 그 과정에서 이웃 아저씨, 그 아저씨의 아들, 친할아버지로부터도 성폭행을 당했다. C양은 현재 아동보호시설에서 생활한다.

    C양의 사례는 시설 입소자들의 피해 기간이 왜 더 긴지에 대한 해석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는, 혹은 최소한의 관심을 기울여줄 수 있는 존재조차 없는 환경에서 양육된 것이다. 본인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최초로 인지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9.3%는 ‘아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어머니’라는 답변은 21.7%에 불과했고, 본인 외엔 아무도 피해 사실을 알지 못해 직접 상담소를 찾거나 경찰에 신고한 경우도 5.8%나 됐다.

    무기력한 어머니

    가족 구성원이 범죄를 눈치 챘지만 나서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피해 당시 어머니는 90%가 생존해 있었으나 이 중 절반 이상(53.3%)이 직업이 없는 상태였고, 나머지도 일용직(15.6%)과 임시직(15.6%) 등에 근무했다. 자녀를 적극적으로 보호 및 양육할 수 없는 환경인 셈이다. 피해자의 어머니 가운데 상당수는 남편의 폭력,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우울증 등 각종 정신질환을 앓는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서 딸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았을 때 분노(23.8%)하고 죄책감(22.2%)을 느낀 사람 못지않게 ‘관심 없었다’(15.9%)고 답한 이도 많았다. 이 때문에 친족 성폭력 피해자들은 C양의 사례처럼 제2, 제3의 성폭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들은 본인이 직접 보호시설에 입소(11.3%)하는 방식으로 이런 고리를 끊으려 했다. 타인의 조력을 받은 경우에도 어머니(7%)보다는 원스톱 지원센터(22.5%)나 성폭력상담소(16.9%)에 도움을 청한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친족 성폭력 피해를 줄이려면 ‘친족 이외의 보호자’에게 강력한 신고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행 성폭력특별법에는 ‘18세 미만의 사람을 보호하거나 교육 또는 치료하는 시설의 책임자 및 관련종사자’는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이 친족 성폭력 범죄 피해자인 사실을 아는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조인섭 변호사는 “이 규정만 잘 지켜도 친족 성폭력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미국의 경우 아동학대 신고 의무가 있는 기관이나 사람이 24시간 내에 범죄 사실을 신고하지 않으면 벌금 혹은 최고 6개월의 금고형을 받을 수 있다는 처벌 규정을 만들었다. 우리도 신고 의무자에 대한 처벌 규정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해자가 아버지인 경우, 빠른 격리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친권을 박탈하는 것도 필요하다. 2007년 7월 신설된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는 청소년 성범죄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가 가해자의 친권상실선고를 청구할 수 있게 해두고 있다. 그러나 2009년 9월에야 최초의 친권상실 청구가 있었을 만큼 이 조항이 널리 적용되지 않았던 게 현실이다. 검찰은 내부 지침을 통해 친족 성폭력 가해자의 친권 상실을 적극적으로 청구하기로 했지만 피해자들은 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시설 보호 피해자 가운데 30.8%만 친권상실에 대한 안내를 받았고, 친권상실을 청구한 사례는 1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들은 대부분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10명 가운데 9명꼴로 ‘우울 및 불안’(28.0%), ‘분노’(22.9%), ‘죄책감’(8.6%), ‘보복심’(7.4%), ‘남성혐오’(5.1%) ,‘수면 장애’(5.1%) 등 한 가지 이상의 심리적 문제를 호소했다. 학교에서 ‘학습부진’(35.5%), ‘무단결석’(25.0%) 등의 문제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많았다. 이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가해자가 자신의 보호 안에 있는 자녀를 성폭행한 순간 이미 그 가정은 해체된 것”이라며 “죄질이 나쁜 범죄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친권을 제한하거나 박탈하고, 피해자들을 사회가 어떻게 보호하고 양육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명숙 대한변협 ‘청소년아동사랑위원회’ 위원

    “친족 성폭력, 원스톱 지원 체계 확립”


    보건복지부 용역 보고서에 드러난 친족 성폭력 실태
    가정에서 내몰린 친족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가장 절실한 건 사회의 관심과 보호다. 피해 사실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상태에서 최대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절실하다. 지난 3월 출범한 대한변협 내 ‘청소년아동사랑위원회(이하 청아랑)’는 이를 위한 ‘원스톱(one-stop)’ 지원 센터다. 대한변협 인권위원장으로 청아랑 실무 책임을 맡은 이명숙(47) 변호사는 “피해 어린이·청소년이 여러 기관의 문을 두드리지 않고 한곳에서 법률적, 의료적,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든 단체”라고 설명했다.

    청아랑에는 이 변호사를 비롯한 다수의 변호사와 류경희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 신의진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이금형 충북경찰청 차장,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 이정희 서울시 아동복지팀장, 전흥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사업본부장 등 각계 인사가 두루 참여해 있다. 이들은 성폭력 사건이 접수되면 개별적으로 검토해 자신의 전문 분야에 관한 의견을 제시한 뒤 한 달에 두 번 오프라인에서 만나 종합 지원 대책을 확정한다.

    강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성폭력 대책의 문제로 “해바라기센터, 성폭력상담소 등 여러 형태의 기관이 존재하는데, 이들 간의 네트워크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는 지난해 ‘나영이 사건’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났다. ‘나영이’는 사건 직후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송된 병원에서 정액 채취 등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기본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재판 과정에서 직접 범죄를 입증해야 했다. 검찰도 피해자를 방문 조사하는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영이를 수사기관에 불러 진술하도록 해 또 다른 고통을 줬다. 이명숙 변호사는 “성폭력 사건을 접한 담당자가 자기 영역만 알고, 다른 분야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성폭력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면 법률적 의료적 지원 서비스 안내를 못 받는 겁니다. 해바라기센터를 방문하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수사 협조나 경제적인 지원을 구하는 게 어려워지지요. ‘청아랑’을 만든 건 각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네트워킹을 구축하기 위해서입니다.”

    ‘나영이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 전담 변호인단’을 만든 대한변협 인권위원회가 이 일을 주도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주체로 참여해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자금 1억원을 기탁했다.

    ‘청아랑’에 지원을 신청할 수 있는 대상은 성범죄(강간, 강제추행, 성희롱) 피해자 가운데 사건 발생 당시 만 20세 미만인 남녀아동 및 그 가족 등으로 이들을 보호하는 기관에서도 대신 신청할 수 있다. 그 사이 접수된 13건 가운데 12건은 친족 성폭력에 관한 것이었다. 이 변호사는 “친족 성폭력 피해의 심각성을 절감했다”며 “피해자들에게 기초생활수급자 선정 절차를 설명하고, 친권 상실 선고 등 법률적인 지원을 하며, 피해자와 어머니의 심리 상담을 하는 등 다각도의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는 임대 보증금 정도의 주거 마련비를 지원하거나, 한 달에 50만원씩 긴급 생활자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모든 상담과 치료는 무료로 제공되고, 구체적인 지원 방법은 전체 위원의 합의로 정한다. 이 때문에 ‘청아랑’에는 위원장이 없다.

    “문제는 피해자들의 경제 상황이 단기간에 나아지기 어렵다는 점이에요. 그런데 13명을 향후 1년간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청아랑의 기금이 바닥나고 있지요.”

    이 변호사는 “우리 사회의 어린이·청소년 성폭력 문제, 그중에서도 친족 성폭력 피해에 문제의식을 가진 기업·단체들이 사회복지모금회 지정 기탁을 통해 청아랑 사업에 동참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 지원신청 : 대한변협 인권과 02-3476-4000

    ● 후원문의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02-626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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