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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의 현장

絶景과 전통문화 어우러진 ‘체험형 관광도시’

전라북도 남원시

  • 글: 양영훈 여행작가 travelmaker@hanmir.com, www.travelwriters.co.kr

絶景과 전통문화 어우러진 ‘체험형 관광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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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사양길에 접어들었지만, 고려시대부터 이 지방에서 만들어온 부채 또한 전주의 합죽선과 함께 전통 부채의 대명사다. 흔히 ‘방구부채’라 불리는 남원 부채는 대나무 살에 깁(명주실로 바탕을 거칠게 짠 무늬 없는 비단)이나 종이를 붙여서 둥글게 만든 태극선인데, 일제시대에는 일본이나 만주로 수출할 정도로 번창했다고 한다. 그밖에 이 지방에서 생산되는 한지, 상, 담뱃대 등도 여전히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영세업체거나 가내수공업 방식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도는 미미한 편이다.

그래서 남원시에서는 지방자치제 실시 이전부터 고용창출효과가 높은 제조업체를 끌어들이기 위해 애써왔다. 또한 남원시 광치동과 어현동, 인월면에 4개의 농공단지를 조성하고, 어현동과 조산동, 운봉읍에는 목공예단지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노암동에 총 85억원의 투자비가 소요되는 신규농공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또한 용정동에는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는 전북직업전문학교를 유치했다.

그런데도 현재 남원시의 249개 제조업체 가운데 종업원이 100인 이상인 업체는 한국담배인삼공사 남원원료공장, 태전방적 등 4개 업체에 불과하며, 300인 이상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조업체 종사자 수가 꾸준히 증가, 2000년 2549명에서 올 상반기에는 3295명으로 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남원시에서 ‘투자유치팀’을 운영하여 유망기업의 창업과 유치,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에 힘써온 덕택이다.

국악의 聖地

그러나 극히 소량이라 하더라도 오염물질의 배출과 환경파괴가 필연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는 공업화는 전통문화와 관광의 도시인 남원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어쨌거나 아직도 남원시의 산업구조에서 광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또한 남원시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시(市) 평균치(47.2%)에 훨씬 못미치는 15.9%다. 이런 상황에 시의 재정자립도와 주민들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2차 산업의 비중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남원시의 산업구조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서비스업(49.4%)이다. 이는 제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원 시내에서 가장 흔한 게 음식점과 의류점이다. 특히 남원시 전체에 음식점이 1400여 곳에 이르는데, ‘그 많은 음식점이 어떻게 다 먹고사나’ 싶을 정도로 곳곳에 밀집해 있다. 이처럼 많은 음식점과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생업을 유지하려면 관광객을 한 사람이라도 더 유치해야 하고, 일단 찾아온 관광객들은 좀더 오랫동안 머물러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

남원의 관광자원은 풍부하다. 우리나라 최고의 명산 지리산과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강으로 꼽히는 섬진강의 품에 안긴 덕택에 천혜의 관광자원만큼은 어느 고장에도 뒤지지 않는다. 바래봉과 봉화산의 철쭉, 뱀사골과 달궁계곡의 녹음과 단풍, 만복대의 억새밭, 구룡계곡의 수많은 폭포와 소(沼) 등은 산수 좋은 남원의 대표적인 절경들이다.

남원은 전통문화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우리 고전문학의 백미인 ‘춘향전’과 ‘흥부전’의 무대일 뿐만 아니라 판소리 동편제의 탯자리도 여기에 있다. 동편제 판소리는, 여성적이고 섬세한 서편제와는 달리 남성적이고 웅장하다. 이는 높고 큰 지리산 자락에 깃들인 남원의 지리적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지리산 아래 자리잡은 운봉읍 화수리 비전마을은 가왕(歌王) 송흥록과 명창 박초월을 낳은 국악의 성지(聖地)다.

조선 순조 때 활동했던 송흥록은 특히 귀곡성(鬼哭聲)에 능했는데, 그가 ‘춘향가’ 중 옥중 장면의 귀곡성을 할 때면 갑자기 하늘에서 뇌성벽력이 치고 음산한 귀신소리가 들렸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또한 그가 기생 맹렬(孟烈)과 이별할 때 즉흥적으로 불렀다는 자탄가(自歎歌)는 진양조 가락을 갖춘 최초의 판소리였다고 한다.

송흥록의 아우인 송광록, 그리고 송광록의 아들 송우룡, 송흥록의 손자 송만갑도 당대에 내로라하는 명창으로 꼽혔다. 특히 송만갑은 약 200년의 판소리 역사에서 가장 많은 제자를 배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밖에 유성준, 김정문, 장행진, 여류명창 이화중선과 요즘 활발하게 활동하는 안숙선씨도 모두 이 고장 출신 국악인이다. 이처럼 국악의 역사와 뿌리가 든든한 남원에는 전국 유일의 국립민속국악원이 들어섰고, 지방자치단체로는 드물게 시립국악단과 시립농악단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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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양영훈 여행작가 travelmaker@hanmir.com, www.travelwriter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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