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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ership in Sports ②

주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

‘스페셜 원’ 시대 연 그라운드의 미중년 독설가

  • 하정민│동아일보 DBR 기자 dew@donga.com

주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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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슨이 떠난 이후 FC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부임한 네덜란드의 명장 루이스 반 할 역시 무리뉴의 재능을 높이 샀다. 그 덕분에 무리뉴는 30대의 젊은 나이에 명문 FC 바르셀로나의 정식 코치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영원한 라이벌이자, 현재 지도자 무리뉴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FC 바르셀로나의 주제 과르디올라 감독도 당시 이 팀에서 선수로 뛰고 있었으니 이래저래 질긴 인연이다. 반 할은 무리뉴가 포르투갈의 벤피카 리스본에게서 선임 코치직을 제의받자 “감독이라면 모를까 선임 코치라면 나와 함께 있자”고 할 정도로 그에 대한 신뢰가 깊었다.

초짜 감독, 우승 청부사가 되다

무리뉴는 2000년 9월 비로소 꿈에 그리던 감독(head coach)이 됐다. 그가 맡은 팀은 포르투갈의 축구 영웅 에우제비오가 활약했던 벤피카 리스본이었다. 하지만 회장 교체 등 클럽의 내분이 생기고 성적도 좋지 못하자 그는 단 여덟 경기만 치른 후 스스로 사임한다.

무리뉴를 세계적인 감독으로 만든 곳은 벤피카의 라이벌인 FC포르투였다. 무리뉴는 2002년 1월 성적 부진으로 감독이 경질된 FC포르투의 지휘봉을 잡았다. 남은 경기에서 15경기 11승2무2패의 성적을 기록하며 팀의 순위를 리그 3위로 끌어올렸다. 비교적 좋은 성적으로 FC포르투의 첫해를 마감한 무리뉴는 이렇게 말했다. “내년에는 FC포르투를 우승 팀으로 만들겠다.” 이때만 해도 무리뉴나 FC포르투를 주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비록 1960년대 에우제비오가 활약할 당시 월드컵에서 3위에 오른 적도 있지만 포르투갈은 언제나 유럽 축구의 변방에 불과했다. 포르투갈 리그 즉 수페르 리가의 시장 규모 자체가 빅 리그에 비해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포르투갈 리그는 유럽 빅 3 리그로 불리는 영국 EPL,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는 물론이고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 네덜란드 리그보다도 훨씬 작다. 이런 변방국의 중소 클럽을 맡은 초짜 감독을 주목하는 사람이 있을 리 만무했다.



하지만 무리뉴는 1년 만에 자신의 말을 입증했다. 2002~03 시즌 FC포르투는 포르투갈 리그와 포르투갈 FA컵에서 우승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32개 팀이 겨루는 UEFA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지 못한 나머지 팀들이 모여 우열을 가리는 UEFA컵 결승에서도 연장전 끝에 스코틀랜드의 셀틱을 물리쳤다. 공식적인 트레블은 아니지만 일종의 미니 트레블을 달성한 셈이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아니라지만 초짜 감독이 트레블을 달성하는 일은 상당한 성과임이 분명하다. 유럽 축구계 또한 무리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2003~04 시즌 무리뉴는 더 놀라운 성적을 냈다. 압도적인 기세로 포르투갈 리그 2연패를 달성한 그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해 모나코를 3-0으로 꺾고 우승했다. 포르투갈 클럽이 유럽 축구의 왕중왕전인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건 무려 17년 만이어서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당시 FC 포르투의 주전 선수들은 데코, 페레이라, 마니셰 등이었다. 물론 이들은 훌륭하고 좋은 선수였지만 호나우두나 지단처럼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이름을 알 정도의 슈퍼스타는 아니었다. 당시 포르투의 운영비 또한 맨유와 같은 빅 클럽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슈퍼스타가 즐비한 빅 리그의 빅 클럽들을 꺾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당시 FC포르투는 치밀한 수비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우승을 일궈냈다. 포르투의 우승 비결은 상대팀 미드필더진에 대한 강한 압박, 빠르고 효율적인 공격 등이었다. 이는 현대 축구가 지향하는 바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무리뉴는 첼시 시절에도 이 기조를 계속 유지했다.

“나를 다른 감독과 비교하지 말라”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세계적 명장 반열에 오른 무리뉴를 주목한 사람은 러시아 출신 석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였다. 2003년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의 첼시를 인수한 아브라모비치는 막대한 돈을 투자해 세계 최고의 감독과 선수를 원하는 대로 끌어모았다. 당시 EPL 내의 경쟁 팀인 맨유, 아스날, 리버풀 등에 비해 우승 경력이 뒤처졌던 첼시는 이런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단기간에 영국뿐 아니라 유럽을 대표하는 빅 클럽으로 성장했다.

2004년 6월 무리뉴는 연봉 420만파운드에 첼시와 계약했다. 그는 입단 기자회견에서 그 유명한 말을 남긴다. “나를 거만한 사람이라고 부르지도, 다른 감독과 비교하지도 마라. 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감독이다. 따라서 나는 내가 특별한 사람(special one)이라고 생각한다.”

무리뉴가 이 발언에 걸맞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면 단순한 입방정에 불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스페셜 원이 그의 이름과 동의어가 된 것은 그가 그만큼 뛰어난 성과를 이룩했기 때문이다. 무리뉴는 부임하자마자 첼시를 2년 연속 EPL 리그 우승 팀으로 만들었다. 무리뉴가 오기 전 첼시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맨유나 아르센 벵거 감독의 아스널보다 한 단계 낮은 팀으로 취급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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