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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취재

광복 직후 일제 학살로 1000여 명 희생

중국 하이난도 천인坑의 조선 원혼

  • 권영해 | 前 국방부 장관, 대한민국건국회장 kwonyounghae@gmail.com

광복 직후 일제 학살로 1000여 명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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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전에도 1000여 명 사망

광복 직후 일제 학살로 1000여 명 희생
그렇게 차출해서 끌고 간 인원은 2000여 명이었다. 그중 절반 남짓한 1000여 명은 힘든 노역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하고 1000여 명이 해방된 8월 15일 생존해 있었다. 그러나 일제는 패전한 사실을 숨기고 잔혹한 방법으로 이들을 학살했다. 해방을 맞이하기 전에 이미 1000여 명이 죽은 것은 이들이 인간으로서 견디기 힘든 조건에서 노역했음을 보여준다.

하이난도로 끌려간 2000여 명의 조선인이 모두 불귀의 객이 된 것은 일제가 반(反)인륜적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뜻이 된다. 전염병이 돌았으면 구제해야지 왜 죽음으로 몰아넣는가. 국제법상으로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중범죄이니 반드시 사건 진상을 규명해 응징해야 한다.

하이난도의 중국인들은 해방의 순간에 희생된 조선인 1000여 명이 묻혀 있는 곳을 ‘천인갱(千人坑)’으로 부른다. 강제로 끌려온 조선인들이 그곳에서 집단으로 사망한 것을 사실로 보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은 우리 국민 대부분이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여러 시민 단체가 탄원했지만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나도 이 사실을 모르다가 2013년, 이승복 소년 사건을 왜곡하고 유가족들을 폄훼한 무리들과 싸워 바로잡은 영관장교연합회의 권오강 회장을 만나 알게 되었다.



그리고 관련 자료들을 접하면서 놀라움과 울분을 누를 수 없어 지금까지 2회에 걸쳐 현장을 탐방했다. 지금 하이난도 당국은 천인갱 부근을 개발하려고 한다. 한 맺힌 천인갱이 사라질 지경에 처한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우리 정부는 독립운동을 하다 해외에서 순국한 열사의 유해는 단 한 구일지라도 대대적인 송환 작업을 통해 모셔오고 있다. 강제 징용된 사할린 동포들도 유가족들이 유해 송환을 원하면 막대한 정부 예산을 들여 수습한다.

그러나 하이난도에서 절명한 이들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이에 나는 사단법인 대한민국건국회 회원들과 함께 천인갱 원혼들의 영전 에 ‘조국이 독립’했고 ‘대한민국이 건국’했음을 고하고, 하이난도 당국에는 천인갱 부근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전에 현장에서 수습된 유골을 보존해주고 찾지 못한 유골도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러나 우리의 힘만으로는 미약하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라 정부와 여러 단체가 갖가지 경축행사를 계획해 추진한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자랑하며 춤추고 노래하는 크고 화려한 축제를 벌일 것이다. 그러나 불과 70여 년 전에 나라가 지켜주지 못했기에 이역만리 타국으로 끌려가 힘든 노역을 하다 학살당하고 암매장된 동포 1000여 명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노역을 하다 광복 전에 숨진 이도 1000여 명에 달한다.

경제대국이 된 지금 우리는 그들의 유해를 수습하고 조국이 빛나게 발전했음을 알려야 하는 것이 아닐까.

선조의 고통 되새겨야

식민지에서 놓여난 것을 ‘해방’이라고 하지 않고, 주권을 되찾았다고 하여 ‘광복’으로 부르면 우리의 자존심이 좀 더 지켜지는 걸까. 진정한 광복은 대한민국의 주권이 새로운 건국과 함께 굳건히 선 것을 의미함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면 해방의 기쁨을 축제로만 즐길 것이 아니라 압제의 시절 희생된 선조의 고통을 기억해야 한다. 선조의 희생과 주권의 귀함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신동아 2015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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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해 | 前 국방부 장관, 대한민국건국회장 kwonyoungha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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