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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은 특급 싱크탱크?

‘MJ노믹스’ 만드는 사람들

  • 글: 김기영 hades@donga.com

현대경제연구원은 특급 싱크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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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절반 값 공급, 2층 고속도로 건설, 금융실명제 즉각 실시, 30~40대 여성장관 기용…. 92년 대선에서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였던 정주영의 공약들이다. 정몽준은 어떤 공약으로 아버지의 ‘명성’을 이을까. ‘MJ노믹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현대경제연구원은 특급 싱크탱크?

정몽준 의원의 가장 큰 재산은 ‘월드컵 성공개최의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다.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가진 것이 많은 정치인이다. 단지 재력(財力)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정의원 주변에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정의원에게는 사람이 없다. 사람은 많지만 그가 마음을 터놓고 상의하고 일을 맡기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뜻이다.

정의원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그 이유를 이렇게 꼽는다. “낯을 너무 가린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함께 지낸 사람이 아니면, 더구나 생소한 인물에게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사람을 뽑을 때도 대단히 신중하다.

정의원은 비서진 한 명을 뽑을 때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 몇 달씩 결정을 미루기도 한다. 사실상 채용결정이 나도 출근 날짜를 정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 사이 정의원과 친한 인사들이 채용 예정자를 만난다. 이런 식으로 아는 사람을 통해 채용 예정자를 만나보게 하고 그들의 평가를 들어본다는 것. 그렇게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채용 예정자는 정의원으로부터 “식사나 같이하자”는 연락을 받는다. 괜찮은 식당에서 단둘이 만난다. 그 자리에서 비로소 정의원은 “같이 일해보자”며 출근 날짜를 통보한다.

비서진 한 명을 뽑을 때도 여러 사람을 통해 선을 보게 하고 최종적으로 자신이 직접 만나 식사를 하는 신중함. 정의원의 신당창당 작업이 더딘 것도 이런 신중함과 낯가림 때문이다.

낯가림 심한 정몽준

사람에 대한 신중함과 낯가림은 공식적인 관계보다 비공식적인 관계를 선호하는 성향을 낳기도 한다. 정의원의 경우에도 그렇다. 신당창당과 동시에 대통령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정의원이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는 두 가지다. 신당을 함께 할 사람을 모아야 하고,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강정책과 대선공약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하자면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한다. 한두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고 조직원이 총동원돼 매달려도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정몽준 의원이 신당창당 선언을 할 때 정가에선 앞날이 순탄치 않으리라는 예상을 했었다. 이런 어려움에 더해 정의원의 신중함이 일의 진행에 적지 않은 장애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의원 측근 그룹과 영입인사 사이의 갈등으로 일부 인사가 신당행을 포기하는 등 창당작업이 시작부터 삐그덕거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이런 혼란 속에 과연 정몽준 의원만의 차별화된 집권공약, 이른바 ‘MJ노믹스’는 가능할 것인가. 9월17일 대선출마선언을 하면서 정의원은 집권공약을 이렇게 소개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결국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교육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늘리겠습니다. 교육이야말로 우리나라의 희망 아니겠습니까?”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선언한 뒤 정의원은 “외교, 안보, 경제, 농어업, 문화, 사회, 여성, 환경 등 각 분야에 포부와 비전을 갖고 있지만 구체적 생각들은 정치개혁방안과 함께 신당이 창당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정의원이 제시한 일정대로라면 MJ노믹스는 신당창당과 함께 공개돼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쯤 신당추진위 정책팀에서 정강정책과 대선공약 수립 작업을 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정의원의 대선공약과 정책은 신당추진위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듯하다. 체계를 갖춘 조직이 아닌, 정의원과 개인적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당추진위의 한 관계자는 “여러 곳에서 나누어 정책수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당추진위 정책팀은 이렇게 각각의 분야에서 진행하는 작업을 총괄한다”며 “현재로는 정책이 완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알려진 정책책임자는 정의원의 손위 처남인 김민녕 한국외국어대 교수(경제학)다. 김교수는 정의원의 정책자문역으로 시내에 사무실을 두고 지식인들을 관리하고 있다.

김교수는 “어디까지나 자원봉사 차원에서 돕는 것이다. 사무실이나 인원 등은 정책이 완성돼 당으로 넘길 때까지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다”며 언론의 관심에 부담스러워했다.

이밖에 정의원이 직접 챙기는 대학교수 30여 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이 꾸려졌지만 신당 창당까지는 참여자를 밝힐 수 없다는 것이 신당추진위측 말이다. 하지만 신당 주변에서는 평소 정의원과 부부동반 식사를 하며 돈독하게 지내온 이홍구 전 국무총리를 비롯, 구본호 전 KDI원장, 임기영 한국외국어대 교수와 외교 및 행정 경험이 풍부한 학계의 K, H, O, P씨 등이 정의원의 자문에 응하며 정책수립에 도움을 주는 지식인 그룹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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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기영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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