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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OAA 야간 위성사진으로 분석한 북한의 경제상황

MB정부 이후 불빛 26% 급감…1992년 이래 최악, ‘고난의 행군’보다 어렵다'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美 NOAA 야간 위성사진으로 분석한 북한의 경제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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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변동

‘신동아’는 NOAA 측의 협조를 얻어 1992년부터 2009년까지 축적된 야간 위성사진 자료 가운데 북한 부분만을 따로 추출해 제공받았다. 일기가 좋지 않아 불빛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를 뺀 200~300장의 사진을 합성해 연도별로 정리해놓은 데이터다. 한 해에 두 개 이상의 위성이 촬영을 진행한 경우에는 평균치를 적용하고, 달이나 별이 호수나 강에 반사돼 촬영된 경우는 디지털 작업으로 제외하는 등 매우 정교한 과정을 거친 결과물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합성본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불빛 픽셀의 숫자를 확인한 뒤 여기에 63단계의 밝기별 가중치를 곱한 다음, 이를 모두 합하면 북한 영토 안에서 인공조명의 숫자가 매년 어떻게 증감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NOAA 측이 SOL(Sum of Lights)이라고 부르는 이 수치가 북한 경제의 실상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추출된 북한의 SOL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일단 그 숫자가 매우 적다는 점이다. 3만~5만대에 불과한 수치는 170만~270만에 달하는 남한 SOL의 2% 내외에 불과하다. 육안으로 비교해보면 남한이 온통 빛으로 뒤덮여 있는 데 비해 북한은 몇몇 대도시를 빼고는 밝은 픽셀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 럼스펠드 전 장관이 집무실에 붙여놓았다는 사진이 ‘흑과 백’의 대조를 통해 남북의 경제격차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었던 이유다.

북한 측 수치를 시기 순으로 늘어놓고 살펴보면 또 다른 특징이 눈에 들어온다. SOL의 변동폭이 매우 심하다는 사실이다. 총 18년치 데이터 가운데 최저치가 최고치의 60%에 불과할 정도로 편차가 크고, 그나마 일관된 상승 혹은 하락세가 아니라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는 형태다.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최근까지 북한의 불안정한 경제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러한 급등락은 다른 나라의 SOL 데이터에서는 유사한 사례를 찾기 쉽지 않을 정도로 특이한 패턴이다. NOAA의 크리스토퍼 엘빗지 박사는 ‘신동아’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케냐, 방글라데시, 미얀마, 브룬디 정도만이 북한처럼 극심한 변화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제부터는 1992년부터 2009년까지의 수치를 하나하나 살펴보자. 사회주의권이 붕괴된 직후였던 1992년 3만5550 수준이었던 수치는 90년대 중반 최고 5만6000을 넘어서는 등 등락이 반복되는 가운데서도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구 소련과의 경제단절 이후 중국으로부터의 경제지원이 막 개시되던 시기와 대체적으로 일치하는 부분.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북한의 대량기근사태, 이른바 ‘고난의 행군’이 정점에 이르렀던 1997년 기록적인 하락세를 나타낸다. 96년의 SOL에 비해 20% 이상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1997년부터 매년 3억달러에 달하는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어지면서 98년 SOL은 5만 수준으로 회복됐고, 2000년대 들어서는 4만5000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 꾸준히 유지됐던 남북 경제교류와의 상관관계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2002년 이후 4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한 수치는 북한이 이른바 7·1 경제관리개선조치로 주민들의 사적인 시장경제활동을 상당부분 허용하고 대외개방 방안을 모색하던 시점과 맞아떨어진다. 증가세가 멈추고 4만 수준으로 급락한 2005년이 7·1조치의 주요 정책이 후퇴하고 배급제가 부활했던 해였다는 것도 공교롭다.

美 NOAA 야간 위성사진으로 분석한 북한의 경제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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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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