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세태리포트

동거·섹팅·묻지마MT-캠퍼스는 지금 섹스혁명중

  • 박은경 < 자유기고가 >

동거·섹팅·묻지마MT-캠퍼스는 지금 섹스혁명중

1/12
  • 많은 대학생들이 동거의 장점으로 방세·교통비·생활비·유흥비 절감을 내세운다. 동거유형에는 ‘동침형’ ‘위장형’ ‘예비부부 연습형’ ‘오픈형’ 등이 있다. MT장소에 도착하자마자 방을 따로 잡아놓는 커플도 쉽게 눈에 띈다.
지난해 봄 여자 기숙사 쓰레기통에서 아기 시체가 발견됐다. 낳자마자 검은 비닐봉투에 담아서 버린 걸 청소부가 발견했다. 새벽에 기숙사에선 신음소리까지 들렸다. 5××호 방 애들이 비닐봉투에 싸서 버렸다고 들었다.”

대학생 성의식과 성문화 실태를 취재하기 위해 만난 지방대학 출신 김재호(가명·24)씨는 남녀 기숙사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다 뜻밖의 충격적 사실을 털어놓았다. 대학 캠퍼스 내 여학생 기숙사에서 벌어진 ‘영아유기’ 사건. 만약 김씨 말이 사실이라면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을 범죄 행위다.

하지만 남녀 기숙사를 둘러싸고 학교마다 갖가지 소문이 그럴 듯하게 꾸며져 나도는 경우가 많아 김씨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려웠다. 얘기 끝에 그가 덧붙인 “아마 신문에는 나지 않았을 걸요”라는 말은 ‘소문’에 불과할 가능성을 더욱 짙게 했다.

‘설마 대학 기숙사 안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반신반의하면서 사실 확인을 위해 김씨가 다녔던 강원도 모대학 관할 파출소를 찾은 것은 지난 1월24일 오후 2시20분경. 그 시각 파출소를 지키고 있던 강모 순경은 “사건이 해결된 걸로 안다. 아이는 살아 있어서 입양기관으로 보내졌고, 범인인 여대생은 입건됐다고 들었다”며 사건 실체를 확인해주었다. 그러나 제보자 김씨의 말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아이의 생사(生死) 부분에서 말이 엇갈린 것. 이 부분에 대해 재차 확인하자 “자세한 내막은 사건 담당자가 아니어서 모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목 졸라 살해 후 쓰레기통에


같은 날 오후 8시30분경 다시 파출소를 찾았을 때 마침 당시 사건 담당자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사건 발생 후 7개월이 지나 어렵게 찾아낸 ‘사건접수일지’에는 앞서 강순경이 말한 것과 차이 나는 사실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2000년 6월14일 오전 10시 반경, ××대학 교내 쓰레기 소각장에서 여아사체 발견. 외관상 상처가 없고 탯줄 및 사체 전체에 마르지 않은 핏자국 발견. ××의료원 영안실 안치.’ 사건이 파출소에 접수된 시각은 같은 날 오전 11시 반이었고, ‘청소부가 쓰레기소각장에서 최초 발견’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담당자는 “검정색 비닐봉투 안에 아기 사체와 함께 피 묻은 화장지가 들어 있었다. 사건을 접수한 뒤 곧바로 관할 경찰서에 넘겼기 때문에 그후 수사 진척 상황은 알지 못한다. 관할 경찰서에 확인해 보라”고 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관할경찰서 형사반 소속 강모 형사로부터 좀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초로 영아사체가 든 비닐봉투가 발견된 곳은 여학생 기숙사 5층 세면실 휴지통이었다. 기숙사를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무심코 소각장에 버렸는데 쓰레기소각장 청소부에 의해 사체가 확인됐다. 파출소에 신고가 들어왔을 때 아이는 이미 죽어있었다. 나중에 사인은 질식사로 판명됐다. 아기를 낳자마자 목 졸라 죽였던 것이다.”

강형사는 “수사 착수 시점이 하필 중간고사가 끝난 직후라 학생들이 학교와 기숙사를 거의 빠져나간 상황이었다. 그래서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고, 아직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사건은 영아사체에서 발견된 혈액을 유전자 감식한 결과만 확보해둔 채로 미궁에 빠진 상태다.

“용의자는 내부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숙사 층마다 학생 생활을 체크하는 방장이 두 명씩이나 있고, 사감이 학생들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매일 밤 일정한 시각이면 기숙사 문을 잠그기 때문에 밤 늦게 외부인이 몰래 기숙사에 침입해 아이를 낳고 빠져나간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강형사는 “여자아이가 얼굴이 희고 예뻤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남자(혹은 남학생)와의 성관계 끝에 임신한 여대생이 10개월 동안 기숙사 어느 누구에게도 임신사실을 들키지 않은 채 생활하다 아무도 몰래 기숙사 내 특정 공간에서 아기를 낳은 뒤 곧바로 목을 졸라 살해하고 비닐봉투에 담아 휴지통에 버린 ‘영아살해유기’ 사건으로 요약된다.

이 일로 학교가 발칵 뒤집히고, 경찰이 범인을 쫓고 있는 지금까지 진범인 여학생(혹은 여자)은 어디서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아이 아버지는 자신의 아이가 살해되어 버려진 사실을 알고 있을까. 자신이 낳은 아이를 살해한 여학생은 얼마만큼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을까. 자신이 저지른 일이 ‘살인행위’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을까. 취재를 끝내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여러가지 생각으로 복잡해진 머릿속은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위와 유사한 또다른 사건이 1999년 지방 S대학 기숙사에서 발생했다. 이때 숨진 영아는 남아로 기숙사 화장실에서 분만, 쓰레기통에 버려졌으며 범인은 여대생 안모(당시 20세)씨로 밝혀졌다. 이듬해 춘천에서는 생후 3일된 아기가 버려진 채 발견됐는데 경찰 추적 결과 아기 부모는 남녀 대학생인 것으로 드러났다.
1/12
박은경 < 자유기고가 >
목록 닫기

동거·섹팅·묻지마MT-캠퍼스는 지금 섹스혁명중

댓글 창 닫기

2018/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