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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SK ‘글로벌 인재’ 쟁탈전

  • 글: 김수현 이데일리 기자 shkim2@edaily.co.kr

삼성·LG·SK ‘글로벌 인재’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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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그룹 인재 확보 경쟁에 불이 붙었다. 주 타깃은 미국 유수 대학의 MBA와 연구개발 핵심 인력. 그룹마다 해외채용 투어는 물론 2년, 3년 앞을 기약하는 장기관리 방식으로 부가가치 높은 인재를 ‘입도선매’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국경·인종·성별을 넘어선 인재 쟁탈전의 안과 밖.
지난 2월, 중국에 동반 출장을 다녀온 LG그룹 전자부문 임원과 노동조합 간부들은 이색적인 합의문을 발표했다. ‘노경(노사) R&D 인센티브제’ 도입. 회사측이 목표달성 성과급으로 노조원들에게 지급하는 돈 중 일부를 적립, 연구개발담당 인력을 위한 일종의 인센티브 격려금으로 내놓는다는 계획이었다.

노조가 연구개발 인력에게 인센티브를 준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사건’이다. 그런데 그 배경이 재미있다. LG전자의 한만진 인사·노경 담당 상무의 설명이다.

“노사의 중국출장 일정 중 중국 최대전자업체인 하이얼 생산라인 투어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전자업계를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는 중국의 경쟁력을 직접 살피기 위해서였지요. 라인에 들어서자 한쪽 편에 세운 커다란 보드가 눈에 들어왔어요. 5명의 라인책임자 사진 밑에 여러 표정의 얼굴그림판이 붙어 있고, 그 아래엔 각 라인 작업자들의 생산성·품질완성도·근태 등을 평가한 그래프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얼굴그림판에는 라인 작업자들의 실적 그래프에 따라 웃거나 찡그리는, 아니면 우는 얼굴이 부착돼 있었다.

“중국 근로자 임금이 우리의 15%, 생산성은 85% 수준인 걸로 파악하고 있었는데, 원가경쟁에서 훨씬 유리한 중국이 생산성 향상에도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에 등골이 오싹하더군요”

충격을 받기는 노조간부들도 마찬가지였다. 경영자 입장에선 생산성 높고 비용 적게 드는 중국으로 생산라인을 이전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터. 그렇다면 국내 근로자들은 언젠가 고용불안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중국에 대응하려면 첨단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내는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러자면 연구개발 분야에서 우수 인력을 많이 확보해야 하죠. 그에 생각이 미치자 노조가 적극적으로 나선 겁니다. 노경 R&D인센티브는 고용안정과 회사발전이라는 노사간 윈윈 전략 차원에서 탄생한 작품입니다”

LG전자는 지난해 516억원의 성과급 재원을 마련, 이중 6억원을 지난 5월 R&D인센티브로 연구개발인력들에게 지급했다. LG전자의 노경 인센티브제는 회사 안팎으로부터 ‘연구개발 인재를 중시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널리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많은 연봉 줄 인재 데려오라”

지금 삼성·LG·SK 등 대기업들은 새 시장 선점을 위해 격렬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제품이나 시장점유율 다툼이 아니다. 이른바 ‘인재전쟁’이다. 해외유명대학의 MBA부터 연구개발인력, 글로벌 마케팅 인재에 이르기까지, 다른 기업보다 먼저 핵심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혈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LG전자처럼 노사화합을 인재 확보·지원·육성으로까지 승화시킨 기업이 있는가 하면, SK텔레콤처럼 사장이 사내 인재개발연구원의 원장을 맡고 있는 경우도 있다. 삼성그룹은 CEO 평가에 인재확보 실적을 일정비율 반영한다. 영입한 인재가 조기에 회사를 그만둘 경우 최고경영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인력관리책임제도 추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CJ그룹(제일제당그룹)의 경우 이재현 회장이 경영전략회의에서 CEO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인재를 구해오라고 지시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론 기업들이 인재확보에 적극 나선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2~3년 글로벌 무한경쟁의 물결이 급속도로 밀려들면서 고급인재를 확보하려는 기업간 전쟁은 재계에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업의 인사담당 임원들은 “핵심인재에 대한 연봉, 주거지원 등에는 사실상 ‘상한’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우수인재 확보야말로 미래사업을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인만큼 아까울 것이 없다는 투다. 이제 해외에서 스카우트한 임원급 경력자에게 월세 1000만원이 넘는 고급주택을 제공하는 것은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 인사팀 안승준 상무는 “제품 생산비용을 줄여 가격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갔다.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혁신제품을 내놓은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최후 승자가 된다. 핵심인재 확보는 승리의 보증수표나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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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수현 이데일리 기자 shkim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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