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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 마지막 날

우기 마지막 날

우기 마지막 날


우기가 끝나가고 있다

낮에는 무너진 길을 다시 쌓고

진흙 구덩이에 들어가 끊어진 배수관을 이었다

구름은 길게 띠를 이룬 채

우기의 마지막 날을 덮고 있다

구름 너머로 늦게 얼굴을 내민

저녁 해를 향해 서서

다알리아가 젖은 몸을 말리고 있다

구름의 가장자리 곡선을 황금빛으로 칠하면서

햇살의 부채들을 한꺼번에 수십 개씩 펼치며

저녁 해는 구름을 헤쳐 나오고 있다

새들도 습기의 날개를 반짝반짝 털며

우기가 가고 있는 걸 지상에 알리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건기 또한 만만치 않으리라

호락호락한 날들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활을 다듬는 저 햇살들이 오늘은 반갑지만

남은 불볕의 날들이 내내 기쁨으로 오진 않으리라

단 하루도 간단하게 오는 날 없으리라

신동아 2004년 9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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