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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행

산비탈을 가득 채운 계단식 집 그리고 꿈과 낭만

‘한국의 산토리니’ 부산 태극도마을

  • 윤희각│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toto@donga.com

산비탈을 가득 채운 계단식 집 그리고 꿈과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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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6·25전쟁 이후 태극도 신자들이 집단촌을 이룬 게 마을의 기원
  • ● 최근 문화예술촌으로 탈바꿈한 뒤 관광지로 큰 인기
  • ● ‘꿈꾸는 부산의 마추픽추’ 사업에서 산복도로 르네상스로
  • ● 옥상 전망대 ‘하늘마루’에선 부산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 ● 주민들이 만든 주민들을 위한 책 발간
산비탈을 가득 채운 계단식 집 그리고 꿈과 낭만

독특한 계단식 구조를 가진 감천동 일대 전경.

부산 사하구 감천동 옥녀봉과 천마산 사이 비탈을 따라 형형색색 페인트칠을 한 사격형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산등성이를 가득 채운 집 모양이 그리스 관광도시 산토리니를 닮았다고 해서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리기도 한다.

지붕 낮은 집들은 마치 실력 있는 건축가가 오랜 세월 장난감 블록을 공들여 쌓아 만들어놓은 듯하다. 지붕 옥상에는 파란, 노란, 분홍색 원통형 물탱크가 어우러져 있다. 그래서 ‘레고 마을’로 부르는 사람도 많다.

산등성이를 타고 집들이 계단식으로 질서정연하게 들어서 마을을 이룬 정경을 보고 잉카 유적에 빗대 ‘한국의 마추픽추’라고 부르기도 한다. 문화예술 공간이 많아 현재 이 마을을 부르는 공식 명칭은 감천문화마을(http://cafe.naver.com/ gamcheon2)이다.

6·25전쟁 이후 1955년부터 태극도 신도들이 판잣집 1000여 가구를 지어 옮겨오면서 ‘태극도마을’로 불리기도 한다. 당시 신도들은 ‘앞집이 뒷집 햇빛을 가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 아래 계단식 마을을 만들어 계획적으로 도시를 조성했다.

계단식 산동네가 50여 년 세월을 거쳐 그대로 보존되면서 이 독특한 마을 풍경은 사진작가와 관광객, 예술가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있다.

다닥다닥 붙은 계단식 마을이 부산 관광지로

감천문화마을은 요즘 관광지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6·25전쟁 이후 수천 명이 피란 와 정착한 이 산동네는 다양한 집이 산자락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 있다. 실핏줄처럼 뒤엉킨 좁은 골목도 이색적이다.

이 마을이 최근 문화예술촌으로 탈바꿈했다. 어느 골목으로 들어가도 출구가 나오는 사통팔달로(四通八達路)는 신기할 정도. 2010년에는 ‘미로미로 골목길 가꾸기 사업’이 문화체육관광부 관광협력사업으로 선정됐다.

부산시와 사하구 등은 부산 작가 10명을 참여시켜 빈집 5곳을 평화의 집, 빛의 집, 어둠의 집, 사진갤러리, 북카페 등 테마별 예술공간으로 꾸몄다. 골목길 곳곳에는 벽화와 예술작품을 설치했다. 골목이 끝나는 곳에 감천동과 감천항, 북항 등 부산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옥상 전망대인 ‘하늘마루’를 조성했다.

관광객과 작가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했다. 창고와 공중화장실로 방치됐던 사하구종합사회복지관 앞 공터에는 그늘막과 화단을 만들고 의자를 놓았다. 이곳에 주민들이 직접 만든 예술작품을 설치해 문화마당으로 새로 단장했다. 제주 올레길처럼 방문 스탬프를 찍을 수 있고 기념엽서도 보낼 수 있다.

이곳은 한국 일본 태국 3개국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 ‘카멜리아’와 ‘슈퍼스타 감사용’, 일본 영화 ‘히어로’ 등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2011 유네스코 국제 청소년 워크캠프’도 이 마을에서 진행됐다. 이 캠프는 부산시가 산복도로의 역사·문화적 보존 가치를 재발견하고 국내외에 널리 알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준비 단계다. 청소년 워크캠프는 3, 4년 동안 이곳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전국 각지에서 마을 벤치마킹도 잇따르고 있다. 2010년 3월부터 최근까지 이 마을을 방문한 외부 손님이 68만 명에 달한다. 전북 전주 평생학습센터, 하나투어, 일본 규슈산업대, 중국 둥지대 관계자,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마을 운영 실태를 배우기 위해 방문했다.

2010년 세계적 건축가 디오니시오 곤잘레스는 이곳을 “부산의 대표적인 서민 주거 공간으로 경관이 빼어난 곳”이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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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각│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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