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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재단법인 행복세상 이사장

좋아하는 사람들과 행복세상 만들기

김성호 재단법인 행복세상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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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재단법인 행복세상 이사장

김성호
●1950년 경남 남해 출생
●부산 브니엘고, 고려대 법대, 건국대 법학박사
●서울지검 특수부장, 국가청렴위원회 상임위원
●법무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요즈음 ‘남자의 자격’이라는 재미있는 TV 예능프로그램이 있다. 30대 중반의 청년층에서 50대의 장년층 남자 연예인들이 나와 이런저런 미션을 해나가는 프로그램인데 폭넓은 연령대의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록 ‘방송’을 통해서지만, 한 가지씩 무언가를 이뤄나가는 그들이 부럽다. ‘남자의 자격’은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를 부제로 하고 있다. 이 글의 소재가 될 버킷 리스트도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이니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하겠다.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이루고자 했으나 이루지 못한 것들이 안타깝고,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것들이 아쉽다. 시간은 나이의 무게만큼 점점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니 가는 시간이 야속할 따름이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룰 때 인간은 행복을 느낀다.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고 그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나가는 것. 그것이 버킷 리스트를 만들고 실천하는 진정한 이유일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있다. 물질적 풍요, 정신적 안정, 명예, 사회적 성공, 건강, 원만한 인간관계, 그러나 이런 것들을 다 가지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많이 가질수록 가지고 싶은 것도 빠르게 늘어난다. 인간이 완전하게 행복하기 어려운 이유다.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나는 항상 다음의 세 가지를 이야기한다.

첫째, 즐겁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온전히 몰입하라.

둘째, 행복은 마음에 달려 있다. 마음을 비우면 행복이 찾아온다.

셋째. 나누고 배려하라. 행복은 나눌수록 커진다.

몰입은 목표를 뚜렷하게 만든다. 자신이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일을 사랑하게 된다. 애플(Apple) 사의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대학을 중퇴했고, 후에 이를 자신이 내린 가장 탁월한 결정이라 자평했다. 목표가 뚜렷해지면, 그 일에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그 무엇인가에 빠져 완전히 몰입하는 순간 비로소 인간은 환희를 경험하게 된다. 자신의 일에 미쳐 몰두하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다. 어떤 여론조사에서 여성들에게 남자가 가장 멋있게 보일 때를 물었더니 답변 중 하나가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볼 때’라고 하지 않았던가.

검사 시절 나는 미친 듯이 일했다. 스스로 내 실력을 입증해 보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기에 절대로 실수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남보다 몇 배는 더 일했다. 집에 못 들어가는 건 흔한 일이었다. 치열하게 일한 덕에 초임시절부터 특별수사부에 발탁되었다.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차출되어 성과를 거두었고, 인정도 받았다. 종종 밤이 새는 줄 모르고 일에 몰두했다가 어스름하게 여명이 밝아오면 묘한 쾌감이 느껴졌다.

행복이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한없이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불행은 지나친 욕심과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비롯되기 마련이다.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다.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갈구하기보다,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만족하면 행복해진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다. 마음을 비우면 스트레스가 없어지고,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된다. 건강도 좋아지고, 영혼이 맑은 사람으로 다른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며 좋은 유대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성공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버릴 때 비로소 채울 수 있다.

행복해지기 위한 마지막 관건(關鍵)은 나눔이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내가 누군가보다 무언가를 더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록펠러는 냉혹한 독점자본가라는 이유로 가장 혐오스러운 인물로 지목된 적이 있었다. 그는 55세 때 불치병으로 1년 이상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았다. 마지막 검진을 받는 날 같은 병원에서 돈이 없어 입원을 거절당한 한 소녀를 돕고 난 뒤 ‘이렇게 행복한 삶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실토하고 기부의 길로 들어섰다. 자선가로 놀라운 변신을 한 것이다. 그는 이후 44년을 더 살았으며 그가 설립한 록펠러 재단의 장학생 1만여 명 중 60명이 노벨상을 받는 위대한 일을 해냈다.

다시 생각해보면 나누고 베풀고 봉사하는 일은 자신의 기쁨을 위한 것이다. 우리는 흔히 ‘나는 가진 게 없어 남을 도와줄 수 없다’고 변명하며 나누는 일을 남의 일쯤으로 방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물이 마른 연못에 사는 물고기에게는 넘치는 강물이 아니라 한 동이의 물이 필요하듯이 한 끼의 밥, 한 번의 미소, 한 마디의 위로도 어려운 사람에게는 큰 힘이 되는 법이다. 웃는 자와 함께 웃고, 우는 자와 함께 우는 사람들, 이런 휴머니스트가 많아진다면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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