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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기자의 Face to Face 27

노무현의 후계자 문재인

“박근혜가 대통령 되면 민주주의 후퇴한다”

  • 조성식 기자│mairso2@donga.com

노무현의 후계자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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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참여정부, 국민의 마음과 함께 가는 데 소홀한 면 있었다
  • ● 이명박 정부는 우리 역사에서 완전히 일탈한 정부
  • ● 가난 때문에 잃은 것 많지만 강해지고 건강한 가치관 갖게 돼
  • ● 출산과 보육 지원이 가장 시급한 복지과제
  • ● 군대는 누구나 가게 하는 대신 복무기간 줄여야
  • ● 박근혜 인기는 신뢰성, 일관성, 진정성 인정받기 때문
  • ● 민주주의 철학 없고 서민생활 모르는 게 박근혜 한계
  • ● 노무현의 대결주의적 리더십 스타일 벗어나겠다
노무현의 후계자 문재인

●1952년 경남 거제 출생
●경남고, 경희대 법대 졸업
●1980년 사법시험 합격
●1982년 변호사 개업
●1987년 부산 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
●1995년 법무법인 부산 설립
●2003~2007년 청와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
●현 노무현재단 이사장

서울-부산 무정차 KTX는 바람처럼 빨랐다. 2시간10분 만에 닿는 가까운 거리건만 그와의 심리적 거리는 멀게 느껴졌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질문지를 펴놓고 끼적거린다. 전직 대통령의 자살, 국가지도자의 품격, 진보의 역량과 한계, 저항과 벽…. 그의 자서전 ‘운명’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먼 길 떠날 채비를 마친 모양이다. 통화 속 그의 목소리는 선명했다. 공손하고 차분한 말투에서 결연한 의지가 느껴진다. 떠남은 인간의 숙명이라지만 그가 올라탄 운명의 기차는 어디로 달려가는 걸까.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급부상한 문재인(59) 변호사는 의도적으로 서울과 거리를 두고 있다. 발걸음이 바빠진 요즘 일주일에 한두 번 서울에 올라가지만 인터뷰 장소만큼은 부산을 고집하는 편이다. 그의 사무실은 법원·검찰청 맞은편에 있다. 부산법조타운이라는 이 고층 건물 안내판에는 변호사 이름이 수두룩하다. 그는 인근 양산의 시골마을에 산다. 사무실까지 자동차로 50분 걸린다. 불편하지만 전원생활이 좋아서라고 한다. 서울 사람인 부인도 그런대로 적응하고 사는 모양이다. 서울시립합창단에서 활동했던 부인은 결혼 후 부산으로 내려오면서 성악을 그만두었다. 자식들을 출가시킨 부부는 그곳에서 손바닥만한 텃밭을 가꾸며 상추, 고추, 부추, 고구마, 방울토마토를 수확한다.

사람들의 눈과 귀는 그가 과연 내년 대선에 나설지에 쏠려 있다. 그간의 언론 인터뷰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재를 알면 미래가 보이고, 과거를 알면 현재가 보인다. 이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그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그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인터뷰 자리에 재단법인 아름다운봉하 사무국장인 김경수 전 청와대 비서관이 동석했다. 2009년 5월23일 새벽 문 변호사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고를 전화로 알린 사람이다. 문 변호사는 현재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이것이 그의 운명이다. 노무현을 빼놓고는 그의 삶을 온전히 설명하기 힘들다. 노무현은 그의 선배이자 동지이자 동반자였다. 내 머릿속에서 두 사람은 이란성 쌍둥이처럼 오버랩된다. 그를 인터뷰하는 것은 어쩌면 죽은 노무현을 인터뷰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에 대한 평가와 노무현에 대한 평가는 커다란 교집합을 형성한다. 그의 삶에 가장 큰 충격을 안긴 사건,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박연차 게이트 얘기부터 꺼냈다.

박연차-노무현의 통화기록

▼ 노 전 대통령 사건에 증거가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언론을 통해 반격했다. 증거가 충분하다고.

“권(양숙) 여사님이 정상문 비서관 통해 박연차 회장한테 돈을 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핵심은 대통령께서 박 회장한테 부탁해서 받게 된 거냐, 또는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다. 그 점에 대해 증거가 없다는 거다. 박 회장과 노 대통령 말이 다르다. 그런데 박 회장 말이 맞다고 인정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는 거다.”

▼ 뒷받침되는 증거가 없다는 얘긴가.

“단적인 예로, 박연차 회장의 주장은 통화내용이다. 노 대통령이 전화로 (자신에게 그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우리 쪽에선 그런 통화 사실이 없다는 거고. 그러면 통화내용은 차치하고라도 통화 사실만큼은 증명돼야 하지 않나. 통화기록은 남게 돼 있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하는 내 말은 계속되는 그의 말에 묻혔다.

“박 회장이 사용한 전화들은 뻔하지 않나. 다 뒤져보면 통화 사실이 나오게 돼 있다. 그런데 통화 근거가 없다. 그렇다면 통화 안 했다는 것 아닌가.”

▼ 당시 (변호인으로서) 관련 기록들을 확인했나.

“대통령 소환조사 때 입회했는데 그때 확인한 거다. 언론보도에도 그런 게 없지 않았나.”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통화기록에 대해 “보존기간 1년이 지나 폐기돼 확보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누구 말이 맞는 걸까.

인터뷰가 끝난 후 경찰에 확인해봤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통화기록을 1년치까지 조회할 수 있다. 서버 용량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통신사들은 통상 1년이 지나면 통화기록을 없앤다. 하지만 더 보존하는 통신사도 있다. 의무조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휴대전화 통화기록은 당사자가 지우지 않는 한 몇 년이 지나서도 확인할 수 있다. 휴대전화기를 압수해 분석하면 설사 지웠더라도 추적이 가능하다. 컴퓨터에서 메일이나 문서를 지우더라도 하드디스크에 기록이 남아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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