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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성 기자의 월드컵 리포트

생각하는 속도의 차이가 승패를 가른다

  • 김화성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차장 > mars@donga.com

생각하는 속도의 차이가 승패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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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과 노골을 결정하는 것은 불과 0.1초다. 공격수와 수비수는 공을 사이에 두고 치밀한 두뇌게임을 벌여야 하고, 먼저 판단하고 빠르게 움직인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한국축구는 신체의 스피드 싸움에 강하지만, 두뇌의 속도전에서는 절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월드컵 16강진출이 험난한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난 축구공이 내 몸에 닿을 때 느낌은 그 어떤 것이든지 다 좋다. 공이 내 발의 중심(Sweet Spot)에 맞을 때의 가벼운 느낌, 중심을 벗어났을 때의 저린 느낌, 토킥 때 발끝이 공을 파고드는 느낌, 힐킥 때 발뒤꿈치의 뼈로 공을 찌르는 느낌, 그 충격을 가슴 전체로 맛보는 가슴 트래핑의 느낌, 가슴 트래핑 반발을 세게 해 동료에게 패스할 때의 느낌, 발바닥으로 공을 굴릴 때의 그 간질간질 황홀한 느낌, 작게 바운드되는 공을 걷어올려 높이 띄울 때의 구름같이 가벼운 느낌, 터치라인을 타고 앞으로 드리블해 나아갈 때의 자랑스런 느낌, 흐르는 공을 다리나 머리로 일단 멈추게 한 뒤 다시 다른 방향으로 공의 힘을 돌릴 때의 느낌, 바운드된 공에 맞춰 자기도 뛰어올라 그 공에 가볍게 발을 대며 함께 내려올 때의 느낌, 죽을 힘을 다해 달리면서 무의식적으로 공을 건드리며 드리블할 때의 쾌감…. 난 내가 좋아하는 이런 것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축구선수가 된 것이 정말로 행복하다.”

-디에고 마라도나

특징 1: 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뭔가 보여줄 것 같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몰려다닌다. 마치 유럽식 압박축구인 양 우리로 하여금 잔뜩 기대감을 갖게 한다.

특징 2: 10∼15분 사이에 어이없게 선취골을 내준다. 그리고 곧 만회하겠다는 듯 바싹 추격한다. 전반 내내 미친 듯이 뛰어다닌다.

특징 3: 볼 점유율은 높고 골 결정력은 낮다. 너도 나도 좋은 슛 찬스를 번번이 놓친다. 꼭 슈팅 연습하는 것 같다. 어쩌다 걸린 결정적인 슛도 골대에 맞거나 얼떨결에 상대 발에 걸리거나…. 아무튼 골운도 안 따른다.

특징 4: 분수령이 되는 중요한 경기가 끝나면 운동장에 그냥 주저앉아 일어설 줄을 모른다. 경기 내내 목이 터져라 응원한 응원단에게 인사라도 하면 좋을텐데….

특징 5: 그렇게 중요한 경기 다 지고 나서 마지막 경기에서는 ‘저 팀이 과연 한국대표팀 맞는가’ 하고 눈을 씻고 볼 정도로 잘 한다. 예선 탈락이 확정되면 그때부터 전혀 다른 팀인 양 최고의 경기를 펼친다.

-www.soccero.com 축구유머방에서



현대축구는 숨막히는 속도전


21세기는 ‘속도’의 시대다. 빠르지 않으면 죽는다. ‘속도’는 이미 선악의 개념을 떠나 현실이다. 잠시 한눈 팔다보면 세상은 어느새 전혀 딴세상이 되어 있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느려터진 비즈니스는 더 이상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빌 게이츠는 이젠 ‘디지털 신경망’을 가진 기업만이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현대 경영’은 인간의 신경체계만큼 빠르지 않으면 망한다는 이야기다. 빨리 판단하고 빨리 결정해야 한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것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다리를 건널건지 말건지 순식간에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인간의 신경체계는 빛보다도 빠르다. 빌 게이츠는 이를 ‘생각의 속도’라고 규정한다. 인간의 ‘생각하는 속도’만큼 기업의 ‘정보처리 속도’가 빨라야 된다는 뜻이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현대축구는 ‘속도전쟁’이다. 빠르지 않으면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써먹을 시간이 없다. 그렇다고 달리기만 빨라서는 안된다. ‘생각의 속도’가 빨라야 한다. 공이 어디로 갈건지 미리 예상하고 있으면 상대보다 훨씬 빠르게 그 공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세계에서 100m를 가장 빠르게 달리는 사나이는 미국의 모리스 그린이다. 그는 100m를 9초79에 뛴다. 그린은 스타트가 빠르기로 유명하다. 2001년 8월 에드먼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9초82로 우승할 때 그의 100m 출발반응시간은 0.132초였다. 출발반응시간이란 출발신호가 난 후 뛰쳐나갈 때까지 걸린 시간을 말한다. 인간은 의학적으로 아무리 빨라도 출발반응시간이 1000분의 100초 즉 0.1 초 이하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단거리 출발 때 출발반응시간이 0.1초 이하인 선수가 있으면 즉시 실격으로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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