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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3배 늘고 선수촌 부도 민간업체에 떠넘긴 게 실책

동계올림픽 개최지 현지취재-캐나다 밴쿠버

  • 밴쿠버·휘슬러=엄상현 기자 | gangpen@donga.com

예산 3배 늘고 선수촌 부도 민간업체에 떠넘긴 게 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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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58억C$ 쓰고 효과는 30억C$
  • ● 실내 빙상경기장 사후 활용은 ‘흑자’
  • ● ‘부도’ 빌리지, 지난해 분양 완료
  • ● 위기의 슬라이딩센터, 5년 후 다시 짓는다?
예산 3배 늘고 선수촌 부도 민간업체에 떠넘긴 게 실책

밴쿠버 컨벤션센터

‘메이플(단풍나무)’의 나라 캐나다. 9월 중순, 밴쿠버 도심 곳곳은 벌써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맑고 청명한 초가을 하늘과 만년설이 쌓인 웅장한 산세, 깊고 울창한 원시의 삼림. 천혜의 자연을 배경 삼아 해안가를 따라 그림처럼 펼쳐진 마을. 캐나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답다. 2010년 바로 이곳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렸다.

도시의 아름다움과는 달리 2010밴쿠버 동계올림픽은 대표적 실패 사례로 꼽힌다. 올림픽을 치르면서 당초 예상한 총예산 20억C$(캐나다달러)의 3 배에 달하는 58억C$가 투입됐으나 17일간의 대회 동안 GDP생산효과 25억C$, 관광소득 5억C$ 등 30억C$의 경제 효과를 얻는 데 그쳤다. 단순 계산으로만 28억C$의 적자를 본 셈이다. 2010년 12월 31일 당시 환율인 1C$당 1121원으로 환산하면 3조1388억 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2008년 전 세계에 불어닥친 글로벌 경제위기로 경기장과 각종 인프라 시설 건설비용이 대폭 상승한 것이 가장 큰 실패 요인으로 지적됐다. 여기에 10억C$(1조1210억 원)를 들여 고급형 콘도로 지은 밴쿠버올림픽 선수촌 분양 실패까지 겹치면서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강원도와 평창군의 가장 큰 골칫거리로 전락한 고급형 콘도 ‘알펜시아’가 연상된다. 평창동계올림픽 예산이 당초 8조8000억 원에서 13조 원으로 크게 늘면서 과잉투자 논란에 휩싸인 것도 비슷하다.

올림픽 이후 5년. 실패한 올림픽을 치렀다는 밴쿠버에는 과연 어떤 변화가 있을까. 경기장과 선수촌 등 각종 올림픽 유산이 제대로 활용되는지도 궁금했다.

밴쿠버는 캐나다 서쪽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브리티시컬럼비아(British Columbia, 이하 BC) 주에 속한 조그만 도시다. 인구 60만 명에 면적 115㎢. 서울 강남·송파·서초, 이른바 강남 3구를 합친 정도의 크기(121㎢)에도 못 미친다. 그 주변으로 버나비, 리치먼드, 코퀴틀람, 서리 등 13개 위성도시가 둘러쌌다. 이들 전체를 통틀어 넓은 의미의 밴쿠버로 지칭하기도 한다.

예산 3배 늘고 선수촌 부도 민간업체에 떠넘긴 게 실책

밴쿠버 위성도시 리치먼드에 새로 지어진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올림픽 때 스피드스케이트 경기가 열린 이 곳은 헬스센터와 농구장, 배구장, 탁구장 등 지역 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바뀌었다. 평소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리는 ‘UBC 선더버드 아레나(오른쪽)’는 빙판 위에 마루판을 깔아 콘서트 등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된다.

빙상장에서 테니스 대회

시섬(Sea Island)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승용차로 밴쿠버를 남에서 북으로 관통해 도심 끝인 밴쿠버 항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0분 남짓. 이곳에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국제방송센터(IBC)’와 ‘메인프레스센터(MPC)’로 사용된 밴쿠버 컨벤션센터가 있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따고 기자회견을 한 장소가 바로 여기다.

밴쿠버의 랜드마크인 컨벤션센터는 원래 밴쿠버 동계올림픽 유치 이전인 1986년 지어졌다. 밴쿠버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VANOC, 이하 조직위)는 이 건물을 올림픽 기간에 MPC로 활용하기 위해 공간을 확장하는 한편, IBC 용도로 바로 옆에 건물 한 동을 새로 지었다.

현재 기존 건축물인 동관은 크루즈 선착장과 호텔, 전시장, 영화관 등으로, 새로 지은 서관은 수상비행기 터미널과 국제 무역박람회 및 회의장 등 원래 목적대로 사용한다. 평일 오전인데도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과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2002년 세계 최고의 컨벤션센터로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건축물이어서 관광객뿐 아니라 시민에게도 인기가 많다”는 게 한국인 이민자 이소영 씨의 설명이다.

이곳을 기점으로 가까운 곳은 5분, 멀어도 20분 내외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올림픽 시설이 집중돼 있다. 개·폐회식이 열린 ‘BC 플레이스 스타디움(BC Place Stadium)’,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 경기장으로 쓰인 ‘퍼시픽 콜리세움(Pacific Coliseum)’, 아이스하키 경기가 펼쳐진 ‘캐나다 하키 플레이스(Canada Hockey Place·현 로저스 아레나)’와 ‘UBC 선더버드 아레나(UBC Thunderbird Arena)’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시설 역시 기존에 있던 경기장을 개·보수한 것으로, 올림픽 이후 다시 원래대로 사용한다.

인구 60만 명에 불과한 도시에서 이처럼 많은 경기장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까. 캐나다 풋볼리그 ‘BC 라이온스(Lions)’팀 홈구장인 BC 플레이스 스타디움과 내셔널 하키리그 ‘캐눅스(Canucks)’팀 홈구장인 로저스 아레나는 리그 경기로 인해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 보인다. 특히 로저스 아레나는 세계적인 가수와 그룹의 공연 장소로도 유명하다. 10월에만 마돈나 투어 공연, 플로렌스 · 더 머신 음반발매 기념공연 등 4개의 대형 공연이 잡혔다.

도심에서 조금 벗어나 UBC(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 캠퍼스 내에 위치한 ‘UBC 선더버드 아레나’는 어떨까. 마이크 이케다(Mike Ikeda) 운영 및 프로그램 매니저는 “2010년 올림픽 이후 계속 흑자였다”면서 그 비결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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