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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터 박영순의 커피 인문학

커피 시원지는 예멘 아닌 에티오피아

  • 박영순|경민대 호텔외식조리학과 겸임교수 twitnews@naver.com

커피 시원지는 예멘 아닌 에티오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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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의 시원지(始原地)는 예멘이 아니라 에티오피아다. 그럼에도 예멘은 커피 역사에서 보석 같은 존재다. 예멘이 없었다면, 아직도 커피는 아프리카의 깊숙한 계곡에 숨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커피 시원지는 예멘 아닌 에티오피아

북예멘 고산지대의 계단형 커피 밭.[위키피디아]

예멘은 아시아 서쪽 끝의 나라다. 아라비아반도 남단에 위치, 홍해를 사이에 두고 에티오피아와 마주 보고 있다. 커피나무가 에티오피아에서 처음 자라나 예멘으로 전해졌다는 사실은 지금에야 상식으로 통하지만, 1000년을 훌쩍 넘는 긴 세월 동안 커피의 시원지는 예멘으로 알려졌다. 인류 역사에서 커피를 처음 경작한 나라가 예멘이며, 커피나무들이 이곳에서 네덜란드와 프랑스를 거쳐 아시아와 아메리카로 퍼져나갔기 때문이다.

칼디의 고향을 따지는 이유

에티오피아엔 커피에 관한 구전이 있을 뿐이지만 예멘,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이란 등 이슬람 권역에선 9세기쯤부터 커피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이에 따라 커피는 에티오피아를 제치고 애초부터 이슬람의 음료인 것으로 오랫동안 받아들여졌다. 그러다 18세기에 커피가 유럽인을 매료시키며 세계 구석구석으로 퍼질 즈음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카를 폰 린네(1707~1778)가 식물을 분류하고, 찰스 다윈(1809∼1882)이 종(種)의 뿌리를 추적한 데 이어 왓슨과 클리크가 1953년 유전자 구조를 밝히는 등 일련의 과학적 탐구 끝에 커피 시원지는 예멘이 아니라 에티오피아인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그럼에도 예멘은 커피 역사에서 보석 같은 존재다. 예멘이 없었다면, 아직도 커피는 아프리카의 깊숙한 계곡에 숨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커피의 기원과 관련해 ‘마호메트(Mahomet)의 전설’이 있다. 마호메트가 동굴에서 고행을 하면서 거의 죽을 지경이 됐는데, 꿈에 가브리엘 천사가 나타나 빨간 열매를 따 먹으라고 알려줬다는 내용이다. 빨간 열매가 바로 커피나무 열매였으며, 마호메트는 천사의 말대로 열매를 따먹고 건강을 회복했다. 이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무슬림 사이에선 “커피를 몸에 담은 자는 지옥불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소문이 났다. 무슬림들은 커피가 ‘마호메트를 살린 신의 음료’라고 자랑하길 좋아한다. 

마호메트의 전설이 사실이라면, 커피 시원지는 에티오피아-예멘이 아닌 사우디아라비아다. 마호메트가 태어난 곳도, 고행을 한 곳도 메카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커피의 기원 시점도 7세기 초로 특정된다. 마호메트는 570년 태어났으며, 40세 되던 610년에 동굴 고행에서 신의 계시를 받고 이슬람교를 창시했다.

이보다 시기가 앞선 기원설로 ‘칼디(Kaldi)의 전설’이 있다. 염소지기 소년 칼디가 커피나무를 처음 발견했다는 내용이다. 칼디는 어느 날 염소들이 체리처럼 생긴 붉은 열매를 따 먹고 흥분해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목격했다. 궁금한 마음에 자신도 열매를 따 먹어보니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걸 느꼈다. 칼디는 마을의 수도원을 찾아가 이 사실을 알리며 열매를 건넸다. 수도사들이 커피 열매가 잠을 쫓는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밤새워 기도를 올릴 때 커피 열매를 먹게 되면서 점차 주변으로 퍼져나갔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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