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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가 만난 한국의 신진작가]
뉴욕이 주목한 아티스트 니키 리
관계 속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탐색하다
이남희 기자 | irun@donga.com

Layers_Istanbul 3, Digital C-Print, 189x229㎝, 2007

스트랩 쇼걸부터 히스패닉 여인, 레즈비언, 한국의 여고생, 영국의 펑크족, 뉴욕의 여피까지. 3~4개월씩 특정 집단의 일원으로 지내며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기록한 ‘프로젝트(Project)’ 시리즈로 미국에서 일약 신데렐라가 된 작가가 있다. 파격적인 스냅 사진으로 주목받는 아티스트 니키 리(한국명 이승희·41)다.

니키 리의 작품은 개인의 정체성을 화두로 삼아왔다. 최근작 ‘레이어스(Layers)’ 시리즈를 보자. 이 프로젝트는 ‘다른 문화권에서 나는 어떻게 비칠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각 도시 길거리에서 만난 세 화가에게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게 했다. 이어 라이트 박스 위에 세 그림을 겹친 뒤 나타나는 이미지를 사진으로 찍었다. 각 도시에서 작가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졌을까.

“로마의 초상화에서 나는 로맨틱한 여인으로, 뉴욕의 초상화에선 차갑고 피곤해 보이는 여인으로 묘사됐다. 내 모습이 각 도시의 특징과 묘하게 닮았다.”

‘파트(Part)’ 연작은 누구와 연애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여성의 다양한 모습을 연출해 사진에 담았다. 남성의 흔적은 의도적으로 잘라냈다. 사진 속 주인공은 모두 작가 자신이다. 타인과의 관계, 사회적 맥락 속에서 정체성을 탐색해온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정체성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변할 수도 있고, 속일 수도 있다. 그래서 한 가지 정의만 내릴 필요가 없다. 결국 정체성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지 묻고 싶었다.”

늘 작품 속에 ‘나’를 등장시켰던 니키 리는 다음 프로젝트에 대해 “작가 자신이 나오지 않는 게 전작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삶의 본질을 건드리면서 관객을 설득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Part 1_16, Digital C-Print, 55.8x101.6㎝, 2003

(왼쪽) Part 1_6, Digital C-Print, 75.9x60.6㎝, 2002 (오른쪽) Projects 2, Exotic Dancers, Digital C-Print, 71.5x54㎝, 2000

(왼쪽) Projects 3, Schoolgirls, Digital C-Print, 71.5x54㎝, 2000 (오른쪽) Part 1_10, Digital C-Print, 76.2x83.8㎝, 2003

니키 리는…

1970년 서울생. 중앙대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NYU)에서 석사를 마쳤다. ‘Nikki S. Lee: Projects, Parts and Layers’(2011·원앤제이갤러리) 등 17차례의 개인전을 진행했고, 200회가 넘는 해외 단체전을 열었다. 2005년 에르메스미술상 후보로 선정됐다. 2006년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는 다큐멘터리 ‘A K A Nikki S. Lee’를 초연했다. 2006년 10월 ‘뉴욕타임스(NYT)’는 “다수(多數)의 니키 리’라는 제목으로 그의 작품세계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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