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짜오 션머 밍쯔? 후이 슈어 잉위마아?(이름이 무엇입니까? 영어할 줄 아십니까?)”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오전 7시. 낭랑하면서도 어색한 중국어 발음이 들려온다. 서울 종로에 위치한 시사중국어학원의 ‘실전 스피드 회화’ 수업. 10여 평 남짓한 공간에 20여 명의 수강생이 가득 차 열기가 후끈하다.
중국인 강사인 파훼이웬씨는 “빠른 시간에 중국어를 마스터하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며 “특히 아침 강의는 직장인들로 만원을 이룬다”고 요즘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어 학원 전성시대
같은 시간, 인근에 있는 고려중국센터. 10층 건물 중 9개 층을 강의실로 쓰고 있는 이 학원도 이른 아침부터 수강생들로 북적였다. 덕택에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인근 식당과 스낵코너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1999년 문을 연 이 학원은 처음엔 중국어 기초, 일반, 전문, 가이드, 통대반 등 모두 13과정 67강좌로 시작했다. 그러다 2000년 일반과정 7단계, 전문과정 9개, 고시과정 5개 등 총 116개로 강좌 수를 늘렸고, 지난해엔 주말반, 격일반 회화과정, HSK(한어수평고시) 전문과정을 신설해 현재는 154개의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학원의 수강 가능 인원은 월 2500여 명. 2월 수강생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4000여 명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자습실로 쓰던 1개 층을 지난해 말 강의실로 전환해 수강인원을 500여 명 늘렸는데도 정원 초과 사태를 빚은 것이다.
등록을 하지 못한 1000여 명은 발길을 돌렸고, 다음달 강의를 예약할 수 없느냐는 문의전화도 끊이지 않고 걸려오고 있다. “서서 들어도 좋으니 강의를 들을 수 없느냐”고 등록을 간청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학원 관계자는 “중국 열풍이 불면서 중국어를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데 전문적인 강사진을 갖춘 학원이 드물어 인기를 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영어학원을 제외하고는 일본어학원이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렸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시장가치가 높아지고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국어가 일본어를 제치고 인기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 종로와 강남역 부근엔 각각 10개 안팎의 학원에 중국어강좌가 개설돼 있고, 2~3년 동안 학원가에 중국붐이 불면서 전국적으로 중국어만 가르치는 전문학원 20여 개가 등록돼 있다.
중국어전문학원은 종로에 시사중국어학원, 고려중국센터를 비롯해 니하오 차이나로, 종로중국어학원, 매니아차이나로 등이 있고, 강남역 인근에 강남시사중국어학원, 현대중국어학원, 호야중국어학원, 베이징중국어학원 등이 있다. 또 부산에 베이징외국어학원, 전주에 중산중국어학원, 충주에는 베이징외국어학원이 있다.
이들 학원의 대부분이 최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중국어 전문 C학원의 박모 원장은 “시설과 강사진을 갖춘 전문학원의 경우 최근 20% 이상씩 수강생이 늘고 있다”면서 “유능한 강사를 모셔오기 위한 유치전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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