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세론’은 끝난 것인가. 3월13일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동안 부동의 1위를 달리던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민주당 노무현 고문에게 선두를 내줬다. 노무현 고문이 41.7%, 이회창 총재가 40.6%. 언론에 발표된 대통령선거 여론조사에서 이총재가 1위를 빼앗긴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여론조사 결과는 ‘이회창 대세론’ 붕괴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무너지는 ‘이회창 대세론’
불과 1개월 전만 해도 한나라당에서는 이총재의 당선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세론의 붕괴는 짧은 시간에 이뤄진 커다란 변화다. 대세는 한 번 꺾이면 다시 회복되기 어렵다. 한나라당은 1997년 대선의 악몽을 떠올리며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빌라 파문’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과 이회창 총재로선 대선 판세의 변화 양상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이회창 대세론은 박근혜 의원이 탈당하면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이총재측은 박의원의 탈당을 과소평가했던 것 같다. 김덕룡 의원의 탈당도 임박했고 침묵하던 강삼재 부총재, 홍사덕 의원도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총재에게 최근 유화적 태도를 보였던 이부영 부총재도 총재단 총사퇴를 요구하는 등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3월 반란’에 비주류가 아닌 중도성향의 인사들이 대거 등장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총재에게 협력해오던 최병렬 부총재가 박근혜 의원의 탈당을 부추긴 ‘비공식 라인’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측근정치의 폐해를 공격했고, 미래연대·희망연대의 초재선 의원들도 ‘측근 3인방’의 퇴진을 요구했다. ‘줄서기 경쟁’을 벌이던 당내 분위기가 너도나도 이총재를 비판하는 분위기로 급변한 것이다.
이처럼 당내분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나라당 밖에서는 신당창당과 정계개편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박근혜 의원은 이수성 전총리를 만나 신당창당 원칙에 합의했다. 대선이 3자 대결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3자 대결구도는 이번 대선이 예측불허의 접전으로 전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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