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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추적

‘신승남 검찰’이 ‘신광옥 청와대’를 쳤다

‘할복자살’ 호언 신광옥 구속 미스터리

  • 조성식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mairso2@donga.com

‘신승남 검찰’이 ‘신광옥 청와대’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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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5일 재판부는 신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추징금 26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다. 판결문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다음과 같다.

“…피고인이 수수한 금원이 이 사건 각 청탁 알선의 대가로서는 비교적 소액이고, 위 청탁 알선과 관련하여 별다른 부정행위를 저지르지는 아니하였으며…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보좌하는 민정수석비서관으로서, 어느 누구보다도 부정부패에 대한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지위에서 오히려 그 지위를 남용하여… 국민에게 크나큰 배신감과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할 것인 바…”

‘사법적 단죄’라기보다는 ‘도덕적 단죄’에 가깝다. 이 ‘도덕적 단죄’를 이끌어낸 일등공신은 검찰이 아니라 언론이었다. 검찰수사보다 언론보도가 앞지르는 사건이 공통적으로 그렇듯 이 사건도 여론재판 성격을 띠었다. “고위공직자 뇌물수수사건에서 구속기준액수는 관례상 3000만원”이라는 특수부검사 출신 최아무개 변호사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신씨 구속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물론 검찰이 원칙과 기준을 지키지 못하고 고위직인사라고 해서 봐주는 것은 큰 문제다. 하지만 여론을 의식해 구속하는 것도 문제다. 신광옥씨 사건은 옷로비사건 당시 구속된 김태정, 박주선씨의 경우와 비슷하다. 법대로만 하면 두 사람의 혐의는 불구속기소 사안이었다. 하지만 당시 검찰은 여론의 압력에 굴복해 두 사람을 구속했다.”

1심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화백’측도 여론재판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애초 이 사건은 신씨가 진씨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혐의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그 얘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난데없이 최택곤씨로부터 돈 받은 것이 문제가 됐다. 액수도 1억원에서 1800만원으로 줄었다. 그것도 한번에 받은 것이 아니라 300만원씩 여러 차례에 걸쳐 받았다는 것이다. 이제는 진승현이 문제가 아니라 도대체 민정수석이 왜 최택곤 같은 사람을 만났느냐는 것이 문제가 돼버렸다. 사안의 본질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처음부터 민정수석의 자세를 문제삼은 것이라면 몰라도 이 정도 혐의로 구속한다는 건 여론재판이나 다름없다.”

변호인측 주장에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판결문만 봐도 그렇다. 비록 유죄가 인정되긴 했지만, 최택곤씨가 신광옥씨에게 건넨 돈이 진승현씨로부터 흘러나온 것이라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이는 돈의 출처나 용처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데도 이유가 있지만, 법정에서 최씨와 진씨 모두 애초 언론이 제기한 의혹과는 다르게 진술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씨는 검찰에서도 그랬지만 법정에 나와서도 시종일관 신씨에게 준 돈의 대가성을 부정했다. 또한 진씨는 최씨를 통해 신씨에게 어떠한 청탁도 한 적이 없고 도움을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정황을 감안할 때, 만약 언론에서 ‘분위기’를 잡지 않았더라면 신씨는 구속을 면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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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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