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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통신 민영화 삼성이냐, 황금분할이냐

  • 이나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byeme@donga.com

한국통신 민영화 삼성이냐, 황금분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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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5일 새벽 4시, 철도·발전산업·가스 등 3개 국가기간산업 노조가 민영화 저지를 위한 사상 첫 동시파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2000년 12월까지만 해도 민영화 철회를 외치며 격렬한 투쟁을 벌이던 KT노조는 의외로 조용했다. KT노조의 침묵은 민영화 가능성에 돛을 달아주었다.

KT노조 김인관 선전국장은 “경영진과의 오랜 대화를 통해 민영화가 막을 수 없는 대세이며, 회사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라는 데 일정부분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태도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KT 민영화가 어제오늘이 아닌 16년 전부터 계획되고 추진돼온 사안이기 때문이다.

KT 민영화 계획이 처음 발표된 것은 1987년이다. 국민주 매각 방식으로 해결하려 했으나 증시 침체로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이후 일부 계획을 수정해 1993~96년 28.8%의 지분을 매각했다.

1998년 7월 국민의 정부는, 2000년까지 정부 지분 71.2%를 33.4%까지 축소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1999년 5월 해외DR(주식예탁증서) 발행으로 총지분의 12.2%를 매각하는 데 그쳤다. 2000년 6월 공기업민영화추진위원회는 다시, 2002년 6월까지 완전 민영화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계획에 따라 2001년 2월, 경쟁입찰을 통한 국내 매각이 실시했다. 그러나 성과는 미미했다. 전체 입찰 대상인 5097만주(14.7%) 중 333만주(1.1%)만이 낙찰된 것이다.

부진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였다. ‘경영권 보장 없는 주식인수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대기업들이 불참한 데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최저입찰 가능 수량을 1000주(7000만원 상당)로 정해 자금 부담이 지나치게 컸고, 주가하락에 대한 우려로 기관투자가들의 참여가 저조했던 것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증시 침체와 더불어, 정부가 너무 곧이곧대로의 방법을 선택한 것이 결정적 패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후로는 방법을 바꿨다. 증권사가 개발한 방법을 적극 수용키로 한 것이다.”

국내 매각이 어렵다고 판단한 정부는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2차 해외DR 발행, MS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및 해외EB(교환사채) 발행을 단행한 것이다. 이를 통해 2001년 6~12월, 57.9%의 정부 지분을 28.4%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완전 민영화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남은 것은 잔여 지분 28.3%의 국내 매각이다. 외국인 지분 한도인 49%는 이미 꽉 찼다. 정부는 1차 매각 실패를 교훈 삼아 투자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다각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1개 기업이 한번에 취득할 수 있는 지분한도를 5%에서 15%로 확대했다. 소유지배구조에서도 KT의 국민경제적 비중을 감안해 일단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되, 이후에는 시장에 의한 소유자 지배구조로 가는 자율 전환을 허용키로 했다. 일반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1000주였던 최저입찰 수량 제한도 폐지할 계획이다.

물론 특정기업이 이번 입찰에서 15%의 지분을 확보한다 해도 그것이 바로 경영권 획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총에서 절대적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33%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은 있다. 일단 민영화가 되고 나면 ‘대기업이 공기업 지분의 15%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는 공기업민영화특별법상 동일인 취득한도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된다. 즉 민영화 이후에는 얼마든지 추가 지분 매입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KT의 지배주주로 등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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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bye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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