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00년에 내수용으로 44t의 금을 소비했고, 필요한 금을 수입하기 위해 22억4500만달러를 외국에 지불했어요. 물론 이는 밀수거래를 뺀 장부상 기록이어서 실제는 금이 더 국내에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1998년 이후 금광다운 금광 하나 같지 못한 우리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국내 자원개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광진공의 금 개발 프로젝트를 취재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박춘택 광진공 사장은 먼저 이렇게 말을 꺼냈다. 더불어 자신의 사장 재임과 함께 해남에서 한 4년 정도는 생산해낼 수 있는 금맥이 터져나온 데 대해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도 했다.
―해남광산 외에도 강원도 태백 등 몇 군데서도 금맥을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몇 군데서 매우 유의할 만한 금광이 나온 것으로 보고받았지만 아직 공개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닙니다. 섣부르게 발표했다가 국민에게 실망만 안겨줄지도 모르니까 신중해야지요. 다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지금 발견된 금광들이 과거 일제시대처럼 화약이나 망치를 들고 금을 캐는 양상과는 다르다는 점입니다. 현대 첨단과학의 탐사자료를 근거로 접근해야 금광을 발견할 수 있고, 한번 금맥이 터져나오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대규모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민간의 광산업자들이 섣부르게 금광에 도전할 수 없고 저희 대한광업진흥공사의 역할과 뒷받침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겠지요.”
비단 금뿐만 아니다. 박사장은 우리나라 땅을 샅샅이 뒤지고 더 나아가 외국에 나가서 자원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국내자원의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 광진공의 임무라고 강조한다.
박사장은 지난 1964년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공군참모총장을 지내기까지 40년 가까이 전투기 조종사로 지낸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광진공 사장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 장재식 산자부 장관에게 “영공을 지키기 위해 수십년간 하늘을 높고 넓게 날았으니, 이제 소명을 받아 땅을 깊고 넓게 파들어가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 얼마후 그는 광산을 방문하면서 광진공 사장으로는 이례적으로 1000m 깊이의 막장에서 직접 석탄을 파내는 등 실제 땅을 파는 파일럿이 되기도 했다.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