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소사의 이브 로빈스 부사장은 매우 세련된 사람이다. 그러나 FX사업과 관련해서는 거침없이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닷소사는 끝까지 소송을 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FX사업이 F-15K로 결정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박물관을 운영하는 나라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도태가 임박한 고물 전투기인 F-15K를 44억 6688만 달러에 구입하니 가장 비싼 박물관이 아니고 무엇인가.”
-보잉은 절충교역 70%를 채우지 못했는데도 FX 기종으로 선정되었다.
“보잉은 한국 정부가 FX 입찰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절충교역 70%를 채우지 못하고 64%를 제시하는데 그쳤다. 그렇다면 한국 국방부는 보잉을 탈락시켜야 하는데, 오히려 선정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것은 분명 불법이다. 공정한 평가를 한 것이 아니다.”
-보잉측은 본계약을 하기 전에 70%의 절충교역을 채우겠다고 한다.
“보잉이 채우지 못한 6%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억5000만달러가 된다. 과연 보잉이 2억5000만달러 어치의 선물을 한국에 줄 수 있겠는가. 내 추측으로 보잉은 F-15K 40대 총 가격을 2억5000만달러 깎는 방향으로 나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 가격을 깎아주는 대신 그만한 금액의 무장이나 장비, 또는 후속 군수지원을 줄이려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절충교역을 70%로 올리는 것을 상정해 볼 수 있다. 이때 가장 경제적 손실이 적은 기술 이전을 늘려 부족한 6%를 채우려 할 것이다. 한국은 한국형 전투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기술을 받고자 하는데, 보잉은 수송기나 민간기, 무인기(RPV)에 쓰이는 기술을 주겠다고 할 것이다.
국방부의 최동진 획득실장이 주간동아(5월 2일자)와 인터뷰한 “라팔 기술 이전 우리 수준엔 벅찼다”는 기사를 보았다. 프랑스라면 그런 말을 한 담당자는 24시간 내 무조건 해임한다. 그 인터뷰는 스캔들을 불러올 공산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최실장은 라팔의 기술이 너무 앞서 있다고 했는데 한국이 어디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후진국인가. 닷소는 한국에 250개 기술 목록을 제시했는데, 이 기술은 한국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가이드를 잡아 고른 것들이다. 그런데 이 기술의 수준이 너무 높아 못쓰겠다고 한다면, 국방과학연구소에 있는 사람들은 미친 사람이란 뜻이 된다. 한국을 위해서라도 최실장 같은 사람은 당장에 해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닷소사는 라팔을 인도하는 시기가 늦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이 상당한 감점 요인이 된 모양이다.
“처음 한국은 2003년부터 FX사업에 들어간다고 했으나, 2001년 한해 동안 협상하지 않고 허송세월 했다. 그로 인해 FX사업은 2005년 시작해 2009년 끝나는 것이 되었다. 협상을 하지 않을 때인 2001년 한국 공군은 닷소에게, ‘라팔에 새로운 엔진과 레이더를 달아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도 새 엔진과 레이더를 단 라팔의 인도시기에 대해서는 전혀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2005년에 8대를 인도하고 2008∼2009년 사이에 나머지 32대를 주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그런데 아무 이야기가 없다가 느닷없이 2004년부터 매년 전투기를 인도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팔의 인도시기가 늦어진 것은 한국 정부가 전자식 레이더(AESA)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라팔에 탑재하는 전자식 레이더는 2007년쯤에 나온다. 한국 공군이 전자식 레이더를 장착하는 것에 OK해 라팔의 인도 시기를 늦게 잡았는데, 이제 와서 그런 소리를 하면 어쩌는가. 전자식 레이더를 떼내고 F-15K처럼 기계식 레이더를 붙인다면 닷소는 보잉과 똑같은 시기에 라팔을 인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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