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인터뷰

“김정일, 경의선보다 동해선에 관심 많다”

박근혜 한국미래연합 대표

  • 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김정일, 경의선보다 동해선에 관심 많다”

2/7
-동북아 물류기지 건설프로젝트는 대단히 구체적인 사업이라 남북한 정부차원의 합의가 있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 방북에서 동북아 물류기지 건설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에게 의견을 물어봤습니까? 아울러 우리 정부당국은 어떻게 생각하던가요?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이 얘기를 꺼내면서 이것만 잘 되면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 솔직히 말해서 만약 우리가 협조하지 않아 물류기지가 다른 나라로 가면 얼마나 억울한 일이냐며 우리가 같이 잘 살기 위해서는 물류기지는 꼭 성사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김위원장은 ‘아 그거 좋은 생각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그래요. 그러면서 ‘동해선 철도 연결에 관심이 많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한 걸음 더 나가 ‘이 철도는 러시아를 거쳐 유럽대륙까지 연결되니 러시아와 유럽국가, 남북한 등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협의기구를 만들자. 그러면 컨소시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자 ‘그것 좋다. 남쪽에서 찬성하면 그 협의기구 우리도 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김위원장이 어느 정도 관심이 많으냐 하면, 내가 김정일 위원장에게 ‘남북의 중앙 지점에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설치하자’고 제의했어요. 100명씩 만나 어느 세월에 이산가족이 다 만나냐, 연로한 분들이 한을 품고 돌아가시게 생겼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김정일 위원장이 ‘맞다’면서 ‘그런데 조건이 있다’고 그래요. 동해선 철도 연결에 남쪽에서 합의해줘야한다는 거죠. 그럴 정도로 관심이 있었어요.”

-남북한이 철도로 연결되면 휴전선 근처의 군인들을 수십km 후방으로 이동배치시켜야 하는 등 문제가 복잡합니다. 그래서 철도연결은 통일의 마지막 단계지 첫번째로 풀 문제는 아니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김위원장이 관심은 많았어요. 그리고 북한도 이런 것을 통해 경제문제를 타개할 수 있고요. 그럴 만한 성장엔진이 많지 않거든요.”

푸틴도 동해선 관심 높아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을 전제로 한 동해선 연결이라면 러시아 쪽과도 의견교환이 됐다고 봐야 합니까?

“러시아 푸틴 대통령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우리 정부 당국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북한에서 돌아와서 통일부에도 얘기를 했어요. 김정일 위원장이 동해선 연결과 면회소 설치에 적극 찬성했다고 하니까 우리 정부의 대답도 같았습니다.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거죠. 이번 방북에서 내가 네 가지를 제의했습니다.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설치와 금강산댐 남북한 공동조사, 6·25전쟁 때 행방불명된 가족들의 생사확인, 그리고 남북한 철도사업입니다. 그 가운데 이산가족면회소와 생사확인은 적십자를 통해 하려고 하고 있어요. 금강산댐 공동조사와 남북 철도 연결은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를 통해 하려고 하고 있고요.”

박의원은 “혹시 참고가 될까싶어 이걸 가져왔다”며 서류봉투에서 A4용지 두 장짜리 문건을 보여줬다. ‘박근혜 녀사에게’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이 문건은 북한의 아태평화재단이 유럽코리아재단을 통해 박대표에게 보낸 서신이었다. 서신에는 북한이 금강산댐의 물을 방류하게 된 이유와 배경, 그리고 같은 시기 남한 당국에도 통보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박대표는 “지난번에 금강산댐 물 방류에 대해 한국정부에 공식 공문을 보냈지만 내가 제의한 사람이니까 나한테도 북한 아태재단에서 답을 보내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박대표는 김정일 위원장에게 신뢰감을 받은 것 같지만 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실제 만나본 김정일 위원장은 어떤 사람이던가요.

“김정일 위원장과는 3시간 정도 만났습니다. 그 중 한 시간은 단독회담이었어요. 김위원장은 가식이 없었어요. 나도 사명감을 갖고 북한을 방문했어요. 내가 속한 상임위가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여서 평소에도 남북문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김위원장은 거침없이 답변 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가령 이산가족들이 지금처럼 만나면 어느 세월에 다 만나겠느냐, 상설면회소를 설치해야 하지 않느냐고 하면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거침없이 대답해요. 남북한이 같이 잘사는 방향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하면 ‘내 생각도 그 생각이다’라고 답했어요. 끊임없이 얘기가 이어졌어요. 7·4 남북공동성명은 아버지(박정희 전대통령)와 김일성 주석 대에 발표된 것 아니에요? 만날 대결만 하다가 평화통일의 원칙이 그때 비로소 만들어졌는데 당시로는 대단한 결단이었지요. 하지만 그 원칙들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 부친들이 못한 것 우리 대에는 실천되도록 하자고 얘기했어요. 그러니까 좋다고 대답했어요. 그래서 내가 또 한번 확인하려고 ‘꼭 이뤄내겠다고 약속하시겠죠’ 하고 물으니 ‘약속합니다’ 그러더라고요.”

-우리 민족의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약속들을 많이 했군요.

“네. 그리고 약속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얘기를 했어요. 남북이 평화의 길로 가려면 신뢰가 구축돼야 하는데, 남측이 자극한 것도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회담이나 약속은 꼭 좀 지켰으면 좋겠다, 그러지 않으면 남쪽에서도 약속이 언제 깨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북측을 신뢰하지 않는다고요. 이번에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담이 결렬된 것도 북한 쪽에서야 남측이 금강산댐의 위험을 과장 보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회담장소에 일단 나와서 그 문제를 따져야 한다고 얘기했어요.

-박대표의 방북에 대해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남한의 전직 대통령 딸과 북한의 전주석 아들 사이에 개인적 화해만 하고 온 것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정부 당국간 화해가 개인적 화해에 우선해야 한다는 거죠.

“우선은 누구라도 물꼬를 터야 하잖아요. 미국에서도 북한에 특사를 보내지 않나요. 나는 특사로 간 것은 아니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인으로서 남북평화를 증진하는 데 역할을 해서 잘되면 좋은 것 아닌가요. 정부가 대화하다가 끊어지면 그거 뚫릴 때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는 것 아니에요? 그렇게 좁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지요.”

2/7
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목록 닫기

“김정일, 경의선보다 동해선에 관심 많다”

댓글 창 닫기

2021/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