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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6·13 후폭풍

후보 교체냐 ‘노무현 신당’이냐

  • 손태복 < 내일신문 정치부 기자 > csson@naeil.com

후보 교체냐 ‘노무현 신당’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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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주류측의 처방에 대해 민주당의 취약지대인 충청, 강원, 경기 출신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민주당 기득권을 포기하고 외부세력과 신당을 창당하자는 것이다. 노후보, 한 대표 모두 사퇴하고 민주당을 사실상 해체하자는 것이다.

강경파인 대전 출신 송석찬 의원은 “민주당 쇄신만으로 12월 대선 승리는 어렵다”며 “대선후보와 대표는 물론 경선에 참여한 인사 등 민주당에서 기득권을 가졌던 인사들은 모두 2선으로 물러서야 한다. 국민적 지지와 공감을 얻는 세력이 주체가 되는 국민정당을 창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이 당내 세력을 갖고 있는 의원은 아니지만 충청, 강원과 경기 출신 의원들 사이에서 이 같은 생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세력은 박근혜 의원과 정몽준 의원이다. 특히 월드컵 대회에서 한국이 선전함으로써 정몽준 의원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다. 부산 출신 김기재 의원은 “기득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적당히 넘어가려 하지만 민심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몽준 박근혜 의원 등을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간 민주당 주변에선 대선후보 경선이 끝난 뒤에도 노무현 후보 교체-정계개편에 의한 제3후보 옹립이라는 시나리오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노풍이 위력을 발휘하는 동안도 마찬가지였다. 그 진원지의 하나로 의심을 받아온 인사가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민주당 한 인사는 “김대중 대통령이 정치불개입을 선언했지만 평생을 정치를 해온 사람이다. 정권재창출을 위해 반드시 움직일 것이고 그 메신저는 박지원 실장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물론 청와대 인사들은 “그럴 힘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부인했지만 민주당 주변에 흘러 다니는 정계개편 시나리오는 이 때문에 수그러들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수면 밑을 맴돌던 정계개편론이 반(反)민주당 민심이 드러난 선거결과를 타고 수면위로 부상한 셈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미 선거 전 보고서를 만들어 핵심당직자와 몇몇 인사들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노후보의 지지율 하락-후보교체-제3세력과의 합당을 통한 신당창당과 새 후보 옹립이라는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고 한다. 새 후보의 대상으로 정몽준 의원을 꼽고 있다.

정치권에서 정계개편론의 출발점은 민주당과 자민련 민국당 등 소수파들이었다. 대선승리를 통한 재집권 가능성을 높이거나 현 정치지형을 흔들어 자신들의 입지를 만들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인제 모처럼 상한가

민주당의 정계개편 시나리오는 12월 대선에서 누구를 후보로 세우고, 어떤 세력과 손을 잡았을 때 이길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12월 대선에서 승리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 민주당 동요와 정계개편의 출발점인 셈이다.

한때 이인제(李仁濟) 의원이 유력한 주자로 거론될 때는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자민련과의 합당이 추진됐다. 민주당 경선 전 이인제 대세론에 동조했던 당시 주류측은 경선 전 자민련과 합당이라는 합의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의원이 양당의 합당을 경선후로 미룸으로써 무산됐지만 이인제 대세론에 새 엔진을 달아주는 정도의 힘을 발휘했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가 대선후보로 결정됨에 따라 자민련과의 합당론은 물 건너갔다.

노무현 후보는 지역주의를 타파하는 방향으로 정치권을 개편하자고 제시했다. 노후보 측의 정치권 재편 구상은 영남권 출신 민주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었다. 추진동력은 노풍이라는 힘이었다. 그러나 이 역시 6·13선거에서 참패함으로써 그 가능성이 사라졌다. 노후보는 선거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책구도 정계개편)내용은 옳지만 할 수 있는 여건과 힘은 별개”라며 “여건이 안됐다”고 추진동력이 사라졌음을 시인했다.

6·13 이후 민주당발 정계개편은 민주당의 동요와 노후보의 불안정성을 근원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 주류측이 주도하는 정계개편이라기 보다는 민주당 비주류에 의한, 기득권 포기-후보교체라는 수동형으로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의 변화와 역량강화가 아니라 해체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역으로 민주당을 끊임없이 동요케 하고 당의 원심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박근혜 의원과 함께 정계개편론의 단골멤버인 이인제 의원의 거취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의원 역시 본인의 약화된 정치적 위상에다 당의 약화가 겹치면서 정계개편의 종속변수로 치부되고 있다.

6·13선거과정에서 이의원은 오랜만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수도권 충청 출신 표심과 흔들리는 충청 민심을 달래기 위해 구애가 쏟아졌다. 그러나 이의원은 이에 걸맞는 득표활동도 못했고 충청 민심을 잡는데도 큰 도움이 되지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청권에서 JP와 연대를 통해 한나라당 상륙작전을 저지하려 했지만 실패로 끝나 충청권의 대표주자로서의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었다. 민주당 여론조사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지사 선거에서 충청 출신들이 대부분 한나라당 지지로 돌아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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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복 < 내일신문 정치부 기자 > css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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