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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6·13 후폭풍

충청권 독식해 ‘거함’ 띄운다

  • 박주호 < 국민일보 정치부 기자 > jhpark@kmib.co.kr

충청권 독식해 ‘거함’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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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민주당의 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은 급락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SBS가 투표일인 13일 여론조사기관 TN소프레스에 의뢰해 실시한 이회창-노무현 대선 지지도 조사에서 이후보는 37.6%로 노후보(35.6%)에 불과 2.0%포인트 앞섰다. 같은 날 MBC가 이동전화 여론조사기관인 MBZON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후보는 46.0%로 40.1%인 노후보에 5.9%만 앞섰다. 이는 6·13 지방선거 정당명부제 투표에서 한나라당 대 민주당의 지지율 격차가 23.1%(52.2% 대 29.1%)였던 것과 비교하면 인물 경쟁력 면에서 노후보가 월등하다고 봐야한다. 비록 이후보가 지난 3월 노풍이 불기 시작한 뒤 처음으로 지지도에서 역전했지만 노풍(盧風)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이후보를 항상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넷째, 민주당의 역동성이다. 이후보측은 민주당이 선거 패배의 책임을 둘러싸고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새로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점을 이후보 측은 주목하고 있다. 필사즉생의 각오로 모든 역량을 ‘이회창 격파’에 모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보의 한 측근은 “민주당은 지난 3월 국민참여경선으로 노풍신화를 창조했듯이 앞으로 제2의 노풍을 만들어낼 역량이 있다. 당의 조직과 인적 구성에서 한나라당이 정적(靜的)이라면 민주당은 동적(動的)인 측면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다섯번째는 이후보가 경계하듯이 한나라당의 ‘자책골’이 터질 가능성이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10·25 재보선에서 서울 동대문을과 구로을에서 이기는 등 압승했다. 그러나 그것이 독약이 돼 이후보는 당내 민주화에 소극적이었다. 비주류의 집단지도체제 요구를 끝내 거부했고, 박근혜 의원의 국민참여경선 도입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과는 이후보 지지도 급락으로 이어졌다. 박근혜 탈당에 이어 측근정치에 대한 불만까지 겹쳐 당은 엄청난 위기에 몰렸다. 한 당직자는 “대세론에 안주해 대통령이 된 것처럼 행동하다가 역풍을 맞은 것”이라면서 “이후보가 이번 지방선거 승리에 안타까울 정도로 표정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은 지난해 재보선 승리 이후에 벌어진 당의 오만을 방지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후보 신상문제를 꼽고 있다. 어쩌면 이 문제가 한나라당 관계자들을 가장 긴장시키는 일인지도 모른다. 올초 빌라문제로 엄청난 곤욕을 치렀던 이후보로서는 또다시 이에 버금가는 악재가 터질 경우 회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설훈 의원이 폭로했던 ‘최규선씨 돈 20만달러 수수설’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고, 최근에는 1997년 이후보 측근과 병무청 관계자가 장남 수연씨 등과 병역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유력인사가 “우리는 이회창을 낙마시킬 12가지 카드가 있다”고 공공연하게 말했다고 한다.

“뱀은 열 번 허물을 벗어도 뱀”



한나라당과 이후보 측은 내부적으로는 역풍론을 경계하면서 바깥으로는 민주당의 향후 진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민주당이라는 간판은 대선 전에 없어질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전체의 재편은 없을 것으로 관망하고, 또 그러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

금종래 이후보 정무특보는 “정계개편이라는 말은 적절치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민주당 내부가 분란을 일으켜 자기들끼리 지지고 볶고 하겠지만 한나라당이라는 거대한 몸뚱이는 변함이 없다. 민주당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정계개편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금특보의 말은 민주당의 쇄신과 제2창당 움직임을 정계개편이 아닌 당내문제로 ‘격하’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민주당의 향후진로에 대해서는 백가쟁명식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갖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한나라당 대선전략에 대입시키는 작업이 한창이다.

노무현 후보의 교체론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국민참여경선으로 뽑은 후보를 교체할 명분이 없고, 교체작업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도 노무현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후보의 한 측근 의원은 “박근혜, 정몽준 의원과 고건 서울시장의 대안론이 나돌고 있는데, 그야말로 도상(圖上)연습에 불과하다”면서 “후보를 바꾸는 순간 민주당은 두 쪽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쪽에서 후보를 바꾸면 이후보가 대선에서 이기는 일은 ‘땅짚고 헤엄치기’만큼 쉽다”고 단언했다.

홍준표 의원은 민주당이 분당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노무현 세력과 이인제 세력이 결별수순을 밟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의원은 “노후보를 중심으로 한 진보세력과 한화갑 박상천 중심의 호남세력이 당을 지키거나 새로운 당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이인제 중심의 보수세력과 충청세력이 제3의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홍의원은 “그렇게 될 경우 노후보와 호남세력의 ‘어색한 동거’가 과연 대선에서 표를 얻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름을 밝히기 꺼리는 서울의 한 중진의원은 “민주당 내 호남세력이 대선을 조기에 포기하고 17대 총선(2006년)에 대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통령 아들 비리에 민심이 등을 돌렸다는 게 확연해졌다. 유세를 다녀보니 아들비리 얘기를 꺼내면 청중들의 표정이 달라지더라. 대선은 끝났다. 백약(百藥)이 무효”라고 말했다. 그는 “동교동계는 당권만 가지고 있으면 다음 총선에서 70석 정도의 강력한 야당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이 자민련 김종필 총재, 미래연합 박근혜 대표, 무소속 정몽준 의원 등을 모두 끌어들여 이른바 ‘이회창 포위구도’를 만들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정가에서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후보의 한 측근은 “잡탕식으로 끌어모아 봤자 일사분란한 대선체제를 만들기 어렵고, 무엇보다도 노후보의 정체성이 타격을 입어 효과는 적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산 경남에서의 노풍과 관련, 한나라당은 이번 지방선거 득표율을 들어 노풍을 잠재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경남의 한 의원은 “뱀은 열 번 허물을 벗어도 뱀”이라면서 “노후보가 DJ정권의 후계자이며 현정부 실책과 권력비리를 떠안아야 한다는 우리당의 주장이 먹혀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노후보가 ‘부산의원 17명이 한 일이 뭐냐’ ‘부산이 또 나를 죽이려 한다’는 자극적인 말로 부산민심을 부추겼으나 부산사람들은 오히려 노후보의 가볍고 거친 발언을 꾸짖고 있다”면서 “노풍이 불기 시작했을 때 열렬히 지지했던 부산 경남의 30대가 노후보를 외면하기 시작했다는 각종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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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 < 국민일보 정치부 기자 > jh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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