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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김퀴즈’로 인기 상종가 개그맨 최양락

“대한민국요? 정말 ‘재미있는 지옥 ’이에요”

  • 김범석 < 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 > vitamain365@yahoo.co.kr

‘3김퀴즈’로 인기 상종가 개그맨 최양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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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하는 요즘, 생소함과 신기함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 하는 말이 곧장 전라도로, 제주도로 간다는 게 그렇게 신기할 수 없어요. 어찌나 신기한지 마술을 부리는 것 같다니까요.”

사실 최양락의 정치 풍자 도전기는 노태우 대통령 집권 당시인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BS 인기 유머 프로였던 ‘쇼 비디오 자키’의 ‘네로 25시’라는 코너에서 무려 3년간 활약한 것이다. 당시 ‘대통령인 나를 코미디 소재로 삼아도 된다’는 노대통령의 공개 발언이 있자마자 기획 제작된 코너였다.

“귀를 의심케 한 말이었어요. 우리가 그런 좋은 기회를 놓칠 리 없잖아요. 뜻이 있던 동료 개그맨 전유성, 엄용수, 정명재, 김학래 등과 의기 투합해서 프로를 만들었죠.”

당시 연출을 맡았던 윤인섭 PD의 적극적인 지원도 이들에게 힘이 됐다. 원래 ‘네로 25시’는 ‘원작을 바꿉니다’라는 코너의 변형판이었다. 매주 원작을 코믹하게 뒤틀어 바꾸는 프로였는데 쿼바디스를 소재로 ‘원작을 바꿉니다’를 했다가 ‘이거다’ 싶어서 시작한 게 바로 ‘네로 25시’였다. 요즘 6개월만 명맥을 이어가도 장수 프로라고 부르는데 당시 ‘네로 25시’는 무려 3년이나 회를 거듭한 장수 인기 프로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브레이크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다.



“당시 노대통령의 중간평가를 다룬 적이 있었어요. ‘한다, 안한다’로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였는데 제가 방송에서 부하들에게 ‘중간평가 한다고 해’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었어요. 다음날 청와대에서 ‘자제해달라’는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노대통령의 중간평가는 흐지부지 넘어갔죠.”

그 외에도 각종 민감한 루머를 소재로 방송할 때마다 자체 편집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이유 모를 통쾌함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대통령도 수능시험으로 뽑자

최양락은 요즘이야 코미디 소재와 금기가 거의 없어졌다지만 전두환 대통령 집권 당시만 해도 암울했다고 털어놓았다. 대본에 ‘우리 아버지 실업자 됐다’는 표현도 담당 국장들이 달려와 빨간 사인펜으로 삭제 처리했다고 한다.

“벌써 햇수로 21년째 코미디를 합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까지는 코미디도 자유롭지 못했어요. 어느 정도냐 하면 심지어 ‘저런 거지 같은 놈’이라는 대사조차 말하지 못했어요. 국장이 ‘요즘 거지가 어디 있느냐’며 삭제 지시를 내렸죠. 명백한 사전 검열이었죠. 당시 우리들끼리는 북한 코미디 한다고 자조했죠.”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외모와 흡사하다는 이유만으로 박아무개 탤런트가 방송 활동을 정지당했을 정도다. 백담사 시절 이순자 여사가 모 여성 잡지를 보다가 박아무개 탤런트를 보고 남편인 전두환 전대통령에게 보여줬다고 한다. ‘당신하고 닮긴 많이 닮았다’며. 미안한 마음에 전대통령은 나중에 그를 연희동 자택으로 불러 식사를 같이했다고 전해진다.

“요즘에는 정치보다 종교가 더 민감해요. 직업도 듣도 보도 못한 협회, 이익단체가 어찌나 많은지 몰라요.”

최양락은 ‘네로 25시’ 이후 SBS ‘코미디 모의국회’에서 여당대표로 나온 이봉원에 맞서는 야당대표로 출연, 정치 풍자를 계속했다. 그는 이 같은 일련의 행보에 대해 정치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안 해봤던 영역에 대한 도전의식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제가 정치 풍자 프로에만 출연한 건 아니거든요. ‘고독한 사냥꾼’에선 제비족도 연기했고 시골 배추장수로도 나왔죠. 정치 풍자도 다양한 배역을 해보고 싶은 제 욕심의 일환이었을 뿐이에요.”

그는 한국 정치에 가장 실망할 때가 바로 총선이나 대선 개표할 때라고 말한다. 한반도에서 영남과 호남이 뚜렷한 지역 색으로 엇갈릴 때마다 환멸을 느낀다는 것. 그는 “어떻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좋아서 찍는 게 아니라 저 후보가 무작정 싫어서 투표하는 경우가 많아요. 시민단체에서 주도하는 낙선 캠페인도 수도권에서만 통하는 것 같더라고요. 올해 대선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아요. 1∼2년 지나면 좀 나아질까요?”

그러면서 그는 한 가지 웃지 못할 제안을 했다. 대통령 선거를 자격시험 식으로 치르면 어떻겠냐는 것이다. 문제 출제와 채점은 시민 몫으로 하는 일종의 대통령 수학능력시험인 셈이다. 예를 들어 ‘친인척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주관식 문항으로 만들고 각 후보자들이 답안을 작성하는 식이다.

“우스갯소리지만 정말 하루빨리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개혁적인 정치 성향을 가진 20대들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가해야 돼요. 사표가 많이 생기면 당선되지 말아야 할 사람이 당선될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20대들이 적극적으로 투표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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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 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 > vitamain365@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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