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여름 서울대 약학대 약품분석실. 그날도 박정일(朴政一·47) 교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인삼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며칠 전 인삼에서 추출한 성분을 분석하던 박교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리고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
“심봤다!”
만고의 영약이라는 산삼을 캔 심마니들이 소리쳐 ‘심봤다’를 외치는 까닭을 그도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도 역시 산삼을, 아니 과학적으로는 산삼보다 더 약효가 뛰어난 ‘선삼(仙蔘)’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암 예방·치료 기대
박교수는 선삼의 물질 및 제법 특허를 국내외에 출원하는 한편 상품화를 위해 서울대 약대 안에 ‘진생사이언스’(www.ginsengscience.com)라는 벤처기업을 만들었고, 지난해 9월부터 ‘선삼정’이라는 캡슐과 과립을 시판했다.
미국과학진흥위원회는 선삼 연구를 ‘의미 있는 연구’로 선정, 학술지에 연구결과를 소개했으며, 영국의 ‘가디언’지도 선삼 관련 기사를 실었다. 국내 언론들도 선삼 개발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며 관심을 보였다.
진생사이언스의 주장에 따르면 선삼정은 인삼보다 그 약효가 수백배, 산삼보다도 수십배 뛰어나다고 한다. 인삼의 학명은 ‘파낙스 진셍(Panax ginseng)’이다. ‘파낙스’는 ‘cure all’, 즉 모든 병을 치료한다는 뜻으로 만병에 특효가 있다는 뜻. 인삼이 이런 효과를 내는 것은 가장 중요한 성분 중의 하나인 사포닌 때문이다. 일반적인 사포닌은 포말성과 어독성, 용혈성 등을 갖고 있어 독이 있고 적혈구를 터지게 하는데, 인삼이 함유한 사포닌은 끓이면 거품이 이는 포말성만 있을 뿐 어독성과 용혈성이 없다고 한다. 바로 이 사포닌 때문에 항산화, 항암, 면역증강, 콜레스테롤 감소, 환경호르몬 차단, 기억력 강화 등 여러가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그 약효가 강력하지 못하다는 게 결정적인 단점이다.
박정일 교수는 산삼도 과학적으로 성분을 분석해보면 인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한다. 차이가 있다고 해도 미미한 정도인데, 그것 때문에 몇백만원, 몇천만원씩 주고 사 먹을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선삼은 그런 인삼의 약효를 크게 강화시킨 것이라고 한다.
“항산화작용, 즉 질병의 원인이 되는 과산화물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납니다. 쉽게 말해 피로회복과 자양강장, 노화방지에 탁월하다는 것이죠. 항암효과도 큽니다.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해 암을 억제하고 암의 촉진단계를 차단해 암 발생을 예방합니다. 이밖에 혈관확장, 신장보호, 성기능강화, 기억력증진, 치매방지에도 특효가 있습니다.”
박교수는 “이런 약효는 모두 과학적인 분석에 근거하며, ‘Anticancer Research’ ‘Cancer Letters’ 등 세계 유수 학술지에 그 결과를 게재해 검증을 받았다”며 자료를 펼쳐보였다.
예를 들어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발암물질만 투여한 동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암에 걸리지만, 발암물질과 선삼을 함께 투여한 동물은 암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또한 혈관 작용 실험에서 선삼은 원료삼보다 훨씬 낮은 농도에서 혈관을 확장시킨다는 분석도 나왔다.
항암치료제로 잘 알려진 시스플라틴은 독성이 심해 신장이 망가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선삼을 보조제로 투여하면 신장을 보호해줘 항암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다는 데이터도 있다. 그는 선삼정을 시판하기 전에 이미 암 환자를 치료하는 데 성공하면서 약효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설명한다.
“저희 약대의 선배 교수가 직장암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경과가 좋지 않아 위험한 지경에까지 이르렀어요. 당시는 선삼 개발을 완료한 단계였지만 제품화하기 이전이라 바로 권하기가 뭣했습니다. 그래서 그분께 선삼에 대해 설명을 했더니 제 얘기에 상당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면서 선삼을 드셨어요. 그분도 과학자답게 암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해왔거든요.”
그후 그 교수는 완치되어 지금 약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선삼을 먹고 나았는지 여부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긴 힘들지만, 본인과 박정일 교수는 선삼 덕분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선삼정은 아직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제품은 아니다. 의약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끝나지 않아 현재는 ‘건강보조식품’으로 등록한 상태. 하지만 선삼정을 복용한 사람 중 암을 치료했거나 병세가 호전된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전북 전주시 S보육원의 P원장(72)은 신장암 말기로 폐에 암세포가 전이된 상태였다. 신장절제수술을 받았지만 암세포가 뇌까지 전이돼 3∼6개월 정도의 시한부 인생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선삼을 복용한 지 4개월 후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한 결과 몸 전체에서 암세포가 사라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근무하는 P실장(51)은 상부위암으로 암이 폐까지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유수의 대형병원에서 위를 완전히 절제하고 다섯 차례에 걸쳐 방사선 치료를 했지만 별 차도가 없었는데, 선삼을 복용하고 6개월 만에 암이 소멸했다는 판정을 얻어냈다.
당뇨수치가 높았던 A씨(66)는 선삼정을 15일 동안 먹고 당뇨수치가 176에서 130으로 떨어졌을 뿐 아니라 피로감이 줄고 성기능도 좋아졌다. 두 달째 복용하자 당뇨수치가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넉 달째에는 만성피로가 없어지고 혈액순환이 잘되어 아침에 기분좋게 일어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많은 사람에게 효능이 있다면 폐암으로 고생하고 있는 코미디언 이주일씨 같은 분한테 한번 먹여보면 어떻겠느냐”고 묻자 박교수는 “이주일씨도 먹고 있는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그렇지 않아도 안타까운 마음에 이주일씨에게 선삼정을 권해보려고 알아봤는데, 이미 다른 사람을 통해서 구입해 복용하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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