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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인 성공학

“仙蔘으로 인삼 종주국 되찾겠다”

진생사이언스 박정일 공동대표

  • 장인석 < CEO 전문 리포터 > jis1029@hanmail.net

“仙蔘으로 인삼 종주국 되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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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가 이처럼 우물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동안 세계 시장은 인삼 가공제품에 대한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인삼의 종주국 격인 한국은 오늘날 세계 인삼시장 점유율이 1%도 못되는 변방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원형삼에서 탈피한 가공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세계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 데다, 원형삼 시장에서도 중국과 미국 등의 저가품 공세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

현재 세계 인삼시장은 200억달러 규모. 그러나 한국의 인삼제품 수출액은 1990년 1억6200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74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 오히려 수입액이 늘고 있다. 1995년 시작된 인삼제품 수입액이 그해 82만달러에서 2000년에는 324만달러로 4배나 늘었다.

“우리나라는 홍삼이 주요 생산품이지만, 우리나 중국 외에는 약을 달여먹는 문화를 찾아보기 어려워요. 외국인들은 캡슐을 선호하지 원형삼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세계 인삼시장의 선두주자는 스위스의 파마톤사(社). 얼마 전 베링거 인겔하임에 합병된 파마톤사는 백삼에서 추출한 사포닌으로 자양강장 캡슐 ‘진사나’를 만들어 매년 약 30억달러어치를 내다판다. 이 한 제품으로 세계 시장의 15%를 점유하고 있는 것. 중국에서 진세노사이드의 성분 중 Rg3만을 추출해 만든 ‘Rg3’가 항암제로 인기를 모으며 그 뒤를 잇고 있다.

박교수는 “진사나는 백삼을 가공한 것도 아니고 성분만 추출해서 품질을 규격화한 것뿐”이라고 설명한다. Rg3도 인삼의 항암성분 중 한 가지만 추출해낸 것. 그럼에도 이런 제품들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것은 그간 우리가 홍삼에만 집착한 결과라고 자성한다.



“진사나도 처음엔 우리나라 고려인삼을 수입해서 추출했어요. 하지만 몇년 전부터는 중국산을 수입합니다. 중국산 인삼의 가격이 우리나라 인삼의 10분의 1에 불과하거든요.”

그는 “항간에는 중국산 인삼이 고려인삼보다 효능이 많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으나 성분을 분석해보면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겉보기에는 조직이 덜 촘촘하고 색깔도 좀 다르지만 약효는 엇비슷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은 엄청나게 많이 재배함으로써 생산비를 낮추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경작지가 점차 고갈되고 있다는 것.

인삼은 한번 재배하면 5년간은 그 자리에서 다시 경작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까지 엄청난 양의 인삼을 재배하다 보니 인삼을 기를 땅이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과거 인삼 명산지로 유명했던 강화도가 이제는 더 이상 인삼을 재배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대만과 홍콩을 비롯해 동남아에서는 ‘화기삼’이라 불리는 미국 인삼이 더 인기가 좋습니다. ‘아메리칸 진셍’이라고도 불리는 화기삼은 사실 인삼의 사촌격으로 인삼과는 종이 달라요. 미국 기업은 ‘고려인삼은 열을 올리는 반면 화기삼은 열을 내린다’는 마케팅 전략으로 성공했지요. 전혀 근거 없는 얘긴데 말입니다.”

이밖에 러시아 등지에서는 인삼의 가격이 비싸 가시오갈피를 ‘시베리아 진생’이라고 이름 붙여 인삼 대용품으로 사용하는 등 원형삼 시장에서도 고려인삼의 입지는 계속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백면서생들, 회사를 차리다

박정일 교수는 “인삼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으려면 기존 인삼보다 약효가 강한 신제품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선삼정이 그 선두주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특허를 확보하는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이나 미국에서 똑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인삼 값이 우리나라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중국에서 선삼을 만들면 가격경쟁력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박교수가 진생사이언스라는 회사를 만들어 선삼을 제품화하기 전에 먼저 미국과 국내에 물질 및 제법특허 출원절차를 서둘러 마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선삼정이 나오기까지 박교수는 갖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서울대 약대 대학원 시절부터 인삼연구에 흥미를 가진 그는 본격적인 연구를 하고 싶었지만 연구비를 지원받기가 쉽지 않아 다른 연구를 하면서 부업처럼 조금씩 인삼연구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다른 교수들 사정도 마찬가집니다. 인삼에 대해서는 워낙 연구가 많이 돼 있어 ‘연구해봤자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연구비를 대주는 곳이 없어요. 그래도 다들 조금씩은 합니다. ‘우리 것’인 인삼에서 뭔가 더 나올 게 있을 거라고 기대를 걸고 있거든요.”

홍삼의 특이성분을 밝혀내면 되겠다는 ‘발상의 전환’을 하고 나서 박교수는 혼자만의 힘으로 이 성분을 찾아내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동료교수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이때부터 박만기, 김낙두, 이승기 교수 등과 함께 인삼연구팀을 만들어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모두들 과학적인 호기심에서 시작한 것이죠. 연구비도 없는 상태였고, 나중에 제품화할 수 있다는 생각도 못했어요. 더욱이 당시는 전매법도 없어지기 전이었고….”

마침내 선삼을 발견했고, 특허까지 받았지만 제품화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평생 실험실에서만 살아온 학자들이다 보니 비즈니스에는 다들 문외한이었다. 고민 끝에 제일제당에 찾아갔다. 제일제당이 선삼을 제품화해주기 바란다면서 추가실험을 위한 연구비 지원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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