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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비밀정보 ‘8자·15자’ 진실은 이것”

한철용 전777부대장 충격 증언

  • 글: 이정훈 hoon@donga.com

“대북 비밀정보 ‘8자·15자’ 진실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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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보가 SI가 됩니까.

“어떤 정보원으로부터 획득했는지 밝히지 않는 정보가 SI입니다. 만에 하나 고정간첩이 침투해 있을 경우에 대비한 것이라고나 할까…. 상대의 통화 내용을 100% 복원했다고 하면 어디서 이러한 정보를 획득했는지 노출되니까, 출처를 삭제하거나 기밀 내용을 흐리게 표현한 것이 SI입니다. SI를 만드는 것을 전문용어로는 새니타이즈(sanitize: 사전적인 해석은 ‘기밀 부분을 삭제하다’는 뜻)라고도 합니다.”

-국방을 책임진 장관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고도 판단을 잘못했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정보는 사진을 찍듯이 정확히 전달만 합니다. 판단은 지휘관이 알아서 하는 것입니다. 정보에서는 지휘관에게 판단을 이렇게 하라고까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여기 집이 있다고 칩시다. 정보부대는 사전에 그 집을 정탐해, 불도그가 있는 것을 알고 사진을 찍어서 전해줍니다. 좀더 정탐을 했다면 정보부대는 ‘이 불도그는 순둥이다’ 아니면 ‘지독한 왈왈이다’라는 판단 보고까지 써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보에서 이렇게 판단 의견을 달아 보냈더라도, 최종 판단은 그 정보를 활용하는 지휘관이 결정해야 합니다. 정보 내용과 똑같이 ‘사나운 놈’으로 판단해 강하게 대응할 수도 있고, 정보의 판단과는 달리 ‘별것 아니다’라고 보고 안이하게 대처할 수도 있습니다. 지휘관이 어떤 판단을 하든 자유지만, 그 판단으로 인한 결과는 책임져야 합니다. 사나운 놈으로 알고 대책을 잘 세워 작전에 성공했으면 훈장을 받는 것이고, 정보를 묵살하고 덤볐다가 실패했으면 그에 합당한 징계를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777부대는 처음에는 ‘불도그가 있다’(6월13일)고 알려주었고, 이어 ‘사나운 불도그다’(6월27일)라고 다시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최고 지휘관은 우리 판단을 묵살하고 예하 부대에 ‘불도그가 있다’는 것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상대의 의도를 간파할 수 없었으니 해군 2함대는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정확한 정보를 줬는데도 이를 묵살해 아군이 피해를 봤으니, 그러한 판단을 한 최고 지휘관은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특조단 조사 미흡하다”

-777부대에서 제공한 판단을 묵살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국방부 특조단이 밝혀야 할 핵심 사항이 그것인데 그 부분이 빠졌단 말입니다. 그래서 특조단의 조사가 미흡하다고 지적하는 것입니다. 특조단이 밝히지 않았으니 현재로서는 누가 삭제했는지 알 수가 없지요.”

-특조단은 777부대에서 ‘단순침범’으로 보고를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 777부대도 ‘상대는 불도그가 아니다’라고 올린 것 아닙니까.

“6월13일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했을 때 우리는 결정적인 SI 여덟 자를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침범 목적은 1)북한 해군의 연례적인 전투검열 2)월드컵과 관련한 한국 내 긴장고조 3)우리 해군의 작전활동 탐지일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국방부에서 나온 블랙북에는 결정적인 도발징후인 SI가 빠져 있고, 침범 목적도 우리 부대가 보고하지도 않은 ‘단순 침범’으로 돼 있었습니다.

국방정보본부 등과 업무연락을 위해 국방부에 가 있던 우리 부대의 윤영삼 대령에 따르면 ‘정보융합처장은 장관이 단순침범으로 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블랙북 내용을 그렇게 바꾸었다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우리 부대는 주요 작전 부대에 보안통제장교를 파견해 놓고 있습니다. 보안통제장교는 우리가 만든 SI가 밖으로 누출되지 못하게 막는 일을 하면서 우리 부대가 보낸 SI를 받아서 작전부대 지휘관에게 보고하는 일을 합니다. 그런데 국방정보본부에서는 우리 부대가 보안통제장교에게 보내는 정보도 블랙북처럼 ‘단순침범’으로 바꾸라고 했습니다. 국방부 특조단은 이러한 지시를 내린 사람이 누구인지를 밝혀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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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훈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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