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혹의 나이 40. 뜻이 아니고, 길이 아니라면 가지 않을 생각이다.
“샤브샤브는 오래 전에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먹어봤는데 참 맛있더라고요. 그 뒤 가끔 직접 해먹었죠. 그런데 결혼하면서 아내에게 전수하곤 별로 안 해봐서 제대로 할지 모르겠네요”라며 부엌칼을 잡는 그의 손놀림은 그러나 예사롭지 않다.
샤브샤브는 육수에 갖은 야채와 얇게 썬 고기를 살짝 익혀 먹는 음식. 준비물은 배추와 버섯(송이 표고 팽이), 대파, 깻잎, 쑥갓 등 야채와 얇게 썬 쇠고기다. 먼저 배추는 적당히 썰어 물에 잘 씻고, 쑥갓은 굵은 줄기를 잘라낸 후 적당한 크기로 2∼3등분한다. 깻잎은 꼭지 부위를 잘라낸 후 2등분하는 것이 먹기에 편하다. 쇠고기는 안창살이나 제비추리살 등 기름기 적은 부위가 좋다.
야채와 고기가 준비되면 육수를 만든다. 육수는 내장을 뺀 멸치와 다시마를 우려내는 것이 기본이다. 멸치에서 내장을 빼는 것은 쓴맛을 없애기 위해서다. 우려낸 멸치와 다시마는 다 건져내고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육수도 중요하지만 샤브샤브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다름아닌 소스. 이씨가 가장 즐기는 소스는 진간장에 레몬즙을 약간 넣고, 땅콩가루를 넣어 섞은 땅콩소스다. 끓는 육수에 준비된 야채와 고기를 살짝 익혀 소스에 찍어 먹으면 레몬의 상큼함과 땅콩의 담백함이 가미된 맛이 가히 일품이다. 야채 중에서는 깻잎과 쇠고기가 가장 궁합이 잘 맞는다.
야채와 고기를 다 먹은 후에는 남은 국물에 보통 칼국수를 끓여 먹는데, 이씨는 생생우동을 강력 추천한다. 칼국수는 쉽게 퍼지는 반면 생생우동은 쫄깃쫄깃한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국물도 걸쭉해지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