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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師父’ 김원기 국회의장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功과 過 모두 고려해야”

  • 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師父’ 김원기 국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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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대단히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특히 서민경제가 어렵습니다. 내수가 일어나지 않고 투자의욕이 상실돼 있습니다. 수출을 비롯 거시지표는 대체로 괜찮은 편입니다. 그러나 피부로 느끼는 경제지수는 우울할 정도입니다. 이런 마당에 지난 일을 붙들고 지나치게 소모적인 정쟁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빨리 경제를 살리고 국민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여야가 힘을 합치는 일에 국정의 무게를 둬야 합니다.

우리 국민이 군사독재 시절을 그리워한다든지, 거기에 지나친 평가를 하는 데 마땅찮게 여기고 있습니다. 왜 이런 병리현상이 생깁니까. 민주화운동을 하고 개혁을 부르짖는 사람들이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고 봐요. 얼마나 실망했으면 국민의 심리가 거기까지 가겠습니까. 민주화세력에 낙담한 국민이 독재를 그리워하는 거죠. 역사가 옳지 못하다고 규정지은 시대로 역류하려는 현상이 생기는 것은 민주화와 개혁을 부르짖는 사람들이 현실정치에서 그만큼 국민한테 잘못했기 때문이죠.”

정치는 직업이자 취미생활

김 의장은 ‘군사독재 시절’에 관해 말하면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길 꺼렸다.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박 전 대통령의 인기도가 올라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김 의장은 “당적을 떠나 여당과 야당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할 국회의장이 야당 대표와 직결되는 문제에 관해 구체적인 이름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러한 현상이 오게 된 데 대해 집권세력이 남을 나무라기 전에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2006년 개헌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더군요. 이 시점에서 개헌 이야기를 꺼낸 뜻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개헌의 방향은 어느 쪽입니까.



“국회가 개헌 논의를 포함해 정치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뜻에서 그런 말을 한 겁니다. 과거 국가적으로 중요한 결정이 국회에서 이뤄진 적이 없어요. 대통령 권력이나 당권을 장악한 카리스마적인 당 총재가 밖에서 결정을 내리면 국회에선 형식적 논의만 이뤄졌죠. 그래서 국회를 ‘통법부’라고 한 거죠. 17대 국회에서는 모든 논의가 국회의 장으로 모여 여기서 충돌할 것은 충돌하고 소용돌이칠 것은 소용돌이쳐야죠.

그래야 국정이 안정됩니다. 국회에서 법으로 통과된 것도 국회가 통과시켰다고 생각지 않고 청와대에서 시켰다고 생각하니까 갈등이 청와대로 집중되는 겁니다. 나는 시민단체가 이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시민단체 때문에 국회가 형식적인 절차로 흘러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나는 개헌 문제도 국회 안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봐요.

이원집정제, 분권형 대통령제, 내각책임제, 대통령중심제 같은 논의를 국회에서 해야죠. 그리고 지금처럼 정치권이 사생결단하는 선거여서는 안 됩니다.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바꾸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지만 지금 이대로 가서는 문제가 많다는 생각은 같습니다.

선거용으로 써먹지 말고 국회에서 여야가 함께 논의를 해야죠. 개헌처럼 중요한 문제는 어느 당이 수로 밀어붙일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각계 여론을 듣고 전문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여야가 대화와 토론을 통해 이해관계를 절충하고, 바뀐 시대상황에 맞는 제도를 연구하고 찾아내는 장이 국회 안에 마련돼야 합니다. 지금은 여러 가지 다른 문제가 있으니까 2006년쯤 개헌을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의장은 정계에 입문하기 전 동아일보에서 기자생활을 18년 동안 했다. 마지막 직책은 조사부장. 동아일보 퇴직 사우들에 따르면 기자로서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 김 의장은 이 이야기를 꺼내자 솔직하게 “기자로서는 재미를 못 봤죠. 나는 정치에 더 맞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목소리에 자신이 넘친다.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정치는 김 의장의 직업이자 취미생활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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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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